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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이야 Feb 15. 2024

2.2.(2) 하루 종일 차 기다리고 차 타기

2.2.(2) 하루 종일 차 기다리고 차 타기

숙소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곧 아침을 먹으러 나갔다. 숙소 바로 옆에 식당이 있다.

그림을 보고 똠양꿍 2인분을 시켰다.

누렇게 변색된 플라스틱 그릇에 음식이 나왔다.

이게 단가?  밥은 안주나?


밥은? 이렇게 물으니, 응, 밥도 줘? 하며 큰 밥공기에 밥을 가득 담아 대나무로 엮어 만든 접시 위에 달력 종이 같은 것을 깔고 밥공기를 뒤집어 담아 내왔다.

태국 사람들은 그냥 이것저것 다 섞어서 한 그릇만 딱 내놓는가 보다.

태국 음식이 맛있다는데 난 아직 모르겠다


날씨가 너무 덥다. 공기 중에 물이 돌아다닌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에어컨 바람을 쐬니 살 것 같다.


일단 왔으니 어디든 가 보는 거다.

짝꿍이 매끌렁 기찻길을 가자고 했다.

남부터미널에 가면 '매끌렁 기찻길 시장' 가는 버스가 있다. 밖으로  나오니, 뜨거운 햇살과 높은 습도로 불쾌하다.


남부 터미널로 가기 위해 그랩을 또 켰다. 현 위치와 남부터미널 목적지까지 입력 후 그랩 호출을 했다.


우리 가까이에 그랩이 있고 곧 도착한다는 메시지가 떴다.

그러나 기다려도 안 온다. 이번엔 전화를 하지 않고 그랩의 톡을 이용해 문답을 했다. 나 있는 곳은 어디인데 왜 안 와?

근처에 있는데 너 어디 있니?

너 있는 주변에 뭐가 있는데?

응, 무슨 무슨 큰 가게가 있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주변 사진을 찍어 보내 봐.

그래서 큰 가게의 사진 두 개를 찍어 보냈다.

잘 모르겠다. 나는 여기에 있는데 하며 사진 한 장이 왔다.


결국, 미안하지만 취소해야겠다고 했다. 그러라는 답이 왔다. 그리고 취소를 눌러 취소를 하란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취소가 없다.

취소 찾기 돌입, 땀나고 덥다. 결국 못 찾았다.

취소가 된 건지 어떤지 몰라 농협계좌를 열어보니 2100원이 빠져나갔다. 호출비인 모양이다.


다신 그랩하지 말자. 주위에 택시고 툭툭이고 쐐고 쐤다. 지나가는 택시를 잡았다. 남부터미널까지 100바트란다.

그랩은 120바트 였다.


태국엔 택시 종류가 2개다.

그랩과 일반 택시이다.

그랩은 목적지를 치면 택시비가 나오는데 딱 그만큼 만 내면 된다.

일반택시는 기사님 마음대로 부르니까 관광객은 덤터기를 쓸 염려가 있다.

그래서 그랩으로 대충 차비를 산정하고 일반택시를 탈 경우 적절히 차비 흥정을 할 수 있다.


택시를 타고 남부터미널로 갔다. 허름하다. 덥다. 대합실 가서 시원한 물을 사서 벌컥벌컥 마셨다.

매크렁 가는 기차는 3시 15분이다. 표 파는 여자가 날카롭게 소리친다. 3시 15분에 출발한다니까.


종이에 3.15를 쓴다. 3달러 15센트라는 말인지.

우리는 3:15 이런 식으로 쓰는데 이들은 우리와 다르다. 지금은 이해하지만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짝꿍이 버스 놓칠까 봐 자꾸 말을 걸었다. 그 여자는 들은 척도 않고 딴전을 핀다. 웃기다.


드디어 버스를 탔다. 에어컨이 있어 천국이다. 1인당 60바트 (대략 2,400원)를 내고 한 시간을 갔다.

차에서 내리니 또 뜨겁고 높은 습도로 급 피곤해진다.

매끌렁 시장은 철길을 가운데 두고 양 옆으로 가게가 줄지어 있다. 장사를  하다가 기차가 오면 재빨리 물건을 치우고 지나가면 다시 펼쳐 놓는다.


기찻길은 언제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와서 보니 그곳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담넌 사두억 보트 시장이 있다. 배 타고 다니며 한 바퀴도는 것이다.


 거기를 갈까, 집을 갈까 하다가 피곤해서 얼른 숙소로 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방콕 남부터미널 가는 표를 사러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이미 막차가 떠났단다. 막차가 다섯 시란다. 이때부터 괜히 태국 왔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겨우 이거 하나 보러 왔다가 돌아가는 막차나 놓치다니.


그럼 어떻게 하냐고  물으니 에까마이 역으로 가서  지하철 타란다.

1인당 100바트를 내고 에까마이 역 표를 끊었다.

6시 30분 에까마이행 버스를 타고 한 시간 반을 달렸다. 에까마이에 내리니 이곳은 내 숙소가 있는 카오산이랑은 딴 세상이다. 높고 화려한 건물, 고급 레스토랑, 고급 상점들이 줄지어 있고 젊은이들로 활력이 넘친다.

에까마이에서 아속역으로 아속역에서 삼욧으로 ,

그리고 삼욧에서 툭툭이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아속역에서 트래블 월릿 카드로 현금을 인출하려고 했다. 자꾸 핀번호가 틀리다고 나온다. 하도 여러 번 했더니 카드가 나오질 않는다. 일이 일어났다. 한숨이 나온다. ATM기계 옆 사무실에 있는 여자에게 카드가 안 나온다고 했다. 그녀는 쉽게 카드를 뽑아냈다. 긴장해서 카드 하나를 못 꺼낸 것 같다. 트레블월렛 카드로 들어가 보니  실물카드 활성화라는 글자 옆에 동그라미가 있다. 그걸 체크하고 다시 시도를 해봤다. 된다. 1만바트를 인출했다. 수수료는 1회 인출 시 220바트(8800원)다.


오늘 매끌렁 기찻길 시장 한 군데 보는데 차를 너무 오랫동안 탔다. 교통비가 많이 나왔다. 덥고 우울하다.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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