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아무리 행복을 뿜어내도
내 행복이 될 수는 없다.
뭉게뭉게 따뜻하게 피어나는
그 행복함이 나에게는 서러워
남 몰래 살짝 손을 대어보지만
바로 흩어져 버리는 연기 같은 것.
그 찰나의 따뜻함도 아쉽고 아쉬워
내 주변에 따뜻한 것을 찾아보지만
시리고 가라앉은 것들만 가득하고
나에게도 행복이 있을까?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고 깊숙이 파고든다.
눈을 질끈 감고
깊게 숨을 참으며
하나 둘 셋...
저어 마음 깊은 곳에서 희미하게 올라오는 그것
아... 포근하다.
이 포근함이 행복이구나.
이 이불이 참 따스웠구나.
편히 누울 수 있는 곳이 있는 것도 행복이구나.
몸이 아프지 않았던 오늘도 행복했구나.
잘 수 있는 기쁨도 행복이구나.
기지개를 시원하게 펼 수 있는 것도 행복이구나.
내 맘을 달래줄 좋은 노래를 알고 있는 것도 행복이구나.
아직 내일이 오지 않아 긴 밤을 보낼 시간도 행복이구나.
고민하지 않을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내 맘도 행복이구나.
부러운 마음은 사그라뜨리고
지금의 이 행복함만 생각하자.
내일은 잘 자고 일어나서
축 쳐져 있는 내 더듬이를 바짝 들어올려
행복을 향한 방향으로 돌려 놓으면
내 눈도, 내 팔다리도 그 방향으로 가겠지.
그 방향으로 가는 길에는
길가의 꽃들도 사랑스럽고,
산들거리는 바람도 시원할 거야.
그길을 좋아하는 라떼를 마시며 걷는 거야.
남의 행복은 내 것이 아니다.
다른사람의 행복따위는 볼 필요 없어.
나는 내 행복을 향한 선에서
천천히 행복해지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