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판중 Dec 15. 2022

특허 협상 이야기 – 에피소드 25 (기술협상준비)

기술협상

회의에서 정해진 사항을 반영하여 B사로 답장을 보냈다. 


친애하는 와타나베(渡辺)씨, 

귀하의 편지에 감사드립니다. 

귀사의 제안에 대해 아래와 같이 수정 제안합니다. 

1. 양사의 특허들은 평가하는 기술협상(Patent Discussion)은 두차례 진행하고, 기술협상 후 2주이내에 양사의 타결 조건을 제시

2. 기술협상은 3~4월 중 완료하자는 귀사 제안에 동의

- 1차 기술협상 3월 마지막 주 (2일간)

- 2차 기술협상 4월 셋째 주 (2일간) 

3. 기술협상 장소로 1차는 동경 B사 본사, 2차는 서울 새빛전자 본사 

상기 수정 제안은 귀사의 제안을 대부분 수용하는 것이며, 장소를 상호 방문으로 수정한 것은 국제협상의 관례에 따른 것입니다. 아울러, 기술협상 후 귀사에서도 타결조건 제시를 하는 것이 본 사안을 조속히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끝으로 기술협상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기술협상 2일전에 발표자료의 상호 교환을 제안합니다. 

귀하의 조속한 답변을 기대합니다. 

Sincerely, 

김지훈/새빛전자 연구지원팀장 


기술협상 전에 발표자료의 상호 교환을 제안한 것은 북극해의 자문에 의한 것이었다. 


B사로 편지를 보낸 후, 연구소장이 실무진 미팅을 소집했다. 

우리팀에서는 팀장, 정과장 그리고 나, 제품개발팀에서는 제품개발팀장, 이수석, 박책임, 그리고 북극해의 윤변호사와 김변리사가 참석했다. 


"우선, 현재까지 B사 특허 5건에 대한 방어 논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패널 1번 특허: 비침해 논리 확보, 무효논리 확보 

패널 2번 특허: 비침해 논리 확보, 무효논리 확보

회로 1번 특허: 비침해 논리 발굴 중, 추가 선행기술 조사 중

회로 2번 특허: 비침해 논리 확보, 무효논리 확보 

회로 3번 특허: 비침해 논리 확보, 무효논리 확보 

결론적으로 회로 1번 특허에 대하여만 현재까지 방어 논리가 수립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아있는 기간동안 권리범위의 한정 요소를 면밀하게 검토하여 비침해 논리를 만들고, 추가 선행기술 조사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하겠습니다. 

다행히도 패널 1번 특허에 대해서는 추가 선행기술 조사에서 좋은 무효자료를 확보했고, 패널 1번과 회로 2번 특허에 대한 비침해 논리도 CP&L과 북극해의 도움으로 확보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회사에서 반소한 특허 2건에 대한 B사 제품의 침해 주장 증거와 클레임 차트의 작성도 완료되어 협상전까지 자료를 만드는 것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나는 그간의 진척 사항을 정리하여 발표했다. 

"북극해와 CP&L의 활약이 컸군요, 그리고 장대리도 고생 많았고요. 그럼, 기술협상전까지 회로 1번 특허에 대한 대응 논리 확보에 집중해야 되겠네요." 

연구소장이 말했다.

"네, 그렇습니다. 회로 1번 특허에 대한 대응 논리 확보에 제품개발팀에서도 계속해서 좋은 아이디어를 내 주시고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협상팀은 어떻게 구성하는 것이 좋을 까요?"

우리 팀장이 물었다. 

"김지훈 팀장께서 협상팀장을 맡으시고, 팀원으로 장대리 그리고 저희 팀에서는 이수석과, 박책임이 참석하면 어떨까 합니다. 북극해의 김변리사님도 참석하시면 좋을 것 같고요." 

제품개발팀 이경호 팀장이 제안했다.

"저희 로펌에서는 김민혁 변리사를 협상팀에 참여시키는 것은 문제없는데, B사측에서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키지 않는데 우리만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키면 문제를 삼을 수도 있어서 그 점을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윤변호사가 신중하게 의견을 보탰다.

"제가 일본 문화와 언어에 익숙하니, 기술 협상에는 저도 참석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특허분쟁 프로젝트에 늦게 합류하는 바람에 지금까지는 상황 파악에 주력했습니다만, 이제 얼추 파악이 되었으니 우리 팀에서는 앞으로 제가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간 장대리가 고군분투하느라 고생이 많았는데 이제 선배가 짐을 덜어 줘야죠."

자기 이름이 나오지 않아 불만스러운 기색이었던 정과장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했다. 

뭔가 후배를 배려해 주는 것 같은 멘트를 덧붙였지만 차려놓은 밥상을 채가려는 듯해서 착잡한 기분이 들었다. 


"그럼 협상팀장은 제가 맡고, 제품개발팀에서는 이수석과 박책임, 저희 팀에서는 정과장과 장대리를 팀원으로 하고, 북극해의 김변리사는 참석하는 것으로 하되 B사의 의중을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팀장이 의견을 취합하여 말했다. 


"협상팀은 그렇게 꾸리는 것으로 하고 기술협상 준비를 철저하게 하세요. 

그리고 김지훈 팀장은 본사 기획팀하고 소통하고 조율하는 것에 각별히 신경을 쓰세요. 지난번도 그렇지만 본사 기획팀에서 사사건건 문제를 삼고, 비서실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 같으니까요." 


연구소장이 말했다. 


"네 명심하겠습니다." 

우리 팀장이 대답했다. 


"B사에서 연락오면 즉시 알려주시고, 모두들 수고하세요. 

잘 부탁한다는 뜻에서 오늘 점심은 회사 앞 중국집에서 내가 내겠습니다." 

연구소장이 웃으면서 일어났다. 


Tip 25. 

특허 협상시 외부 전문가의 참석은 논리적인 주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사전에 조율과 양해없이 외부 전문가가 참석하면 양사간의 진솔한 소통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경계심으로 인한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일사불란한 협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내 관련부서와의 소통과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특허 협상 이야기 – 에피소드 24 (기술협상 준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