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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꿈 Sep 19. 2023

우리는 선생님입니다

교사의 이야기로 슬픔과 혼란이 가득한 요즘.

나 또한 이래저래, 문득문득 많은 생각이 스치곤 한다.


이러한 와중에 우리 아이들 생각을 하다 보면

나는 꼭 어린 왕자의 장미꽃 생각이 난다.

장미꽃과 유리덮개 말이다.

어린 왕자에게 바람막이가 있냐며 퉁명스레 굴면서도 어린 왕자의 별을 향기롭게 해 주던 장미꽃 말이다.

어린 왕자는 장미꽃의 그 퉁명스러움과 얕은꾀조차도 자신을 향한 관심과 애정이었음을 깨닫는다.

어린 왕자는 자신의 별을 떠나기 전, 장미꽃에게 유리덮개를 씌워주려 하지만 장미꽃은 말한다.

“밤의 서늘한 공기는 내게 유익할 거야. 나는 꽃이니까. “

“나비를 알고 싶으면 두세 마리의 쐐기벌레는 견뎌야지. “


아이들은 꼭 장미꽃 같다.

때론 말썽꾸러기, 잔꾀를 부리기도 하지만 모든 아이들은 어른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만큼 행복을 느끼게 해 주는 존재이다.

이런 장미꽃 같은 아이들에게 바람과 짐승을 막아주는 유리덮개를 씌워주는 것이 올바른 방법일까?

만약 장미꽃에 유리덮개를 씌운 채 그대로 둔다면 금방 시들고 말 것이다.

유리덮개를 씌운 장미꽃보다는 화단에 아름답게 핀 장미꽃이 더 찬란하지 않을까?

비록 비바람을 맞고, 곤충이 습격할 때도 있겠지만 밝은 햇살과 신선한 공기를 쐬면서 더욱 빛이 나지 않을까?


모든 사람들은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길 바란다.

그래서 때로는 부정적인 감정이나 상황을 이겨내 보고 격려받는 경험도 필요한 것이다.

마음이 단단해져야 훗날 아이들이 부딪히게 될 세상에서도 잘 이겨내고 견뎌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어른들이 평생 동안 아이들의 유리덮개가 되어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어린 왕자가 별을 떠난 것처럼

언젠가 우리 아이들은 어른들 없이 스스로가 어른이 되어 살아가야 할 날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은 그것을 알기에 교육이 교육답게, 학교에서의 경험이 아이들 삶에 있어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애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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