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포털 사람인에서 대학생 48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2.7%가 현재 전공을 후회한다고 했데. 가장 큰 이유는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두 번째는 ‘적성과 맞지 않아서’.
생각과 달랐다면,, 입학 전에 어떨 것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왔어? 정말 생각 많이 해봤어? 정보 많이 찾아봤어? 전공 교수가 어떤 주제의 전문교수인지 찾아봤어? (이런 건 홈페이지만 들어가도 다나와) 막연하게 ‘그럴 거 같다~’는 아니었어?
네 잘못 아니야. 그런 것도 잘 안 알려주는 ‘학교’와 ‘교육시스템’이 문제지. 대입 때 학교 골라서 “여기여기여기 써. 다른 덴 신경 쓰지 마. 전공도 이게 어울리겠다”라고 했던 선생님 생각난다. 성함이 뭐더라. 저 멘트밖에 생각이 안 나네.
전공을 후회하는 이유 중 하나가 취업이 되지 않기 때문이래.
취업 시기를 겪은자로서 나 또한 이 부분 정말 공감해. 전공=취업=직업=인생의 연결고리랄까.
전공선택의 ‘후회’를 말하기 전에 전공선택의 ‘동기’부터 잘 잡혀야 할 텐데. 아쉬운 부분이긴 하지. 하긴 19살의 동기와 29살의 동기는 다를 수 있으니 그건 좀 사바사 일까?
근데 이건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야. 미국 대학생 중 30프로는 전과를 하고, 심지어 10프로는 두 번 전과를 한다고 해. (우리나라는 전과하기가 쉽지 않지?)
사실 학교의 입장에서도 이 부분은 정말 고민이거든.
교육을 하는 기관에서, ‘취업률’=‘입학하고 싶은 학과 및 학교’로 지표가 나와버리니, ‘취업학원’이 되기도 하는 거거든. 그래서 대학이 구조조정을 하면서, 학과 통폐합을 하고 이공계 및 융합 전공 같은 취업이 잘 되는 과로 대체하잖아.
2021년에 신설되는 학과들을 보면 대부분이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AI, 핀테크, 가상현실, 드론, 로봇 관련 학과들이란 말이야? 또한 우리나라 주력 사업인 반도체, 빅데이터, 통신 유관 전공 같은 경우 특정 기업에 취업이 보장과는 계약학과로 신설되는 경우도 많아.
학교가 자율적이고 능동적으로 전공선택의 기회를 주지 않은 것도 아니야. 입학 후 일정 학기를 보낸 다음 전공을 정하는 자율전공이나 자율 학부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도 있고) 현재는 그 수가 줄어들고 있어. 이도 저도 아닌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취업준비 기간이 짧아지는).
만약 네가 대학 입학 전이라면, 정말 다행이다 조금은 덜 후회하는 전공을 찾을 수 있을 거야. 생각보다 전공과 커리큘럼이 다양하거든. 대학의 학과를 검색할 때는 아래의 '대학알리미'사이트를 이용해봐. 대학교/원 진학 시에도 볼 수 있고 혹은 편입을 생각할 때도 대학교/원 의 학과리스트를 만드는데 활용할 수 있어
https://www.academyinfo.go.kr/index.do
대학알리미에서는 대학과 전공 정보뿐 아니라 해당 전공의 수시/정비 비율, 중도탈락률(자퇴), 실무형 교육과정 개설현황, 등록금 정보도 볼 수 있으니 참고하기 바라.
이미 대학을 다니고 있는 재학생 같은 경우 편입이나 전과를 생각해 볼 수 있겠는데, 그것만이 정답이 되진 않아. 물론 나는 지도를 하면서도 전공을 살리면 가장 좋은 편이라고 하긴 해.
왜냐면 4년제 대졸자 기준 지금 전공을 버리고 다른 노선을 탄다면, 결국 그 시장에 대해서 4년 동안 공부한 친구들하고 싸워야 된다는 건데, 그건 또 쉬운 일이 아니거든.
전공을 버릴 거라면 ‘다들 전공 안 살리니까’의 마음으론 아무것도 못해. ‘전공을 버렸으니 난 무기가 하나 없다. 그럼 나머지 무기로 싸워야 한다. 죽도록!’의 마음으로 해야 해.
내가 그렇거든. 나는 이과를 나와 공대를 졸업했고, 화2생2를 좋아했어서 생물공학이나 화학과를 갔어야 했는데 물리를 살려서 건축분야로 대학을 갔어. 그런데 또 진학을 하니까 할만하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생각해보니 나는 문과를 갔어야 했던 거 같아. (지금은 교육/심리 직무임) 왜냐면 교양으로 듣던 신방과 수업이 너무 재밌어서 전공보다 더 열심히 찾아서 들었거든.
난 전공을 살리지 않은 것, 또 적성과 흥미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대입을 한 것에 대해 후회를 하진 않아. 어쩌겠어 그것도 내 선택이고- 건축을 살리지 않은 것 또한 내 선택인데.
대신에 전공을 버리고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선 부단히도 노력했어 정말. 생각해보면 ‘야 어린 게 어찌 그랬냐’ 할 정도로 열심히 했으니까.
아쉬운 건 있지. 교육을 학사로 전공했다면 조금은 진입이 수월하진 않았을까, 업이 더 확장되진 않았을까 하는?
그런데 그냥 아쉬운 정도야. 그렇게 끝낼 수 있었던 것은 미친 듯이 진로 고민을 했고 한결같이 달려왔고, 무엇보다 빠르게 진로를 정해 확신을 가졌기 때문이야.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건 현업에 대한 이해를 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고, 노력하기 위해서 발품을 무지하게 팔았어. 검색창에 네 꿈을 묻지마.
anyway, 재학생으로 돌아가 보자. 뭐 어쩌겠어 지금 전공을 하고 있을걸^^ 즐겨. 세상에 배워서 버리는 건 없는 거야. 나는 스페인 여행에 가서 그렇게 가우디(건축)에 대한 정보를 언니한테 남발했어 ㅋㅋ 언니는 “가이드냐?”라고 했지 ㅋㅋ 봐봐 어쨌든 쓸 데 있어.
결국 전공이라는 건 ‘배움’ 이거든. 전공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새로운 진로 목표에 맞는 지식을 배우면 돼. 여려가지 방법이 있어 온라인, 오프라인, 유료, 무료교육 등
목표에 따라 그 방법이 천차만별이겠지만- 지식을 쌓는 것은 어떤 기관에서 발급하는 수료증에 국한되진 않아. 철학과 전공을 했는데 마케팅 분야로 가고 싶을 때 경영학을 이중/부전공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마케팅 관련 현직자 수업을 배우는 것도 있을 것이고, 국가에서 진행하는 양성과정을 수백시간짜릴 들을 수도 있을 거야.
그리고 마케팅 관련 책 200권을 읽어서 마케팅의 역사부터 현재의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 앞으로의 마케팅 시장 변화에 이해를 하고 있다면? 이런 점이 자소서와 면접에서 훨씬 더 잘 먹힐 수 있어.
어차피 신입으로 들어가면 회사용/실무용으로 다시 배워야 하니까. 수료증에 집착하지마.
새로운 배움을 하고자 한다면, 일단 이공계 분야의 무료 교육을 알려줄게.
아래의 사이트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지원하는 '이코리아텍'온라인 교육사이트야. 기술공학(IT, 빅데이터), 사회, 비즈니스 등 1017개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어. 정규과정과 즉시 수강 과정으로 나눠지는데, 정규과정을 들어야 수료증이 나오니까 참고해.
https://e-koreatech.step.or.kr/page/lms
또, 콘텐츠 분야로 관심은 있는데 전공자가 아니라 잘 모르겠다면,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하는 '에듀코카'를 이용해봐. 방송영상부터 인문까지 총 313개의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유니티나 파이썬 같은 이공계 수업도 있으니 초보자들은 한번 보면 좋을 거야. 흥미로운지 경험해봐.
https://edu.kocca.kr/edu/main/main.do
뿐만 아니라, '경기도'에서는 '경기도 GSEEK (지식)' 사이트를 운영하는데, 외국어(영중일, 제3외국어)부터 자격증 공부까지(유통관리사, 전기기사, 직업상담사 등 27개 과정) 무료로 수강할 수 있어. 경기도민이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다그.
https://www.gseek.kr/main/intro
대략 이러한 방법을 안내해줄게. 만약 네가 현재 전공이 맘에 들이 않는다면, 다른 전공을 하는 방법도 있지만, 또 한 번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서 대략적인 지식을 먼저 ‘맛보기 수강’ 해보길 바래. 도전해볼 만한 전공/분야인지 감이 좀 잡힐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