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이 출생일기 Day 270s
호박이의 외할머니, 즉 장모님의 생신이 있어 가족들끼리 외식을 하기로 했다. 이제 밖에서 외식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호박이의 성장에 너무나 큰 감사함을 느낀다. 고기를 좋아하는데 집에서 연기를 풀풀 피워가며 구워 먹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배달시켜서 먹자니 맛이 없을 것이고 난감한 시간들을 얼마나 오래 보냈던가...
이제 아기의자에 앉아서 식사시간 동안 버틸 수 있는 호박이가 되어, 드디어 스테이크를 오랜만에 먹으러 간다. 코로나19가 잠잠해졌다고는 하나, 아직 폐가 덜 자라 마스크를 쓰지 못하는 호박이가 항상 걱정되기 때문에 주말 식사는 광화문 붓처스컷으로 정했다. 주말 광화문 특히, 토요일 오전 이른 점심시간은 오피스타운인 만큼 한적하다. 이때를 아이와 함께 밥 먹기 좋은 시간대임을 알기 때문에 유모차 부대가 생각보다 많다.
차를 타고 카시트에 새로 장착한 아이템인 후면 거울을 보면서 호박이는 편안하게 약속 장소로 향했다. 도착해서 늠름하게 아이 의자에 앉아주는 감사함이란... 감동적이다. 물론 식사 동안 가족들과 번갈아가면서 호박이를 안고 식당 안팎을 돈 것은 물론이고, 배 안 고프게 분유도 보충하는 등 행여나 호박이 기분을 그르쳐 다른 손님들의 즐거운 식사 시간을 방해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했다.
오랜만에 SFC 내 붓처스컷에서 맛있게 스테이크를 먹고, 바로 옆 카페에서 커피까지 한잔하는 여유를 부렸다. 육아는 템빨이라고 하는데 템빨보다 인구빨이다.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있으면 삶의 질이 달라지고, 아이의 체력 이상을 버틸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지치지도 않는다.
장모님의 생신인데 호박이의 재롱과 웃음으로 시작하여 호박이의 숙면으로 끝이 났다. 그래도 모두가 행복한 식사시간이라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