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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향록 Dec 16. 2024

사슬


#1 언덕


뜨거운 땡볕 아래 매미소리가 울려 퍼지는 언덕.

투덜 거리며 계단을 올라오는 시호.


시호 - (헥헥거리며) 아 언제까지 이지랄을 해야되는거야? 졸라 힘드네 시발거.  진짜 목말라 돌아가시겠네..


이 때, 반대편에서 급하게 내려오며 시호에게 어깨를 부딪히는 준민.


준민 - 아이고.. 미안합니데이.


어깨가 많이 아픈 시호는


시호 - 아…씨..


계속 내려가던 길을 가려던 준민에게

 

시호 - (어깨를 잡으며) 어이 스돕! 스돕!!!


시호가 외치자 돌아보는 준민.

 


시호 - 아오…이새끼..너 일부러 그랬지?


준민 - (시호를 살짝 노려보며) 아인데예…


시호 - (비아냥거리며) 아인데예~ 아인데예~~

          (정색하며) 아 진짜 이사온지 하루만에 재수없게 시발..


준민 - (시호를 노려보며 낮은 목소리로) 뭐 시발? 시발이라 캤습니꺼?


시호 -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와..이새끼 졸라 적반하장… 그래 시발이라 캤다 왜 뭐! 어쩔껀데!?


태호 - 디지기 싫으면 갈길 가소..으이?


시호 - (준민을 어깨로 툭툭 치며) 디지고싶다…응? 디지고싶다고..한대 쳐봐..응 쳐봐! 쳐봐~!!



참다못한 준민, 시호에게 시원한 주먹 한방을 날린다.



시호 - 이런…씨


시호도 이에 질세라 준민을 가격하기 위해 주먹을 들어올린다. (슬로모션)


그순간.


감독 - 컷! 오케이! 수고하셨습니다!  


촬영 현장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서로에게 ‘고생하셨어요~ 내일뵈요~!’ 라며 인사를 건낸다.

시호와 준민. 서로 마주보고 웃으며


시호 - (왼손으로는 자기 볼을 어루만지며, 또 한손으로는 준민에게 손을 내밀며)고생 많았어요~ 연기 너무 괜찮던데?? 촬영 다 끝나고 술한잔 해요~


준민 - (시호의 악수를 받으며 약간은 무심하게) 아이고 예~ 예~ 경훈 행님. 그래 하입시더. 조심히 들어가이소~~


시호 - (약간 어리둥절하며) 그래요 끝나고 꼭 봐요!


시호 - (모두에게 외치며) 고생하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2 시호 집 거실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리고 문이 철컥 열리면,

시호는 신발을 팽캐치듯 벗으며 힘없이 집으로 들어온다.


시호 - 아 시바… 목말라 뒤지는줄 알았네..


급히 냉장고 문을 여는 시호.

물과 얼음을 꺼낸다.

컵에 얼음을 쏟는 시호.

물을 따른다.

컵에 든 물을 시원하게 들이키려고 하는 순간.



감독 - 컷!


시호는 컵을 들고 입을 벌린채 3초간 정지상태가 된다.


감독은 시호에게 다가가며


감독 - 아 시호씨. 얼음 쏟는게 약간 부자연스러운거 같아서요. 한번만 다시 갈 수 있을까요?


시호 - (어리둥절하며) 아.. 네네 그럼요! 다시 해보겠습니다 감독님!


다시 컵에 얼음을 쏟고, 물을 따르고, 마시려고 하는 과정부터, 감독이 시호에게 다가와서 말하는 장면까지 다섯번을 반복한다. (타임랩스)


목말라서 실신하기 직전인 시호를 아무도 신경쓰지 않은채, 촬영 현장 사람들 모두 박수를 치며 서로에게 ‘고생하셨어요~ 내일뵈요~!’ 라며 인사를 한다.
그때, 스크립터 현주가 시호에게 다가온다.


현주 - 상준 오빠! 연출부 애들이랑 한잔하러 갈껀데 오빠도 같이 가요!


시호 - (목젓을 잡고 헛기침을 하며)응? 그래? 그럼 그럴까?


현주 - 네 장비 반납하고 저희 아지트에서 모이기로 했어요. 저흰 먼저 가서 자리잡아요 오빠!


시호 - 응 그래 그럼 물 한잔만 하고 같이 나가자 현주야.


현주 - 에이 맥주맛 떨어지게 오빠. 여기서 바로 백미터 위에요. 좀만 참고! 맥주 시원하게 먹어요 오빠!


시호 - (어리둥절하며)아… 하긴 그렇지.. 그래. 그럼 바로 나가자 하하!



#3 현주 집 앞


현주는 자신의 집앞에 다다르자 시호에게 살며시 팔짱을 낀다.


시호 - (어색해하며) 현주야. 아지트가  여긴가? 다 온거야?


현주 - (수줍어하며) 네 오빠. 여기에요.


현주의 팔짱낀 손이 아래로 천천히 미끌어져 시호의 손을 잡는다. 시호는 아무말 못하고 경직된채 현주에게 끌려가듯 간다.



#3 현주의 어두운 원룸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리고 문이 철컥 열리면,

현주와 시호가 손을잡고 들어온다.


시호 - (어리둥절 하며) 현주야. 여기 아지트가 아닌…..


현주 - 상준 오빠. 나 사실 거짓말했어요.


시호 - (약간 당황하며) 응?


현주 - 나 오빠랑 단둘이 있고 싶어서 거짓말 한 거에요.


시호 - (어쩔줄 몰라하며) 아..저기 현주야


현주 - 나 사실 오빠 처음 봤을때 부터 좋아했어요. 한눈에 반했나봐.


현주는 시호를 끌어않는다. 현주를 떼놓으려 몸부림 치는 시호와 절대 떨어지지 않는 현주. 현주는 끌어않은 채로 침대로 가서 시호를 눕힌다.


시호 - 안돼 현주야! 우리 이러면….


들은 척도 않는 현주. 시호의 위로 올라가 상의탈의를 한다. 그리고 시호의 상의도 벗기는 현주.


현주 - (시호의 얼굴에 바짝 다가가) 상준 오빠 사랑해요..


시호에게 입을 맞추려는 순간. 실내에 불이 착! 하고 켜지며,


감독 - 컷! 오케이! 수고하셨습니다!  


어리둥절한 표정의 시호. 그옆의 망연자실한 표정의 현주. 스텝들이 그런 현주에게 다가가 옷을 걸쳐주며 위로한다.


스텝 윤경 - 언니 많이 힘드셨죠. 진짜 진짜 고생 하셨어요!


현주 - (약간 눈물을 흘리며) 아냐 덕분에 잘 끝났어 고마워..!


감독 - 시호씨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라며 저마다 인사한다. 침대에 앉아 멍하니(어이없는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시호. 일어나서 카메라를 지나쳐 가는 시호.



#4 언덕


시호는 투덜대며 계단을 오른다.


시호 - (헥헥거리며) 아 언제까지 이지랄을 해야되는거야? 졸라 힘드네 시발거.  진짜 목말라 돌아가시겠네..


이 때.

반대편에서 급하게 내려오며 시호에게 어깨를 부딪히는 준민.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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