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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smichigh Jul 09. 2021

뿌까

가장 단순하고 강렬한, 그래서 가장 글로벌한 캐릭터 뿌까

나는 뿌까 덕후다.


내가 왜 뿌까를 좋아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 내 나름대로의 논리를 아래와 같이 적어보았다.


1. 뿌까는 단순하다.



무언가를 캐릭터화할 때 단순화 작업이 꼭 필요하다.  특히 사람 얼굴을 캐릭터화할 경우에, 가장 단순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보통 코 정도는 잘 생략하는 것 같다.  하지만 눈과 입은 생략하면 감정 표현에 있어서 어색해진다.  그래서인지 동양의 이모티콘은 ^^, -_- 와 같은 눈모양을 흉내 낸 것들이 많고, 서양의 이모티콘은 :) :D와 같이 입모양을 흉내 낸 것들이 많다.  얼굴에서 눈과 입을 나타냈다면, 그다음은 무엇일까? 바로 머리카락이다.  특히 비교적 짧은 머리를 많이 하고 다니는 남자들의 경우, 남자 머리의 중요성이라는 이야기도 따로 생길 정도로, 헤어스타일은 사람의 외모를 결정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뿌까는 이 세 가지 가장 중요한 요소를 가장 단순하면서도 개성 있게 캐릭터로 잘 표현했다.  머리카락의 경우, 요즘은 만두머리보다는 뿌까머리라고 해야 더 잘 알아들을 정도로 뿌까의 헤어스타일은 뿌까의 상징이 되었고 뿌까가 움직일 때 살짝 흔들흔들하면서 뿌까의 쾌활하고 사랑스러운 성격을 표현한다.  일자로 단순화된 눈 역시 뿌까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입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평상시에는 U자 모양의 단순한 곡선 하나로 표현하는 것이 전부이며, 표정과 감정을 나타낼 때에는, 단지 3개의 세로선만으로 환하게 이를 드러내며 웃는 표정을 표현하거나, 뽀뽀해 달라며 입술을 내밀 때에는 단지 동그란 점과 2개의 곡선으로 사람의 감정을 표현한다.



이보다 단순하면서 개성 있게 사람의 얼굴을 표현할 수 있을까?  컴퓨터공학으로 따지면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강력한 알고리즘의 정수를 보는 것 같다.  실제로도 나는 가장 쉽고 단순한 것이 가장 강력하다는 진리를 믿고 있다.  뿌까는 가장 쉽고 단순하게 표현된 캐릭터이고, 그래서 가장 강력하다(실제로도 먼치킨 급의 능력치를 가지고 있다).


2. 뿌까는 강렬하다.

위에서 뿌까의 선이 단순하다고 했다면, 면과 색은 어떨까?  면과 색은 결국 캐릭터의 옷차림과 연결된다.  사람 캐릭터는 동물 캐릭터와는 달리 기본적으로 옷을 입고 있고, 옷차림은 알다시피 그 사람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뿌까의 옷은 빨간 상의에 까만 하의이다.  검빨 컬러.  마이클 조던과 시카고 불스의 상징색이기도 하고, 보통 사람들에게 가장 강렬한 색이라고 생각되는 두 가지 색깔이다.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없는 컬러이다.  게다가 뿌까의 상의에는 아무런 장식도 없고, 그저 아래로 살짝 벌어지는 A자 라인의 형태가 전부이며, 하의는 그냥 까만 일자바지다.  가장 강렬한 컬러가 가장 단순한 모양과 만나 그 강렬함이 한층 더 증폭된다.  보는 사람들은 쓸데없는 곳에 집중하지 않고, 오로지 뿌까의 단순하면서 개성 있는 얼굴과 강렬한 빨간색/검은색에 대한 이미지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3. 뿌까는 사랑을 표현한다.

인간의 감정 중에 가장 위대한 감정은 사랑이다.  인터스텔라에서는 무려 사랑이 차원을 넘나드는 중력 이상의 고차원적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그 무언가로 표현되었다.  가장 강력하면서 인간이라면 모를 수 없는 그 감정, 바로 사랑이다.  뿌까는 사랑을 그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캐릭터이다.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뿌까가 나타내는 감정은 인간의 감정 중 가장 대표 감정인 사랑이다.


결론: 뿌까는 글로벌하다.

위 3가지를 종합해 보면, 뿌까의 형태는 사람 캐릭터로 표현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표현되었으며, 뿌까의 옷차림은 가장 강렬한 색으로 표현되었고, 마지막으로 뿌까의 감정은 인류의 대표 감정인 사랑이다.  이 3가지가 합쳐져 뿌까라는 캐릭터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강렬한, 누구나 기억할 수밖에 없는 외모와 성격을 가진, 가장 개성적이면서 동시에 보편적인 캐릭터가 되었다.

여기에 마지막 화룡점정으로, 뿌까의 목소리는 어떨까? 놀랍게도 뿌까는 말을 하지 않는다.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마치 찰리 채플린의 무성 영화와 같이 언어의 장벽을 가볍게 뛰어넘어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같은 감정으로 이해될 수 있게 된다.  뿌까는 무섭도록 글로벌한 캐릭터이다.


여담 1: 대한민국 대표 캐릭터는 뽀로로가 아닌 뿌까이다.

대한민국 캐릭터에 대한 글로벌 인지도 조사에서 뽀로로를 가볍게 제치고 뿌까가 1위를 하였다.  뿌까가 국내보다 해외에서 활동을 더 많이 하다 보니 국내에서는 아무래도 뿌까에 대한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해외에서는 단연 대한민국 대표 캐릭터로 인지되고 있다.  그리고 애초에 뽀로로는 아이들을 위한 캐릭터이고, 뿌까는 아이들과 성인들을 다 아우르는 캐릭터이다.


http://www.dongpo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6433


여담 2: 헬로키티는 사람형태의 캐릭터가 아니고 수동적이다.

뿌까와 유사한 포지셔닝을 하고 있는 캐릭터로는 헬로키티를 꼽을 수 있겠다.  하지만 애초에 상대가 되지 않는 것이, 헬로키티는 사람 형태의 캐릭터가 아닌 고양이 형태의 캐릭터이다.  고양이는 사람보다 표현하기가 훨씬 더 쉽다.  그리고 헬로키티는 뿌까와는 달리 수동적이다.  매력이 없다.  그저 헬로키티는 개 캐릭터인 스누피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고양이 캐릭터일 뿐이다.


여담 3: 뿌까는 현재 진행형이다.

넷플릭스에 최근에 만들어진 뿌까 애니메이션을 찾아서 보라.  높은 퀄리티와 섬세한 구성, 그리고 깨알 같은 패러디와 오마쥬 등을 발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아주아주 웃기고 재밌다!



나는 뿌까 덕후이고 앞으로도 영원히 뿌까 덕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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