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놓고 잠들 수 있다는 거 참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제주의 힘찬 바람에 꺾이지 않고 한발 한발 내디뎌 길들을 헤쳐서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 도착해 1:9로 가르마 타버린 앞머리를 정리할 때 안도감을 느끼는 것처럼 흔들리고 흔들리는 마음이 멈추고, 깊은 잠에 들 수 있을 것 같은 안도감이 드는 것도 참으로 쉬운 길이 아니다.
어렸을 적부터 좁은 집에 항상 가족들과 옹기종기 모여 잠든 게 습관이 되었는지 20대가 되어 내 옆에 누군가 없이 잠이 들어야 할 때 쉽게 잠들지 못했다. 나말고 다른 누군가의 숨소리가 들려야 안도감을 느꼈던 걸까... 따뜻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에 기가 막힌 날에도 옆에 누가 없으면 마음을 놓고 잠들 수가 없다.
강아지라도 옆에 있어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