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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의도 오빠 Dec 21. 2020

'소프트뱅크(SOFTBANK)', 자진 상폐하나

일본의 IT 및 투자기업 '소프드뱅크(SOFTBANK)'가 증시에서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지난 12월8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의 회장이 '스퀴즈아웃(Squeeze Out)'의 방법으로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스퀴즈아웃은 지배주주가 지배주주 이외 주주들의 지분을 공개매수를 통해 모두 사들인 뒤 해당 기업의 상장을 폐지하는 방법입니다.


손정의 회장은 스퀴즈아웃이 가능한 상황이 될 때까지 소프트뱅크의 지분을 매수해야 합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손회장은 약 2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손회장이 1년 이상의 시간을 두고 회사의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입하는 ‘슬로우번(Slow-burn)’ 방식의 새로운 매수 전략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죠.


일본 증시 규정상 자사주 매입은 기존 주주에게 25% 정도의 프리미엄을 지급해야 합니다.


그러나 슬로우번 방식으로 주식 매입을 할 경우 회사 측이 주가가 내릴 때 자사주를 매입해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점은 손 회장의 지분율이 66%에 도달하면 다른 주주로부터 미보유 지분을 매입할 권리가 발생해 프리미엄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자진 상장폐지 소식이 노출되자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4월 주당 12,000엔이었던 소프트뱅크그룹의 주가는 경영악화와 코로나19 등으로 끊임없이 하락해 올해 2020년 3월에는 2,600엔까지 폭락합니다.


추락 후 서서히 상승하던 소프트뱅크그룹의 주가는 상폐설이 보도된 직후인 12월9일에는 5.57%, 12월10일에는 10.91% 상승해 주당 8,300엔을 돌파했습니다.


보통 자사주매입이나 사내 지분싸움 등이 발생하면 주식 매수세가 강해져 주가는 상승하죠.


손회장이 자사주 매입 의지를 보이자 소프트뱅크의 주가 상승에 강한 탄성이 작용했나 봅니다.


그럼 왜 손정의 회장은 어렵게 상장한 회사를 자진 상장폐지하려는 것일까요.


사실 소프트뱅크의 상장폐지설은 과거에도 제기된 바가 있습니다.


지난 2015년에 처음으로 제기되었는데요.



당시 소프트뱅크는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를 매수한 뒤 손실이 확대되면서 시가총액이 670억달러(약73조6,600억원) 아래로 주저앉기도 했었습니다.


이때부터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가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저평가받는 상황에서 유통 중인 주식을 매입해 상장폐지한 뒤 비공개 기업으로 회사를 보다 자유롭게 경영하고자 했던 것이죠.


기업을 경영하는데 있어 외부 주주들의 입김이나 특정 세력의 의도적인 경영방해행위가 상당하죠.


일본증시 시가총액 2위(약185조5,700억원)인 소프트뱅크도 외부요소들에 의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나 봅니다.


비슷한 이유로 전기차기업 '테슬라(TESLA)'도 자진 상장폐지를 계획한 적이 있었죠.



2018년8월18일 일론 머스크CEO는 과잉한 공매도 세력에 분노하여 상폐 후 비공개 기업전환을 고려하고 있다고 내뱉었습니다.


물론 에피소드로 끝났지만 그만큼 상장된 기업들은 기업의 성장성과 펀더멘탈이 아닌 외부적 요인들로 인해 희노애락을 겪고있음을 방증하는 사건이었죠.


올해 2020년들어 코로나 판데믹으로 소프트뱅크의 주가가 50% 가량 폭락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의 기업공개(IPO) 불발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으로 10억 달러(약1조995억원)가 넘는 손해를 보기도 했었죠.


그 여파로 작년 11월에는 소프트뱅크의 38년 역사상 최대 분기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공개매수에 필요한 자금이 줄어들었고, 이에 손정의 회장은 상장폐지에 대한 의지를 더욱 불태운다는 전언입니다.


실제로 소프트뱅크는 상폐를 위한 현금 확보를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올해 자산 매각을 통해 800억달러(약 86조7,52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습니다.


이미 1조3,500억엔(14조54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였고, 내년 6월까지 추가로 1조5,000억엔어치(15조6,156억원)를 매수할 것을 밝히기도 했죠.


최근 손 회장은 최근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인 ARM을 엔비디아에 약40조원에 매각했습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 지분 등도 처분하였습니다.


또한 최근 12월11일에는 현대차그룹이 소프트뱅크 소유의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9억2100백만달러(약1조57억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자사주 매입을 위한 현금 확보 과정으로 엿보입니다.


손회장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소프트뱅크가 비상상황을 대비해 약88조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아마도 상장폐지를 위해 비용을 마련한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했을지도 모릅니다.


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가 비상장사 전환을 위한 지분 매입에 필요한 현금을 약 1,000억달러(108조7,400억원)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소프트뱅크의 비공개 회사 전환은 그동안 몇 차례 검토되어 왔었습니다.



과연 소프트뱅크의 상장폐지가 실제로 이뤄질 수 있을까요.


기업의 상폐를 논해야하는 이 상황이 아이러니할 뿐입니다.




"누군가를 다시 만난다는 것이 습관처럼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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