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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money Sep 30. 2015

자취방에 부모님 오시기 100m전


자취생활 1년차. 

하루하루가 힘겹던 초보자취생시절. 

 

어느날 갑자기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조만간에 자취방에 들르신다고 하네요.    

왜? 무슨일이라도 있어?라고 말씀드렸다가 아니 꼭 무슨일이 있어야 올수가 있는거냐면서 

어머니에게 혼났습니다.   -ㅅ-;;;  


부모님 오시기 전날.

미리 집을 좀 치우려고했는데 퇴근후에 잠시 영화나 한편본다는게 그대로 잠들어버렸습니다.


!!!???


일어나니 부모님 도착 한시간전 -_-



그때의 제 자취방은 이런 상태였습니다.  

………………….-_-   

어디부터 치워야하나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_- 

너무 사방팔방 어지른 상태였기에 정신이 멍..    



최소의 시간으로 최대의 효과를 노리며 다다다 치워보기로 했어요.  

일단 덩치큰 순서대로 정리 시작.  

재활용 쓰레기는 한쪽으로 모으고. 

일반쓰레기는 쓰레기봉투로. 

벗어두었던 옷들도 한곳에 모아둡니다.       


이때 방에 널려있있던 쓰레기를 모은것만 해도 이정도 -_- 

봉지에 넣고 나니 

이게 또 뭐라고 왠지 모르게 괜히 흐뭇하더라구요 -_-         


빨래의산.jpg



방바닥에 던져뒀던옷들을 치우려다보니 둘곳이 이곳밖에 없더군요.-ㅅ-  

빨래 밀린것도 이쯤되면 밀리고 밀리다가… 


음… 뭐랄까  괜히 살짝 자랑하고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ㅁ')         


어머니가 이걸 열어보시면 안될텐데-ㅅ-  

샤워커튼으로 밀린 빨래 은폐를 시도 합니다.. =_=           


부모님 도착

   

한시간동안의 혈투가 끝나고.. 

부모님이 도착하셨죠.  

짧은 시간에 굉장히 잘치운거같아 나름 제 스스로는 굉장히 흐뭇했는데. 

부모님의 반응은…  

어머니께선 "방이 더럽다고 이게 뭐냐"고 하시고 -_-;;;; 

아버지께선" 뭐ㅜ 이정도면 괜찮네"... 이러신다는…  

재미있는점은 방이 깨끗할때나 더러울때나. 

두분의 반응은 항상 똑같다는거 –ㅅ-         


이렇게 많이 챙겨오셨네요 -,,-

  


각종 식재료들과 반찬...  

독립한다고 집에서 나와놓고는 이럴때보면 오히려 독립하기전보다 부모님께 더 기대어 살고 있지 않나라는 반성도 해봅니다.  

….하지만..뭐……그래도 반찬이 생기니 참 좋네요 T_T    

굴소스는... 집에있는거 조금만 덜어달라고 했는데..그냥 아예 새걸사오셨다는…. 


        

하나하나 냉장고에 채워넣습니다. 

굉장합니다. 자취생냉장고 아래칸에 무려 과일 이 들어있습니다!    


   

비어가던 쌀통도    

가득찼습니다 *-_-*   


아버지도 뭔가 주섬주섬 꺼내시더니 선물이라고 주시더군요.    

.... 아...아버지 이건.. -_-;;;    

어른으로서 인정해주시는거같아 기쁘지만... (뭐 나이상으로는 어른된지 10년도 넘었습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아버지가 아들에게 주는 선물치고는 뭔가 이상합니다-ㅅ-;    

가끔 이런 엉뚱한걸보면   저..아버지아들맞나봅니다. 다리밑에서 주어온건 아닌게 확실합니다..      


어머니가 화장실에 들어가신지 얼마후..


갑자기 난리가 났습니다 -,,- 

 네….은폐해둔 샤워커텐의 봉인해제.


어머니가 숨겨둔 빨래거리를 발견하셨습니다.   

하긴 애초에 샤워커텐으로 가린다고 될일은 아닌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려둔건데 ㅜㅜ 


부모님 가시면 제가 빨래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저를 믿지못하시겠다고 지금 바로 세탁기 돌리라고 하시네요 

-,,-              


그렇게 제평생 가장많은 빨래를 한번에 해보는경험을 하게되었습니다. 

(아아 그냥 쌓아둘때가 편했는데,,,,)    

그렇게 저는오랫만에 부모님과 함께 청소도 하고 오랫만에 잔소리(-_-;; )도 실컷듣고... 즐거운하루를 보냈습니다-,,-       


부모님 가신후     

밀린설거지는 어머니가 해주셨고 

전체적으로 뭔가 제방같지않게 달라졌습니다. 

이대로 잘 유지해야할텐데 말이죠.        


냉장고를 열어보니 참 흐뭇합니다 

가득찼군요 후후훗. 

가…….가끔은 부모님이 오시는것도 좋네요. 

 잘 안치운다고 

조금 혼나고 몸으로 좀 떄우면  그래도 집이 좀 정상화되는거같습니다... -_-;        


자취방에 새로 득템한 식재료 어묵을 가지고 저녁에 뭘해먹을까고민하다가..        


이상하게 부모님이 오셨다가셔서그런지(일은 부모님께서 더 많이하셨는데 내가 왜 피곤하지??..)몹시 피곤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날로 먹었습니다.-_- 어묵은 그냥 생으로 먹어도 꽤 먹을만하답니다 -,,- 

부모님이 오셨다가신탓인지 

갑자기 조용해진 방에 앉아서 날어묵을 먹고있으니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았던 밤이였습니다 

^^         

그날 부모님의 방문덕분에 요새는 그래도 다시 조금은 사람답게 먹고있습니다. 

다음에 오셨을땐 좀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릴수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아마 깨끗하면 깨끗한대로 또 뭔가 부모님껜 잔소리를 들을게 뻔하지만. 

나이가 조금들면서…… 잔소리해주는사람들도 점점 없어지더군요. 

그렇게 생각하면 잔소리도 뭐 나쁘지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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