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꿈 May 17. 2021

유아교육에 몸담고 싶은 이유

 여태까지 내가 들었던 유아교육과 혹은 동일계열학과로 진학한 많은 학생들의 학과 선택이유는 '아이들을 좋아해서'였다. 아니면 나처럼 누군가의 권유로 인해서이거나 점수에 맞춰서 진학했거나.


 현직 교사들은 알 것이다. 정말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오래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그만큼 책임감과 사명감, 또 인내심이 필요한 일이다.


 생전 아이들 눈높이에서 생각해본 적도, 아이들을 특별히 좋아했던 것도 아닌 내가 이렇게 유아교육현장에 오래도록 몸담고 싶어진 것은 왜였을까.


 어제도 어김없이 유튜브 알고리즘을 따라가다가 대뜸 안젤리나 졸리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인 안젤리나 졸리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이야기를 말이다.


 어린 시절이 불행했다고 해서, 평생이 불행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안젤리나 졸리.


 그가 아이들을 보살피고 입양하며 봉사활동에 힘 쏟기 시작한 이유는 아마도 아이들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을 투영하고, 또 그들로부터 위안을 얻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아이들이 있기에 졸리는 더욱 유의미한 생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이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나 또한 유아교사로 오래 남고 싶은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나 또한 아이들의 모습에서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게 되었고, 또 그들의 부모님을 통해서 나의 부모님을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금의 아이들이 그 시절 어린 나에 비하면 얼마나, 일찍부터 많은 것을 깨닫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나는 교사이지만, 단지 아이들을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주고 버팀목이 되어줄 뿐 내가 앞장서서 어딘가로 이끌고 싶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는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스스로 찾을 수 있고, 또 앞으로 나아갈 힘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내가 지나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친구들과 있었던 다툼도, 조금 억울하게 혼났던 기억도, 성적표 때문에 우물쭈물했던 날도, 사소한 일에도 울먹였던 여린 마음도  지나고 아무것도 아니었다.  순간순간들을  흘려보내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지금의 나는 훨씬  나은 사람이 되어있으니까.


 그러니까 우리 아이들도 이런저런 일들을 겪겠지만 그저 그럭저럭, 잘 넘겨가면서, 지나고 보면 별 거 아니었네, 하고 생각하는 그런 어른으로 성장해갔으면 한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아주 많은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넘어져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심어주고 싶다. 그렇게 선생님은 함께할 거다, 앞으로도 쭉-!

매거진의 이전글 2년제 전문대에서 공립유치원 임용고시 합격까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