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rmoney Sep 30. 2015

자취 시작, 1년동안 먹은것들


이번에는 자취생활 초기 1년간의 식생활을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자취생활을 시작한후 역시 가장 큰 문제는 식생활 이였습니다. 

사실 이사하기전까지만 해도 방치우거나 빨래같은걸 걱정했지 

먹는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걱정도 안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그 동안은 쭉 부모님과 함께 살아서 매끼니마다 어머니가 챙기주시는 밥을 먹으며 편하게 지내왔기에..

끼니 걱정이라는걸 해본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거.. 며칠 혼자 살아보니.. 먹는건… 생각보다 큰 문제더군요. 

뭐 청소나 빨래 같은 것들은 뭐... 잠시 미뤄두고 나만 참으면 되지만 (...=_=;;) 

먹는건.. 참을수가 없으니 말이죠...  (......게다가 오래동안 굶으면 생명이 위험해지기도 하고...-_-)  


뭐 편하다면..나름 편하게 먹었던 시리얼... -_-;;;

        

그..그래.. 

나는 뭐 입이 까다롭지도 않고, 라면이나 시리얼도 좋아하니까 

어떻게든 되겠지'ㅁ'  

하며 일단 시리얼로 생활했습니다. -ㅅ-

아침 시리얼 점심은 회사식당  저녁 시리얼...   

시리얼 시리얼 시리얼, 어제도 시리얼 오늘도 시리얼  (그리고 아마 내일도 시리얼..-_-) 

진짜 돌아버리는줄...-_-

   

나중에는 먹다먹다 질려서 여러가지 맛으로 로테이션을 돌렸죠.

(하루는 아몬드맛, 하루는 초코맛, 뭐이런식-_-)       


호기심에 코스트코에서 파는 시리얼중에서 제일 비싼것도 한번 사먹어봤구요. 

(....비싸봤자 시리얼은 시리얼맛 이더군요....-_-)          


그냥 식당에서 매끼니 돈주고 사먹어도 됩니다만....

당시에 저는 기형적인 소비생활

을 하고 있었기에 먹는쪽에 돈을 많이 쓰고 싶지않았습니다. 

(일상에서의 지출은 극도로 줄이고, 저축하고 남은 금액은 모조리 취미에 투자...여행가고 자전거타고..-_-) 


지금 생각해보면 참 미련한 생각이였는데 -_-  (건강이 최고에요...)

아무튼 당시에는 그런생각을 갖고 있었죠.      


    

먹기쉽다보니 두유도 자주 이용했습니다.  

일단 우유보다는 유통기간이 길어서 좋더라구요. 

자취방이 가게가 별로 없는 외곽지역에 있었기에.

유통기간도 중요했습니다.

 

문제는 .. 두유는 포만감이 없어요.

그냥 간식정도? 

아무튼 그렇게... 한 2달정도는 시리얼과 두유 위주로 때웠죠. 

(그래서 회사갈때마다 점심시간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제가 한국사람이 맞는건지..

시리얼이건 두유건 많이 먹으면 배가 부르긴한데..  뭐랄까  밥을 먹을 때 주는 그런 포만감을 얻을순 없더군요.

부족한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왠지 모를 욕구불만에 항상 시달렸던거같아요.      

이런 생활이 지속되니 나중에는 시리얼이 정말 싫어지더군요. 

아니 싫다기보다는 미워졌어요    

마트나 길거리에서 시리얼 판촉행사 같은걸 하면… 

그 회사 직원에게 괜히 막 따지고 싶을 정도 =_=             



결국 방황이 시작 됩니다.  

편의점에서 파는 도시락도 이용하게 되고.   

퇴근길에 회사 근처에 있는 한솥 도시락에 들러 사들고 가기도 하구요. 

(진리의 치킨마요 T_Tb)            


그러다.... 손대면 안되는 위험한 세계에도 발을 들이고 맙니다. 

바로 인터넷 쇼핑몰에서 파는 할인 컵라면의 세계 ..-ㅅ- 

(무료배송을 받으려고 라면을 왕창 왕창 구입하게 되죠 -_-)   

그후 한동안 제 방 찬장은 컵라면들로 가득차게 되었는데요. 

건전한 식생활이라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찬장 뭔가 이렇게 가득차 있으면 

볼때마다 흐뭇한 기분이 갖곤 했습니다.

뭔가 시골동네에 있는 슈퍼에 온거같은 기분이 들기도하고..뭐..-ㅅ-     


전에 살던 사람이 주고간 전기밥솥 -_-;;


     

그리고 이때쯤 밥 만들기도 시도하게 됩니다. (라면에 밥 말아먹으려구요 -_-)    

그러나… 제 자취방에 있는 전기밥솥은 전에 살던 사람이 남겨두고간 전기밥솥. 

밥솥 상태가... 정말 안좋았습니다.  

뭐랄까… 밥이 되긴했어요.

그런데 밥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누런색의 결과물을 보여줬기에 결국 전기밥솥은 처분했구요.  =_=) 


        

그후에는 부모님에게 얻은 압력밥솥을 사용하게 됩니다.   

처음으로 압력밥솥으로 밥을 해봤는데.  

와. 이상한 전기밥솥을 사용하다가 압력 밥솥을 써보니..   

신세계가 열리던.. +_+

밥이 정말 찰지게 잘되더군요 +_+  

문제는....

당시에 전자렌지가 없어서..

밥을 1~2일에 한번씩 새로 해야했다는게 문제 

(이거 은근히 귀찮습니다 -_- 퇴근하고 밥새로 하기는... 생각보다 어려운것이였어요..)        


나의 쌀통 'ㅁ'

  


그래서 매끼니 시리얼이였던 저의 메뉴에 새로운 메뉴가 추가되었습니다.

라면과 밥 + 어머니가 주신 김치.  

황금 공식이지요.  

한동안은 행복했는데 

라면에 밥도 하루이틀이지. 

이것도 계속 먹다보니 질리더라구요.

 

(라면이 질려서 중간에 시리얼을 다시 먹어보니, 한동안 시리얼을 쉬어서 그랬는지 시리얼이 또 먹을만해지더란...=_=)   

나중에는 라면에  콩나물도 넣어보고, 스팸도 넣어보고, 치즈, 김치도 넣고..  

별의별 변종을 다 시도해보면서 몸부림을 쳐보기도 했습니다. 

..............

그렇게 하다보니 어느새 1년이 지나가더군요.

권장하고 싶은 식생활을 아니였으나..

어떻게 생존은 할 수 있었죠. -ㅅ-



그러나 이때 당시의 1년이...

그때의 괴로움 (라면과 시리얼 지옥)이...   

요리에 전혀 관심이 없던 저를 변하게 했습니다.  -_-

그리고 저는 이후 처음으로 요리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_-


매거진의 이전글 자취방의 1년간 모습 변천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