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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바다 Feb 17. 2023

가족의 균형을 위한 선택, 복직

후회 없는 결정을 하는 방법

오늘 300일 된 초보맘 이야기


 뭐든지 조심스러운 '첫째 맘'이라서 어린이집 빨리 보내기가 무서웠다. 내 품에서 커가는 모습을 매일 세밀하게 관찰하고 싶었다. 어린이집 가서 병치레할 일도 딱하고 선생님의 관심이 부족할까 걱정도 되었다.

복직은 이찬이가 15개월 이상된 뒤에 한다고 남편과 일찌감치 정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내 마음과 달랐다. 먼저,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이자부담이 커졌다. 내가 당장 복직을 해야 될 정도로 어렵지는 않았지만 남편의 외벌이로는 저축은 고사하고 자산이 조금씩 마이너스될 위기였다. 두 번째는 거주지 문제였다.  남편과 나는 전국 각지로 발령이 나는 공기업에서 사내부부로 있다. 남편은 다행히 올해 집 근처로 발령을 받아서 출퇴근 중이었다. 그러던 중 집 근처에 내가 갈 수 있는 빈자리가 올해 3월에 많이 난다는 희소식이 들려왔다. 3월 말이면 이찬이가 11개월이 막 시작될 때이다. 이찬이를 어린이집에 빨리 보내고 복직을 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 시작되었다. 중요한 선택이었기에 후회하지 않고 싶었다. 이찬이가 앞으로 어떻게 자랄지에 대한 영향이 있는 문제였기에 신중하고 싶었다. 친한 직장 동료들과도 통화를 해보고 기도하는 가운데 '균형'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도서관에서 책보다는 방석이 재밌는 이찬이

 균형 있는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찬이를 가족의 문제를 함께 감당할 나름(?)의 구성원으로서 인정을 해야 했다. 복직을 이번에 했을 때의 리스크는 만 두 돌까지는 엄마가 키우는 게 좋다는 소아과 의사들의 말에도 불구하고 어린이집을 돌 이전에 보내는 일이다. 반면에 복직을 하게 되면 앞으로 3-4년간은 출퇴근 거리가 가까워서 이찬이를 돌봐줄 시간과 체력이 충분하다. 또한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겨서 둘째 준비를 바로 시도할 수 있다. 물론 자산도 플러스를 계속 시킬 수 있다. 너무 늦지 않게 동생이 생기는 점, 그리고 가정 경제가 빡빡하지 않을 현실이 이찬이에게도 유익하리라는 판단이 들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이찬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서 힘들 순간들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후회하지 않을 수 있겠다.  


 이찬이를 계속 돌봐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고 독립적인 가족 구성원으로 시점을 바꾼 뒤, 내가 스스로 납득이 되는 결정을 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끊임없는 선택의 순간들이 있을 텐데 시각을 전환해서 생각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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