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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gggong May 20. 2019

1. 꿈을 심다._모임을 구성하게 된 배경

친구와 함께 꿈을 찾아 떠나는 여행 ‘실버로!’

친구와 함께 꿈을 찾아 떠나는 여행 ‘실버로!’

오랜만에 금이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재사정’이란 이름으로 어르신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예전에는 재사정을 위해 ‘어려운 점은 없으신지, 어느 곳이 아픈지, 무엇을 도와드리면 좋을지….’를 여쭤보기 바빴습니다. 당사자를 만나는 관점이 바뀐 이후로 대화 속 질문도 변하였습니다.


“어르신~ 재미있게 하고 싶으신 일 있으세요? 젊은 시절 즐겁게 하셨던 일은 무엇이었어요?”


어르신들의 대답은 나이도 들고 몸도 아파서 하고 싶은 일들이 없다는 게 대부분입니다. 막연한 질문에 막연한 답이 돌아오기에 구체적인 정보를 드리고 다시 여쭈었습니다. 요즘 TV에서 나오는 여러 여행 관련 이야기를 말씀드렸습니다.


“여행? 그건 나에게 꿈같은 일이지~”


허리가 아파서 힘들고 함께 갈 사람도 없어 꿈같은 일이라고 말씀하시지만, 눈에는 이미 꽃이 피어있었습니다.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하고 할머니와 헤어졌습니다. 

금이 할머니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 단어가 있었습니다.


 ‘할머니의 꿈’


‘꿈’이라는 단어로 할머니는 원하는 것을 마음속에서 접으셨지만 저는 설레고 도전이 되었습니다. 어르신이라고 꿈꾸지 말란 법 있을까요? 어쩌면 미래의 걱정이 많은 청년보다 더 자유롭게 꿈꿀 수 있는지도 모릅니다. ‘노인’과 ‘꿈’ 두 단어가 멋진 조합이라 생각했습니다.

혼자 꿈꾸는 것보다 여럿이 꿈꾸면 더 행복했고 오래갑니다. 저 또한 혼자 무엇을 그리면 쉽게 무너지고 흐지부지 하지만, 함께 꿈꾸는 일들은 같이 상상하며 행복했습니다. 무엇보다 금이 할머니처럼 홀로 계신 어르신들에게 여행 친구를 만들어드리고 싶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여행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는 일은 생각만 해도 신납니다. 


여행이 목표지만 목적은 아니었습니다. 여럿이 함께 여행을 준비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친분이 쌓입니다. 친한 사람과 여행하며 좋은 추억도 만들어집니다. 그 추억을 되새기며 다음 만남을 기억합니다. 그렇게 자연스러운 만남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했습니다. 이런 모임을 주선하고 싶었습니다. 삶에 지쳐서, 나이에 갇혀서 접어 두었던 꿈을 다시 펼칠 수 있게 도와드리고 싶었습니다. 금이 할머니께서 저에게도 꿈을 심어주셨습니다.

어르신들과 어떤 모임을 가지면 좋을지 구상하던 요즘, 금이 할머니와 대화에서 답을 얻었습니다.


그렇지만 사례관리 업무와 꿈, 모임, 이 세 가지가 머릿속에 따로 놀아 정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다시 중심을 잡기 위해 「복지요결」을 폈습니다. 사회사업이 무엇인지 다시 마음에 새기니 결국 이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어있었습니다. 모임을 정명했습니다. 


사회사업: 자기 삶을 살게 하고 어울리는 존재로 돕는 일.


‘꿈을 이뤄가며’ 자기 삶을 살고, ‘모임에 참여하여’ 어울리는 존재로 살아가는 모임


혼자 살고 계신 어르신들에게 모임을 주선하고, 모임에서 만난 둘레 사람들과 함께 여행하는 꿈을 현실로 만듭니다. 그 과정도 어르신들이 이루어 갑니다. 그렇게 자기 삶을 살아가시게 게 도우려고 합니다.

어르신들의 여행은 대체로 이렇지 않나요? 단체로 버스를 타고, 예약된 식당에서 식사합니다. 담당자 또는 안내인이 이끄는 대로 관광을 한 뒤, 잠깐의 휴식을 갖고 다시 버스를 타고 돌아옵니다. 

이번 어르신들과 이뤄가는 여행은 친구와 함께 배낭여행하는 것처럼 돕고 싶습니다. 친한 친구들과 날짜와 장소를 정하고, 보고 싶은 것들과 먹고 싶은 것들을 계획하고, 쉬고 싶을 때 쉬고 먹고 싶을 때 먹는 여행. 어르신들끼리 스스로 만들어가는 여행을 꿈꾸었습니다.


노년의 삶을 담은 드라마 ‘디어마이프렌즈’의 마지막 장면은 할머니들과 할아버지들이 캠핑카에서 눈을 뜨고 함께 벤치에 앉아 석양을 바라보는 모습입니다. 노년도 인생을 즐기기에 충분한 때이고, 여행하기에도 좋은 시기입니다. 



“꿈은 머리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고 손으로 적고 발로 실천하는 것이다.” - 탐험가 존 고다드




드라마 ‘디어마이프렌즈’ 마지막 장면.  친구들과 여행하며 마지막 인생을 즐기는 어르신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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