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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바다 Feb 05. 2023

결국 배워내기를 바래

아들을 향한 내 마음 같았을 하나님 사랑

저녁 7시 즈음 잠들어서 아침 7시 즈음 일어나는 통 잠자는 이찬이다. 하지만 이주에 한두 번씩 새벽에 깨서 목이 터져라 운다.

아기의 좋은 수면습관을 위해서는 몇 분간 울게 내버려 두는 게 좋다고 한다.

계속 울면 안아서 등을 토닥여주면 다시 잠들곤 했는데, 요즈음에는 그 방법에도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안아주면 잠잠했다가 눕혀놓으면 다시 운다.

“하~“

그럴 때면 정말 한숨이 나온다. 이럴 거면 그냥 계속 울게 내버려 뒀을 상황이 낫겠다 싶다.

5분 정도 기다려봐도 계속 울면 결국 이찬이 침대 옆으로 들어가 눕는다. 그러면 엄마가 와서 노는 시간인 줄 알고 한 시간을 버티다가 잠든다. 이찬이의 싱글침대에서 같이 잔 날은 나랑 이찬이 모두 피곤하다.


이찬이를 위해서 새벽 수면 습관을 고쳐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새벽에 자다가 깨서 울음을 그칠 때까지 10분 정도 기다리던 시간을 30분으로 늘렸다.

30분까지도 계속 우는 우리 아들. 우는 일도 힘들 텐데 쉬지 않는 목청을 보며 건강하고 체력 좋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안아서 토닥여주고 잠들었길래 내려놨더니 또 바로 운다.

울음을 그치고 스스로 잘 때까지 20분 정도 기다렸다. 끄덕 없이 계속 운다.

또 한 번 안아서 재웠더니 이제 몸이 힘들었는지 침대에 눕혀도 곤히 잔다.


목청이 터쳐라 울어대는 아들을 방에 두고 기다릴 때면 마음이 아프다.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를 드린다.


‘하나님, 우리 이찬이가 새벽에 깨도 스스로 다시 잘 줄 아는 법을 이번에 꼭 배워내게 해 주세요. 이 길이 이찬이한테  가장 좋다는 사실을 저는 알지만 이찬이는 모르겠지요. 힘든 만큼 빨리 배워내게 해 주세요 ‘


이런 기도를 드리다가 문득 내가 내 문제를 가지고 하나님 앞에 힘들어서 울며불며 기도했던 모습들이 떠올랐다. 하나님도 지금 이찬이를 바라보는 내 마음과 같으셨겠구나. 속상해도 내가 더 나아지기를 바라며 참으셨겠구나. 먹먹한 마음이 들었다. 가정경제가 힘든 요즈음 내가 배워내길 바라시는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지 고민해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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