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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이야 Jul 06. 2020

그래그래 마음껏 행복하자

내가 찍은 눈세상

   

눈이 보고 싶었다.
온 세상이 새하얀 그런 곳으로 떠나고 싶었다.

일본 맨 위, 사뽀로라는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
하늘에서 텅텅 퍽퍽 소리를 내며 눈 덩어리가 떨어진다.
세상이 온통 하얗게 덮혀버렸다.
세찬 눈발에 몸이 휘청거린다.

작년에 퇴직을 한 후,
오묘한 주식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피를 말린다.
재미있다.
미치겠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
하루종일 주식티비와 경제티비의 채널을 돌렸다.
눈이 빠져라 주식창을 들여다 보았다.

피곤한 내영혼.
눈길을 걷고 있었다
갑자기 멋들어진 키 큰 나무 몇 그루가 위풍도 당당히 서 있었고
눈덮힌 언덕에 오밀조밀 사람들이 모여서 놀고 있다.
그래그래 눈아. 이쁜것만 보여주라. 근심은 저 아래에 덮어버리고
걱정거리는 모두 싹다 가려주라

아름다운 눈꽃 세상. 하늘을 향해 얼굴을 들고 빙극빙글 도는 사람들.
그래그래 마음껏 행복하자. 우리에게 왜 근심 걱정이 없으랴.
난 카메라를 들었다. 내 사진 속에는 우리네 삶의 단편들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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