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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맨 Oct 02. 2020

할슈타트(Hallstatt)

'할슈타트(Hallstatt)'

어렵게 왔다. 

할슈타트를 가 보겠다고 마음만 먹었지 실행으로 옮기기가 어려운 곳이었다. 흡사 짝 사랑만 하고 고백을 못하고 있는 것처럼.

사실 할슈타트란 곳을 알아낸지가 그리 오래되진 않았다. 구글 지도를 이리저리 뒤져보다가 알아냈으니 폴란드 생활을 시작한 이후로일것으로 짐작된다. 

그도 그럴것이 내가 생활하고 있는 곳이 폴란드의 서부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폴란드, 체코를 거쳐 오스트리아까지 이르는 편도 640km, 차량이 막히지 않더라도 8시간은 족히 걸리는 곳이 할슈타트다.

거기에 혼자 운전해야지 또한 코로나 시대 등등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가야할 이유보다 가지 말아야 할 이유들이 더 생기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어쩌랴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계속 더 가고 싶어지는 마치 짝사랑과도 같은 심정이 되어가고 있는 것을......


처음에 폴란드 생활은 2개월로 계획하고 시작했다. 그러다가 2개월 마지막주차에 2주를 더 연장했다. 그리해서 그 마지막이라고 했던 2개월 마지막 주차에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새벽 4시를 기점으로 과감하게 출발한다. 준비해간 모든 렌즈를 배낭에 채워넣고 심지어 삼각대와 스피드라이트까지 챙겨넣는다.


내가 살고있는 곳에서 가려면 고속도로를 통해 체코의 프라하를 거쳐 체코를 넘어 오스트리아로 진입하고 구불구불한 길들과 지방도로, 고속도로 등을 거쳐야 할슈타트에 닿는다. 


그렇게 할슈타트에 닿으니 8시간이 좀 넘게 걸렸다. 오는 동안 체코의 휴게소를 들러 비네트(Vignette)를 구입하고 주유를 하는 시간외엔 줄곧 운전만 했다. 그러함에도 8시간이 걸리니 약간 여유가 있게 운전하면 10시간도 걸릴 수 있을  것이다. 

나름 목표로 계획한 곳들이 있었는데 그곳을 가기까지 중간 중간 잠시동안 사진을 담아내기 위해 카메라 들이댄거 외엔 쉼 없이 달렸다. 그리고선 마침 할슈타트 마을에 닿았는데 할슈타트 마을을 바로 Pass 하고 5 finger에 오르기 위한 케이블카를 탈 수 있는 주차장으로 내달린다. 마지막 1시간 정도는 참 지겨운........왜냐면 할슈타트 호수 닿기전 트라운 호라는 호수가 하나 더 있는데 거기를 할슈타트로 알았으니 오는 길이 내내 지겨울 수 밖에 


케이블카는 사람이 한산한 편이라 곧바로 케이블 카를 탔는데 한번이 아닌 두번을 타야 5 fingers에 닿을 수 있다. 아침을 먹는다고 먹은 것이 새벽 4시에 요기만을 하고 출발한 탓에 오르자 마자 허기가 다가온다. 중간에 오면서 패스트 주문을 실패하고 다음에 나타나면 먹어야지 하고 줄곧 달렸는데 여기였다. 다행히도 꼭대기에 산상의 레스토랑이 있어 무슨 메뉴인지도 모를 돈까스 비슷한 메뉴와 콜라를 시켜 단숨에 입속으로 구겨넣는데 이리도 맛이 있을 수가..... 그 만큼 배가 많이 고파 있었기도 하다.

이렇게 좋은 풍경에서 풍경을 좀 봐가면서 여유있게 식사를 할 수도 있었거늘 배가 고픔도 있었고 또 다른 일행이 합석을 요구해 와 앞 자리를 내 주는 바람에 코로나의 불안감도 있었던 탓에 허겁지겁 먹을 수 밖에 없었다.


정신없이 흡입을 하고 나니 주변 경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케이블카 station에서 5 fingers까지는 30여분 정도를 걸어야 하는데 이때의 풍경이 천상의 구름 위를 걷는듯한 풍경을 보여준다.

길가에서는 이름모를 보라색꽃이 지천이며 하늘은 오랫만에 보는 제대로된 하늘의 색과 흰구름과의 조화이다.

또한 정상부근에 아주 아주 조그만 모형이 아닌 실제 교회가 있다. 아마도 이곳에서도 예배가 이루어지리라.


'5 Fingers'

드디어 5 fingers에 도착했다.

멀리 보이는 알프스인듯한 고봉과 아래로는 할슈타트 호수 그리고 푸르디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은 내가 마치 천상에서 거닐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게한다.


이러한 곳을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느껴보면 더 실감나게 느낄 수도 있겠지.

하지만 뭉게구름이 내 시선과 동일한 고도에 펼쳐져 있고 발 아래는 할슈타트 호수가 그리고 구름 뒤편에 가려졌다 보였다 하는 곳은 고봉의 알프스 산군들이니 여기를 걷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게 천상의 길을 걷고 있는듯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다.


내 사진도 아니 찍어볼 수 없지. 동원판 고프로를 펼쳐들고 곧바로.....

할슈타트호와 5 fingers를 동시에.....


5 Fingers를 여러각도로 한번 보자.


꼭대기에 오르면 특이한 구조물이 있는데 의미를 잘 모르겠다. 올라보니 사방이 눈에 들어오는.....

그리고 교회를 비추고 있는 빛 내림.

약 2시간여를 천상에서 돌아다녔다. 

가슴도 후련하고 머리도 맑아지고 또 멋진 풍경을 찍으니 기분까지 좋아졌다. 또한 조금전 배부르게 밥까지 먹지 않았던가. 잠시 천상에서 놀다 내려간다. 이게 여행이지......


'할슈타트(Hallstatt)'

5 fingers를 내려오자마자 할슈타트 호수 주변을 거닐어보기로 했다.

우선 주변에 주차를 하고......

카메라 메고 주변을 배회하기 시작한다.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각국의 사람들이 거리를 거닐고 있다. 그리 큰 동네가 아니기에 한번 도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 않는다. 석양으로 향하는 시간이라 빛도 좋은 편이며 시간도 여유있고 여전히 푸른 하늘이다. 아까 위에서 보던 푸른색의 호수를 이제 발끝에 두고 거니는 것이다.


호숫가의 풍경들.

물이 아주 아주 맑아서 사람들이 수영도 하고있다. 또한 연인들은 사진 삼매경


이 장소에서 사진을 찍으면 할슈타트의 대표 풍경사진을 얻는다.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몇몇의 사람들이 모여서 풍경사진을 즐기고 있다.


이렇게 해서 얻어낸 풍경사진


5 fingers와 이 대표사진을 얻고 이 사진을 얻어내고 또한 할슈타트 거리를 걸었으니 오늘의 할슈타트 여행은 이것으로 마무리를 하려한다. 사실 할슈타트가 소금광산으로 인해 생겨난 마을이라 소금광산을 들르는것도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겠는데 시간관계상 다음으로 미뤄야할 것 같다. 소금광산에서 얻을 수 있는 풍경은 이미 5 fingers에서 얻었으니 오늘은 여기까지로 하고 잠시 거리 식당에 들러 저녁식사

길거리 음식이겠거니 했는데 맛이 상당하다. 또한 양도 상당하다.

배가 고팠음에도 다 먹지 못하고 남긴다. 이렇게 식사를 함으로서 할슈타트의 여행을 마치고 호텔행.

새벽 4시에 일어나 8시간을 운전하고 6시간여를 돌아다닌 관계로 상당히 피곤하여 일찍 잠에 들고 내일은 또 다른 곳을 향해서 여행을 계속해 본다.


짝사랑과 결혼한 기분을 잘 알진 못하지만 많이 고대하고 기대했던 여행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것들을 보고 얻고 느낀 여행이다. 적당한 피로감과 시원한 머릿속 꽉찬 가슴속.

고공에서의 천상의 거리를 걸어보고 유럽 명품마을을 한바퀴 걷고 난 후 거리카페에서 음식도 먹어보고 그리고 그리 고대했던 풍경사진 몇장을 얻어냈으니 이만하면 훌륭한 여행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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