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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money Sep 30. 2015

닭갈비맛(?) 볶음밥 만들기


자취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퇴근길에 묘한 고민이 하나더 추가되었습니다. 

"오늘은 또 집에가서 무얼해먹나"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자취생활 초기에는 이게 참 스트레스였죠. 

자취방 냉장고에 반찬과 재료가 모두 바닥을 보이고 있던 시점. 

그 어느날 밤의 이야기 입니다 -ㅅ-   


한번 안먹고 버텨볼까 했습니다만 5분쯤 참아보고 결국 굶주림에 패배. -ㅅ- 

냉장고를 열어뭔가 먹을게 있는지 찾아봅니다.   



냉장고를 열심히 뒤져봤는데  

다행히 밥은 있었으나 밥외에는  

딱히 먹을만한게 없더라구요.     



먹다 남긴채로 냉장고에 방치된... 말라비틀어진 닭다리 하나와   



과거 오이였었던 흔적이 보이는 물체도 발견되긴했습니다. -_-    

역시 그냥 치킨이나 시켜먹어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때쯤. 


요런게 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닭갈비 양념장 -ㅅ- 

마트에서 아무생각없이 구입한 닭갈비 양념장인데... 

이걸로 닭갈비를 만들어 먹은적은 없고. 

예전에 이 양념장을 이용해서 이상한 순대볶음을 만들어 먹곤했었죠. -_-   


뒷면의 설명을 읽어보는데 

각종 볶음요리에 사용라고 써있더군요. 

아하 

볶음요리라.. 

밥은 있으니까.. 이걸로 볶음밥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이 요리는 그렇게 시작되었죠 -ㅅ-   



닭갈비 풍미의 볶음밥 만들기  


냉장고를 싹싹 긁어서 최대한의 볶음밥 재료를 모아봤습니다. 

다행히 쓸만한게 몇개 있네요. 

이번에 사용한 재료는  먹다남은  햄(닭갈비는 없으니까 햄으로 대신..-_-), 밥, 닭갈비 양념장, 당근, 양파  


볶음밥이니까 

각종 재료를 잘게 다진후 밥과 양념장과 함께 볶아만든다. 

라는 그런 작전입니다. (-_-)   

문제는 제가 칼질이 아주 서툴다는게 문제. 

TV의 요리프로에서 처럼  

통통통 경쾌한 소리와 함께 잘게 채썰고 싶었는데. 

양파가 중간층이 미끌미끌해서 칼질하는 중간중간 이렇게 분리되더군요.


   

저는 어린이 입맛이라 채소가 큰걸 좋아하지않기에. (....=_=) 

그냥 열심히 다졌습니다. 

시간이 꽤 오래걸리더라구요 -ㅅ- 

TV에서처럼 탕탕탕 ! 하는 소리로 시원하게 마구 마구 칼질을 하고 싶었는데 ! 

힘줘서 칼을 내리치면. 

양파가 도마밖으로 날라가버리던 -_-;; 



두번째는 당근. 

당근.... 

차라리 양파가 쉬웠지. 

당근은 뭐랄까.. 단단하다고 해야하나 질기다고 해야하나 양파보다 어렵더라구요. 

그래도 커다란 당근을 먹긴싫어서 또 열심히 오랜시간동안 (-_-) 

칼질을 했습니다. 

하니까 되긴합니다. 

시간이 오래걸려서 그렇지.  

다지기를 완료하니 흐뭇한 마음에    


요렇게 모양만들기도 해봤습니다. 

다진양파와 다진당근을 이용해서. 

집모양을 만들었죠 ! 

당근집에 양파 지붕 

(......그러나...이게 집모양이 좀... 보다보니... 집모양같지가 않고..의도와는 다른....왠지 19금 같은 느낌이....)  


사방에 튄 야채들 -_-  

아무튼 다지기 완성. 

사진으로 보시다시피  

쉽지않았습니다  -_- 


남은 채소는 비닐에 넣어서 냉동실에 얼리기로 했구요.    



도마를 씻은후 본격적인 요리를 시작하려고 했는데. 

뭔가 빼먹은거같아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햄을 안썰었던...... 

ㅇ러ㅐㅁㄴ럼덜

ㅔㅁㅈㄷ러ㅏㅁㄴ럼ㄷ닒ㄴㄷ

ㄹ먿나ㅣ럼닏럼ㄷㄴ 


하필 도마 설거지를 다 하고 나서 이사실을 깨닫다는 아오 진짜 아나 진짜 -_- 

다시 울면서 햄을 다집니다. 

양파, 당근과는 달리 큼직큼직 다졌어요. 저는 어린이 입맛이니까요 햄이 큰건 대환영.  


기름을 두르고 재료들을 볶기 시작했습니다. 

이때가 아마 자취생활을 시작한지 일년반쯤 지난시점이였는데 

제대로 채소를 볶아본건 처음이였죠. 

(양파와 당근 볶을때 나는 냄새가 참 좋더라구요 +_+) 


채소와 햄을 어느정도 볶은후에는 

찬밥과 닭갈비 양념장을 넣고 마져 볶아줍니다.  


밥이 노릇노릇 해질때까지. 

바닥이 살짝 탈정도로 볶아주면 완성 ! 

만들때까지만해도 

뭐 이딴걸 만들고 있나 했었는데 (-_-)  

결과물이 의외로 그럴싸했습니다 -ㅁ-)! 

냄새도 닭갈비집에서 갈비를 다 먹고난후. 밥을 볶았을때의 바로 그색과 그향기. 


(이때 의외로 나는 요리에 소질이 있는걸까..뭐 이런생각을 했었죠 -ㅁ-)   


맛있었어요. 

믿기 어렵겠지만 (-_-) 

맛있었습니다.  


자취방에서 주로 제가 만든 음식들을 먹고 살아와서 그런지 입맛의 레벨이 많이 낮아진건 인정하지만.. 

객관적으로 봐도 나쁘지않은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닭갈비를 먹을수있다면 그게 더 좋았겠습니다만....T_T  


냉장고에서 찬밥과 먹다남은 닭갈비양념장을 발견하신다면. 

요런 볶음밥도 괜찮지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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