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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혁렬 Jul 15. 2019

[Review] 변화의 시작? 프리시즌 첫 경기 분석.

19/20 미리보기 1탄.


# 전체적인 이야기, 개선된 빌드업 시스템

 여전히 매끄럽다고 하긴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빌드업 시스템이 개선된 느낌입니다. 이미지 파일이 따로 없는데, 가볍게 얘기하면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패스 루트와 쇄도할 공간을 열어주는 오프 더 볼을 기반으로 한 빌드업 방식이죠. 선수들의 킥력/ 패싱력에 대한 의존보다는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공을 전개시키는, 어찌보면 패스 능력이 아쉬운 맨유 센터백들에게 적합한 방식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스트라이커와 10번이 번갈아가면서 후방으로 순간적으로 내려와주고 한 차례 볼을 받아주죠. 이 때, 다른 공격선수들은 전진하면서 상대 수비를 뒤로 밀어냅니다. 이 공간을 3선 자원인 페레이라 혹은 포그바가 전진하며 활용하였죠. 또한 후방에서 최초 빌드업을 시도하는 상황에서도 3선의 한 선수가 꾸준히 후방으로 내려와주며 '라볼피아나' 대형을 갖추는 등, 패스 루트 확보에 힘썼습니다. 시원시원한 롱패스가 있던 빌드업은 아니지만, 후방에 가세해주는 타이밍에 맞춰 후방 선수는 한 칸 전진하는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패스 루트 작업을 꾸준히 이어갔죠.

  솔샤르가 최초 부임했을 때에도, 이러한 빌드업 시스템을 보여줬었는데 프리시즌 첫 경기에서 좀 더 매끄럽게 운영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10번 선수들이 순간 3선으로 내려올 떄, 치고 올라가는 보다 공격적인 볼란치 (페레이라/포그바) , 와이드한 움직임을 고집하지 않고, 중앙으로 좁혀 들어오기도 하는 풀백들. 그러한 풀백들과 유기적으로 스위칭하며 기본적으론 와이드한 움직임을 가져가지만, 풀백이 측면에 넓게 포진하면 좁혀들어와서 플레이한 윙어들까지.

  전체적으로 피치를 골고루 사용한 느낌이 강합니다. 공격의 활로는 좌측에서 아직까진 많이 만들어진 느낌이 있긴 하지만, 우측을 극단적으로 포기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볼 배급, 선수 포진도 피치 구석구석 활용한 느낌이죠.


전체적인 느낌은 이정도만! 조금 요약하면


1) 허리라인을 중심으로 올라가고 - 내려가는 플레이로 공간 창출을 훌륭히 했다.


2) 그렇게 생긴 공간을 직접 쇄도하거나, 패스 앤 무브를 통해 빌드업도 꽤 개선되었다.


3) 기본적으로 윙어들이 와이드하게 포지셔닝하며 피치 구석구석을 최대한 밸런스있게 활용하려는 시도를 보였다. 


# 전반전, 빛났던 허리라인


  후반전과 완벽하게 비교하긴 어렵습니다. 상대가 전반전에 더 눌러앉은 경향이 분명 있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전반전이 더 안정적이면서 밸런스가 좋았다고 느꼈습니다. [마샬-린가드-마티치-존스] 로 이어지는 허리라인이 꽤 인상적이었던 전반전이었죠. 


  마샬은 자신이 스트라이커로 기용되었을 떄 장점을 잘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확실히 간결하게 내주는 원터치 패스와 기본적인 터치가 인상적이죠. 연계력이 현 맨유 스쿼드의 스트라이커 옵션 중에선 가장 좋아보입니다. 또한 좁은 공간에서 보여주는 능력도 발군이죠. 


  개인적으로 전반전에 린가드 대신 마타였다면 마샬이 한 건 했을거란 생각도 들긴 했습니다. (물론 다른 밸런스가 깨졌을 가능성도 있겠죠.) 다만, 전반전에 뭔가 답답했던 부분은 마샬과 함께한 양 날개가 '윙 포워드/ 스트라이커' 로서의 역량이 부족했다는 부분이죠. 마샬이 마치 제로톱처럼 순간 본인이 내려오며 어그로를 끌어주거나, 측면으로 빠졌을 때 박스안에서 움직임을 가져가주는 선수가 너무 없었습니다. 


  만약 포그바라도 있었다면 포그바가 쇄도했을텐데, 전반전의 선수들은 박스에서 재미를 보는 스타일이 아녔죠. 조금 조합적으로 아쉬움이 있었지, 마샬의 스트라이커 (제로톱) 기용은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린가드는 본인이 왜 10번으로서 기용되는지 그 이유를 꽤 잘 보여줬죠. 3선으로 내려가 빠르게 2선으로 볼을 몰고 전진하는 모습. 그 외에 키패스나 마무리는 조금 아쉽지만, 양 날개가 보다 파괴적인 선수들이었다면 린가드의 이런발 빠른 트렌지션은 팀에 큰 활력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부지런히 움직이며 압박하며 중원 싸움에도 기여했죠. 


  마티치는 지속적으로 후방의 센터백 혹은 한 명의 풀백과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후방에 3명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체적인 피치를 컨트롤 한 선수가 있다면 마티치라고 생각하네요. 전방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후방에서 적절하게 압박하며 상대를 훌륭히 차단했습니다. 물론 페레이라도 성실히 움직였고, 전체적으로 후방 포백 라인이 높게 유지되며 뒤도는 상대를 계속 압박한 것이 유효했죠. 


  필존스는 포백 라인을 전체적으로 훌륭히 컨트롤했습니다. 끊임없이 수신호를 주고, 공간을 커버하며 허리 라인을 든든히 했죠. 튀앙제브가 스토퍼처럼 상대 한 명 붙잡고 막아섰다면 필 존스는 보다 커맨더처럼 경기를 소화했습니다. 물론 그의 커맨딩이 좋다/안좋다 를 이 경기로 논하기엔 분명 무리가 있겠지만, 어쨋든 존스-튀앙 조합은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전반전에서 아쉬운 부분이라면, 역시 상대가 너무 내려 앉은 상황에서 양 날개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제한되었다는 부분이겠죠. 나름 세밀한 움직임으로 활로를 만들기도 했으나, 후반전의 공격진보단 조금 부진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우측' 에 대한 문제가 여전히 느껴진 부분도 아쉽죠. 공교롭게도 총/제임스 모두 왼쪽에서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총의 경우에는 우측보다 좌측에서 더 예리한 움직임을 보여줬죠. 하필 또 우측보다 좌측에서 두 선수가 모두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이 경기에서 가장 큰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겠죠. 



# 후반전, 조금은 헐거웠던 후방.





  상대가 보다 공격적으로 나서서 그런가? 전반전에 비해 후방과의 간격 유지가 조금 어려워보였고, 수비 전환 빈도도 더 많았다고 느껴진 경기였습니다. 그 와중에 완 비사카의 태클링은 기가막혔죠. 스몰링과 로호 모두 보다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시도했고, 루크 쇼는 약간의 타박상을 당한듯합니다. 


  포그바는 후반전 초반에는 좀 더 경기의 균형을 가져가기 위해서 공격 가담을 자제하고, 우측에서 위치했지만 결국 점차 올라가며 왼쪽과 10번 위치에서 뛰기 시작했죠. 나쁘진 않았으나, 그 여파로 중원이 헐거워진 부분은 분명 있었다고 봅니다. 그래도 포그바도 부지런히 움직여주고 특히나 후방에서 빌드업을 시도할 때 한 차례 받아주고 볼을 앞으로 전진시키는데 크게 관여했습니다. 포그바가 빌드업에 지금처럼 꾸준히 관여한다면 생각보다 빌드업 과정이 더 빠르게 매끄러워질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상대를 강하게 가둬놓고 공략할 때에는 로호가 정말 좋다는 생각도 드는 경기였죠. 로호는 수비적인 팀보다는 라인을 올리며 센터백도 공격에 영향력을 주는 축구를 구사할 때 더 적합한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부상이 관건이겠지만, 적어도 오늘 경기에서 센터백들은 무한경쟁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볼 수 있겠네요. 


  앙헬 고메즈와 그린우드는 재기 넘치는 움직임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앙헬 고메즈는 말도 안되는 밸런스와 볼 컨트롤로 자신이 성인 무대에 대한 준비가 되었음을 보여줬죠. 물론 상대가 EPL 수준은 분명 아니지만, 앙헬 고메즈는 차기 시즌에 더 기회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고메즈도 현재 맨유에는 없는 느낌의 선수죠. 정말 세밀한 드리블을 구사하면서도 10번처럼 찬스를 창출하는 유형. 꽤 메리트 있는 옵션이라 생각합니다. 


  마타는 자신이 왜 이 팀과 재계약을 했는지 그 가치를 일단은 보여줬습니다. 확실히 10번에서 한 번의 터치와 패스로 창의성을 보여주는 선수들은 보는 맛이 좋죠. 오늘도 마타가 만들어준 찬스들은 시즌 중에 맨유를 상대로 내려 앉은 팀을 상대할 때, 그가 얼마나 메리트 있는 선수인지를 상상하게 만들어줬습니다. 확실히 린가드와 마타는 성향이 너무 다릅니다. 선발 린가드 - 교체 마타. 만약 이기고 있다면 마타 대신 활동량이 더 많은 선수를 넣는 등, 감독 입장에서는 선수 기용의 폭이 넓어지는 부분이 꽤 긍정적이겠죠. 


  래쉬포드도 부지런히 움직이며 마샬처럼 같은 팀원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인상적인 부분을 보였으나, 만약 래쉬가 전반전이고 마샬이 후반이었다면? 전 오늘의 주인공이 마샬이었을거라 생각합니다. 마샬과 래쉬는 보다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니면, 마샬이 스트라이커로 공간을 열어주고, 이를 왼쪽 윙포워드로 기용된 래쉬가 마무리하는 공존 체제도 괜찮아 보이네요. 


  솔샤르가 이 둘을 경쟁 관계로 볼 것인지, 공존 관계로 볼 것인지 이 부분도 다음 경기에서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글을 마치며,


  전반과 후반의 느낌이 꽤 달랐고, 선수가 전부 교체되었기 때문에 내용이 꽤 많네요. 그래도 다음 글은 보다 간결하고, 가독성 있게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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