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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우아맘 Sep 05. 2023

14. 미국 부모와 아이들은 어떻게 소통할까?

'다 내 맘과 같지는 않구나!'


우리 부부가 선택했던
'아이들과의 소통' 방법


작년에 미국에 오기 전까지, 10년을 바쁜 워킹맘으로 살. 그러다 보니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적었고 그 부분이 항상 아쉬웠다. 그래도 10년 동안  스스로 꼭 지키겠다고 약속하고 매일 아이들과 한 일이 있었다. 그건 바로, 매일 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었다. 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적었지만 그래도 10년 동안 매일 밤 '책 읽어주기'를 한 덕분에 아이들과는 살을 비비며 소통할 수 있었고, 아이들에게  사랑을 많이 느끼게 해 줄 수 있었다. 다행히 아이들은 이 시간을 무척 기다리고 좋아했고, 덤으로 아이들은 책과도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그런데 바쁜 였지만, 사실 신랑은 보다 훨씬 더 바빴. 아이들이 아빠를 보며 자연스럽게 배우는 부분도 참 많은데,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 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너무 안타까웠. 그래도 뭐든 열심히 하는 우리 신랑은, 그런 아쉬운 부분은 양보다 질로 채울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고는 주중엔 너무 바쁘니 주말에는 어떻게라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애썼고, 가끔 시간이 되는 주말이면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축구를 함께, 열정적으로 하며 점수를 많이 딸 수 있었다.




미국초등학교 행사,
'아빠와 함께 하는 아침식사'


우리 가족은 작년에 갑자기 미국에 오게 됐는데, 난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가족이 다 함께 미국에 오기로 결정했. 그리고 미국에 오면 신랑도 좀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기고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 미국에 와서 나는 나 나름대로(?) 아이들을 잘 챙기고 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었다. 사실 미국에 와서 전업맘이 되고 보니 나의 부족함이 점점 더 보이기 시작했기에 최상의 엄마는 아닌 듯하여 '나 나름대로'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미국 생활에서 어떤 한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고 매 순간 노력한 건 사실이다.


다시 신랑의 미국 생활을 이야기하자면, 나의 예상은 정확히 빗나갔고, 신랑은 미국에서 해야 할 공부가 너무 많아서 한국에서 보다 얼굴 보기가 더 어려다. 미국에서 신랑은 더바빠졌고, 그에 비해 내가 할 일이 많아지다 보니 내 몸 점점 고단해졌다. 하지만, 머리로는 신랑을 이해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그런데 신랑이 아무리 바빠도 개인적으로 아이들과 아빠가 미국에서 꼭 했으면 하는 게 딱 한 가지 생겼다. 바로 '아이와 아빠랑 학교에서 아침식사하기'라는 학교 행사에 참가했으면 했다.


작년부터 보아하니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매달 '아빠와 함께 하는 아침식사 행사'가 한 달에 한 번 있었다. 미국에서는 아빠와 아이들만의 시간을 어떻게 채울지, 그리고 부모와 자녀는 어떻게 소통하는지, 어떻게 마음을 표현하는지도 궁금했고, 신랑과 아이들에게도 신선한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했. 물론 이런 미국학교 행사는 다 개인의 선택이다. 원하는 사람만 신청하고 참가하면 된다. 행사 내용을 자세히 보니 장소는 아이들 학교 카페테리아이고, 시간은 아침 7시 반부터 수업 시간 전에 끝나고, 아침식사 식사는 Chick-Fil-A (미국 햄버거 브랜드)에서 미리 주문을 해두고 먹게 되어 있었다.




가끔은 '다 내 맘과 같지는 않구나!'


그동안 신랑이 아침 시간을 낼 수가 없어 이 행사에 참여하지 못했다. 하지만, 드디어 이번 달에 처음으로 신랑이 아침에 시간을 낼 수 있다며 아이들과 이 행사에 참여하기로 했. 그런데 생각 못한 복병이 있었다. 아이들도 이 행사에 가기를 원해야 한다는 사실! 노는 걸 좋아하고, 사람 만나는 것도 좋고, 적극적이고 새로운 걸 해보고 싶어 하는 1학년 둘째 아이는, 학교에서 꼭 아빠와 같이 아침 먹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당시 미국학교 3학년인 첫째 아이는 행사에 참가하기 싫다고 했다. 그리고 몇 가지 이유로 날 설득하기 시작했다. 뭐, 싫으면 평안 감사도 그만인 것을 어쩌겠냐만은... 결국 '아빠와 함께 하는 아침식사 행사'에는 둘째 아이와 신랑만 참여했고, 첫째 아이는 8시에 혼자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에 갔다.'다 내 맘과 같지는 않구나!' 첫째 아이가 자기만의 생각이 명확하고 상대방을 설득해서 자기의 주장대로 행동하는 걸 보며, '참 많이 자랐구나!' 기특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미국 아이와 아빠들은 어떻게 소통하는지 너무나 궁금했다. 신랑이 '아빠와 함께 하는 아침식사 행사'에 다녀오면 많이 물어볼 생각이다.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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