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톰 히들스턴의 광팬인 나로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
영화 보는 내내 아담의 아름다운 자태에 몇 번이나 숨이 멎는 경험을 했는지... ㅋㅋㅋㅋㅋㅋ
특히 이브와의 영상 통화 장면에서, 아이폰 화면에 잡힌 아담의 모습은 정말이지...
영화를 구매한 후에 초당 캡처 뜨고, 그 장면만 몇 번을 돌려봤는지 모른다.
(톰 히들스턴의 매력은 아담이나 로키처럼 장발일 때 더 빛을 발한다고 믿는 1인)
물론 틸다 스윈턴의 멋진 외모, 멋진 연기와의 콜라보도 끝내줬다.
내겐 늘 어렵기만 했던 짐 자무쉬 감독의 예술 영화스러운 연출도,
이 두 배우의 자연스럽고 환상적인 연기 덕분에 꽤 따라갈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보면서 새롭게 느낀 것은...
인간이든 뱀파이어든 간에,
산다는 건 결국 누구에게나 먹고 사는 문제로 귀결된다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한 일이고,
그래서 먹고 사는 문제 앞에선 예술이고, 고상함이고, 품위고 다 필요없어진다는 것.
남는 것은 그저 생존 본능, 생존 욕구 뿐.
그리고 또 한 가지,
그런 중대한 일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남에게 의존해서, 특히 한 사람에게만 전적으로 기대고 있다간,
그 사람이 잘못될 경우 정말 큰 일이 난다는 점이다.
내 중대한 일을 책임져주는 사람이 있으면 당장은 편하고 좋겠지만,
남에게 의존한 대가는 항상 지독하게 치르게 되는 법이다.
모든 사람, 모든 상황,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니까.
세월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래 살아남은 뱀파이어들조차
여전히 자신의 고질적인 심리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골치 아픈 가족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87년된 사건도 꽁 하고 기억하는 걸 보면,
세월이 만병통치약도 아닌 듯 하다.
게다가 하루하루 얼마나 많은 일들이 새롭게 벌어지는지...
참 다이나믹하기 이를 데 없다.
그래서 별 일 없이 유지되는 일상이란 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 거꾸로 생각해보게 된다.
아담과 이브가 모로코 탕헤르 골목을 지날 때마다,
낯선 이들이 다가와 "Do you need something? I have what you need."라고 말한다.
그들이 팔고자 하는 것이 마약인지, 여자인지, 남자인지, 아님 또 다른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네가 원하는 걸 나는 알고 있다'라는 태도가 참 어리석게 느껴진다.
아담과 이브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내가 이런 걸 원하니, 남들도 다 이런 걸 좋아하니,
당연히 너도 이런 걸 필요로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
마지막으로 아담이 뛰어난 실력을 지닌 여자 가수를 보면서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안 뜨는 게 좋을 텐데. 인기가 사람을 버리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