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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꿈 Feb 07. 2022

공교육과 사교육에 대한 한동안의 고민들

 공립유치원 교사가 되고, 조금 더 넓은 지역단위에서 동료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알고는 있었지만 외면하고 있었던 현실을 조금 더 차갑게 깨달았다.


'교육격차'


 최근 나온 신문기사들만 보아도 그렇다. 교육격차는 곧 소득격차로 이어지고 이는 곧 자녀세대에도 대물림될 수밖에 없는 사회적 구조 속에서 살아가는 현실이다.


 도심의 아이들은 학교교육에 더해 사교육까지 받지만 상대적으로 외곽지역의 아이들은 학습적 경험의 기회가 적어 교육격차가 벌어진다. 아마도 많은 선생님들이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애쓰고 계실 것이다.


 아무리 공교육 강화를 외쳐도 사교육 시장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다. 세월이 흘러도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교 성적을 받고, 수능을 치르며 대학을 갈 것이기 때문이다. 대학과 기업 간의 상관관계도 더 말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한동안 회의감이 들었다. 어차피 다 성적과 대학인 걸 학교의 존재는 무엇에서 의미가 있을까 하고.


 그래도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오로지 학교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학생회장 선거라든지, 교내에서 진행하는 각종 행사와 대회들, 그리고 어린 시절 학교에서만 형성할 수 있는 순수한 우정관계와 같은 것들 말이다. 이 안에서 아이들은 알게 모르게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자존감을 형성하며, 인간관계는 어떻게 맺는지 등을 배운다.


 나 또한 그렇다. 학교에서 뭘 배웠지?라는 생각을 갖다가도 알고 보면 학교가 아니었으면 경험하지 못했을 많은 배움들이 있었다.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지만 어쨌든 이런 폭풍 안에서도 학교의 가치는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들기도 했다.


 사교육은 그 외로 하는 선택사항이다. 단지 사교육이 지향하는 바는 공교육과는 달리 학생의 행복과 성장성보다는 높은 성적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높은 성적, 상위권 대학을 더 많이 보낼수록 그 학원의 명성은 높아지기 마련이니 철저히 시장의 원리를 따른다.


 그러니 학교에서는 성적관리 외에 그 아이를 조금 더 가깝게 마주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어쩌면 그것이 학원 선생님보다는 학교 담임선생님이 더 기억에 남는 이유일 것이다.


 나도 부모가 된다면 아이에게 충분한 환경을 조성해주고 싶고,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물론 높은 성적이 행복과 비례하지는 않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아이가 조금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사회에 적응해 살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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