잠깐, 지금 그거 하기 전에
너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있어. 들어볼래?
어느 산속에 봉우리를 예쁘게 펴낸 꽃이 있었어.
매일 이슬을 머금고, 이른 햇빛을 껴안으며 하루하루 정성껏 꽃잎을 틔웠지.
누구보다 부지런한 꽃은 향기롭고 반짝이는 꽃잎을 보며 뿌듯해했어.
그러던 어느 날,
한 까마귀가 조용히 다가와 꽃잎을 하나씩 하나씩 슬며시 떼어가기 시작했어.
까마귀는 그 꽃잎으로 멋진 둥지를 꾸며 금세 숲에서 유명한 존재가 되었지.
그 사이 꽃은 꽃잎을 잃고 볼품없이 변해갔어.
서러움에 울던 꽃 곁에 나비가 날아와 조심스레 말했어.
"내가 네 고운 꽃잎을 되돌릴 순 없지만, 내 날개로 너를 덮어줄게."
다람쥐도 다가와 작은 손으로 꽃잎을 쓰다듬으며 말했어.
"네가 얼마나 소중했는지, 내가 기억할게."
하지만 상심한 꽃은
결국 메말라가며 남은 꽃잎들마저 시들어 죽어버렸어.
이야기는 끝났어.
지금 네가 예쁘다고 가져올 그것이
어쩌면 누군가 온 마음을 다해 피워낸 소중한 꽃잎일지도 모른다는 걸 기억해 주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