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첼시 vs 맨유 리뷰, 맨유 관점에서 문제는 분명 보였다.
솔샤르의 유나이티드가 4:0 이라는 큰 스코어 승리로 긍정적인 시즌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결과만 봤을 땐, 유나이티드가 상당히 압도한 경기로 보이지만 실제 경기의 양상은 그러하지 않았죠. 분명 유나이티드의 대승 속에서 제 눈엔 유나이티드가 해결해야할 문제가 보였습니다.
즉, 완벽한 경기는 절대 아니였다는 부분이죠. 그럼에도 4대0이란 결과가 나온 이유를 먼저 얘기해보고 싶군요.
솔직해집시다. 이 경기는 맨유가 졌어도 이상하진 않았을 경기입니다. 이유는? 경기가 터졌기 때문이죠. 즉 승부를 가른 가장 큰 요인을 제게 뽑으라면 전 '운' 을 말할겁니다. 솔직히 운이 따른 경기였습니다. 물론 여기서 질문이 하나 생기겠죠. 아무리 운이라고 해도, 어떻게 4대0이란 큰 격차가 나오는가?
그 이유는 양 감독이 꺼내든 카드가 상당히 유사했기 때문입니다. 두 감독의 기본적인 전술 스타일도 유사합니다. 강하게 압박하고 라인을 높이며 빠른 속도로 전환하여 상대를 공략하는 방식이죠. 약간의 차이라면 '정도' 겠죠. 램파드가 솔샤르에 비해 더 큰 리스크를 짊어지고 더 큰 리턴을 바라는 성향이 강합니다.
양 감독은 위처럼 성향도 유사한 상황에서 해당 경기를 앞두고 꺼내든 카드 또한 유사했습니다. [4-2-3-1] 을 택했으나, 중원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하여 2선에 윙어 2명 대신, 보다 중앙지향적인, 10번에 가까운 선수를 2명씩 기용했습니다. 첼시는 2선에 [ 바클리- 마운트-페드로] 를 기용하여 중원에 [바클리 -마운트- 코바시치- 조르지뉴] 4명의 선수가 관여하였고, 맨유는 2선에 [ 래쉬포드- 페레이라- 린가드] 를 기용하여 중원에 [ 페레이라- 린가드- 맥토미니- 포그바] 4명의 선수가 관여하였죠.
그리고 이후의 노림수도 명확했죠. 60~70분, 서로의 스테미너가 슬슬 떨어질 시점에 벤치에 있는 스피드스터를 통해 지친 상대의 풀백을 완벽히 무너트린다. 첼시는 벤치에 프리시즌 에이스 퓰리식을 보유하고 있었고, 맨유는 다니엘 제임스를 앉혔죠. 맨유는 그러려니 하더라도, 램파드가 사실상 프리시즌을 견인한 퓰리식을 벤치에 앉힌 선택은 그 노림수가 명확했기에 가능한 판단이라 생각합니다.
이처럼 유사한 노림수, 유사한 컨셉을 꺼내들었기에 그 어떤 경기보다 선제 득점이 중요했습니다. 서로 라인을 높이는 축구를 구사했기 때문에 선제골을 내주게되면 더 리스크를 짊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자연스레 연출되기 때문이죠. 지고 있는 팀은 더 압박하고 더 공격에 치중하여 최대한 빨리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길 원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 과정에서 본래 준비한 상황보다 더 빠르게 스테미너가 소모되게 되죠.
다시 요약하자면 선제골의 스노우볼이 너무 큰 매치였습니다. 먼저 실점을 한 팀은 더 뛸 수 밖에 없고, 후반전에 상대보다 지치는 타이밍이 빨리 올 수 밖에 없으며 이는 갈수록 활동량과 압박의 강도에서 차이가 발생하며 뒷 공간의 리스크는 점점 커지는 것을 의미하죠. 즉 첼시는 너무 빠르고 허무하게 선제골을 내줬으며 이를 최대한 빠르게 되돌리기 위해 전반전에 자신들을 쏟아 부었지만 골대 불운과 데 헤아의 선방에 번번히 막히며 보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후반전에 임했고, 이런 상황에서 결국 맨유의 카운터를 억제하기 점점 어려워졌죠.
이 상황은 반대가 될 수 있었습니다. 타미의 골대를 때린 슛이 선제골로 기록되었다면 맨유가 끌려다니며 자신들의 스테미너를 소모하고, 후반전 교체 투입된 퓰리식에게 속수무책으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였겠죠. 축구에 만약이란 것이 무의미하고 '운' 도 실력이라는 주장은 이해하지만, 이 경기는 운을 배제하고 분석하기 어려웠음을 경기를 보신분들은 충분히 공감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센터백, 나아가 포백라인입니다. 모든 포지션을 종합해도 이 센터백 듀오의 차이가 경기에서 너무 큰 차이를 만들어냈습니다. 맨유의 두 센터백은 전진에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또한 본인들이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라인을 높여 3선의 뒷 공간을 커버했습니다. 특히 매과이어는 전진한 루크 쇼의 뒤를 확실하게 커버해주면서 3선과 양 풀백이 후방으로 복귀할 시간을 (Negative Transition) 충분히 확보해줬습니다.
물론 타미와 페드로, 마운트의 오프 더 볼에 흔들리는 모습도 보여주긴 했으나, 센터백 두 선수가 번갈아가며 타미를 대인방어하고 나머지 선수는 공간을 제어하는 뛰어난 호흡을 보여줬습니다. 센터백들도 함께 리스크를 감수하기 때문에 팀 전체적으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던 유나이티드에 반해, 첼시의 센터백 듀오는 이런 판단에서 아쉬움을 보였습니다.
첫 선제 실점으로 위축된 영향일까요? 그들은 첼시의 3선과 함께 전진하지 않았습니다. 라인 자체는 높았으나 하프라인 이상으로 압박을 가하진 않았죠. 물론 하프라인 이상으로 올라오는 플레이는 오프사이드 라인이 없어지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하지만 Attacking Final 3rd 까지 강하게 압박하는 3선과 달리 첼시의 센터백 듀오는 하프 라인 위까지 올라가지 않았기 때문에 맨유의 2선에게 상당히 넓은 공간이 발생했습니다.
기본적으로 3선과 포백 라인이 애워싸야할 공간이 센터백의 소극적인 압박으로 간격이 지나치게 넓어졌고, 페레이라와 린가드는 이 공간을 편히 뛰어다녔죠. 이런 과정에서 3선의 조르지뉴와 코바시치는 보다 더 뛸 수 밖에 없었고 이는 후반에 기동성 저하로 이어졌습니다. 상대적으로 포그바와 맥토미니는 본인들의 기동성을 90본 내내 유지할 수 있었지만 조르지뉴(이후 교체) 와 코바시치는 3대0까지 몰린 상황에서 기동성이 현저히 떨어졌죠.
빌드업 과정에서도 사소한 실수가 있던 첼시의 센터백, 그들은 팀적인 리스크를 함께 감당하지 못했고 이러한 부담은 3선에게 전이되어 이후 기동성의 차이를 야기하며, 결국 후반 말미에 수비과정에서 3선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이어졌죠. 본인들이 3선을 초반에 돕지 못했던 것이 부메랑이 되어 후반전 3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돌아왔습니다.
요약하자면,
1) 경기가 일찍 터졌다.
2) 타미의 슛이 골대에 맞고, 래쉬포드의 PK가 선제골이 되며 경기가 생각보다 크게 기울었다.
3) 첼시는 후반 갈수록 힘들 것을 알고 전반에 쏟아 부었고, 좋은 찬스가 있었으나 결국 결실을 맺지 못했다.
4) 이런 과정에서 양 팀 센터백의 적극성 차이는 이후 3선의 기동성 차이를 야기했다.
5) 후반전 첼시의 2선과 3선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쳐버렸다.
6) 결국 경기는 보다 맨유에 확실하게 기운 결과로 끝나버렸다.
정도로 매듭지을 수 있겠네요.
전술적으로 보다 Aggressive한 축구를 구사했고, 수비적으로 더 단단해졌던 부분도 긍정적이지만 맨유가 전술적으로 승리한 경기라고 평가하긴 어렵습니다. 진짜 운적인 요소가 크게 관여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긍정적인 부분은 역시나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태도겠죠.
이런 태도를 보여주는 장면이 참 많았지만 대표적인 두 장면은 선제골 PK 얻는 과정과 파울로 Play가 잠시 중단된 상황임에도 공을 바라보는 포그바의 모습이죠. PK를 얻는 장면은 다들 질리도록 보셨죠? 페레이라의 역습 과정에서 조르지뉴가 의도적으로 페레이라를 잡아 당겨 플레이를 끊으려고 했죠.
이 때 인상적인 장면은 린가드와 래쉬포드가 끝까지 앞을 봤다는 것입니다. 작년의 두 선수였다면? 심판에게 항의했겠죠. 양 팔을 벌리고. 진짜 그랬을거에요. 작년의 두 선수는 정말 태도가 엉망이었으니까. 오죽하면 발렌시아도 승질을 냈겠습니까;;
그러나 이번 경기에선 끝까지 공에 집중했습니다. 플레이를 끝까지 이어갔고, 0.1초라도 파울로 인지하고 발걸음이 멈춘 첼시와 달리 래쉬포드와 린가드는 공을 보고 플레이를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PK를 얻어냈죠. 그 자리에서 멈췄다면? 그냥 먼 거리에서 프리킥을 얻고 끝날 장면이었으나, 두 선수의 개선된 태도와 근성으로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선제골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포그바의 태도는 아무래도 움짤을 첨부해야겠네요.
이 장면에서 파울로 끊은 이후 포그바의 시선을 잘 봐주시길 바랍니다.
보다 클로즈업이 된 상황, 포그바가 코바시치에게 손을 뻗으면서도 시선은 코바시치를 향하지 않습니다. 그는 무엇을 보고 있을까? 다시 첫 움짤을 봐보죠. 이번엔 공을 봐주세요, 공이 어디로 빠지는지.
이제 이해가 되셨겠죠? 포그바는 파울을 한 상황에서 끝까지 공을 주시했습니다. 혹여나 상대가 빠르게 볼을 반칙 지점으로 전달하고 Play를 속행할 수 있기 때문이죠. 되게 사소한 부분이죠. 그런데 포그바는 이 상황에서도 계속 플레이를 신경쓰고 있었습니다. 이런 사소한 장면에서도 포그바의 훌륭한 태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너무나도 바라던 모습, 정말 선수들이 집중하는 모습. 이런 장면들이 맨유가 첫 경기에서 보여준 긍정적인 모습이며, 이런 장면들은 예시 제외하고도 꽤 있었습니다.
이토록 긍정적인 경기에서 제가 발견한 문제점은? 왼쪽 수비입니다. 많은 분들이 루크 쇼의 폼이 안좋았음은 아실겁니다. 그리고 실제로 루크 쇼는 공격 가담 과정에서도 판단에 아쉬움을 보였습니다. 분명 프리시즌에 비해선 조금 몸이 무거운 모습이였죠. 그러나 전 루크 쇼가 이 경기에서 '범인' 이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가 폼이 좋았어도 맨유 전술의 구조적인 문제가 분명 있었고, 이는 루크 쇼가 홀로 감당할 영역은 아니기 때문이죠. 많은 분들이 루크 쇼가 폼이 좋지 않아 매과이어가 넓은 영역을 커버해야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분명 사실이죠. 그러나 그 이전에 루크 쇼가 짊어진 리스크를 조금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건 Switching입니다.
솔샤르는 공격적인 옵션으로 마샬-래쉬포드의 스위칭을 택했습니다. 즉, 왼쪽 윙어와 최전방 공격수가 지속적으로 위치를 바꿔가며 상대를 공략했고, 경우에 따라 래시포드는 2선 보다 더 높게 올라가 마샬과 부분적인 투톱을 이루기도 했죠. 공격적으론 꽤 유연한 부분 전술을 구사했는데, 수비적으로는 그러지 않았던 것이 루크 쇼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날 왼쪽 측면 수비는 루크 쇼- 래쉬포드가 담당했습니다. 래쉬포드는 수비 전환 때도 열심히 뛰며, 공-수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죠. 하지만 전 이게 오히려 함정이라 생각합니다. 래쉬포드는 분명 수비적으로 열심히 기여했지만, '적절히' 기여하진 못했습니다. 래쉬포드의 문제가 아니라 솔샤르의 전술적 융통성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죠. 래쉬포드가 전방에 있다가 다시 왼쪽 윙어 포지션으로 수비 전환을 하는 과정에선 너무나 당연히 시간차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이 짧은 시간차 동안 루크 쇼는 페드로 - 탄코와 2대 1 구도를 형성하게 되었죠.
맨유가 전체적으로 라인을 높이며 상대를 압박했기 때문에 루크 쇼도 대인 압박을 가했지만 이런 과정에서 마운트까지 합류하며 첼시가 수적 우위를 점하기 용이했습니다. 적어도 이런 부분은 래쉬포드의 잘못은 아닙니다. 차라리 솔샤르가 래쉬포드를 왼쪽 윙어와 공격수를 오가도록 전술적 선택을 했다면, 상황에 따라 수비 대형을 [4-4-2]로 가져가는 선택지도 분명 있었습니다. 2선의 10번에 위치했던 린가드 or 페레이라가 왼쪽을 커버해주고, 래쉬포드는 그 앞선에서 마샬과 전방을 압박하는 방식이죠.
하지만 맨유는 수비시 [4-5-1] 대형을 지속적으로 유지했으며 이런 과정에서 래쉬포드의 백업이 늦은 장면들이 연출되었습니다. 우리 눈에 래쉬포드가 빠르게 뛰어와서 수비가담을 해주는 장면들이 보였기에 " 와 래쉬포드 수비 가담도 열심히하네!" 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애당초 그의 위치였고 주어진 위치로 빠르게 뛰어갔다는 것 자체가 이미 수비적으로 공백이 생겼음을 의미하죠.
램파드는 마치 유나이티드의 라인업을 보고 스위칭을 예상한 듯 탄코를 통한 빌드업을 자주 시도했습니다.
위 장면은 첼시에게 압박을 가하지만 이미 키퍼를 포함한 전체 숫자에서 6 vs 4 로 열세에 취한 맨유입니다. 이럴 때 포그바가 같이 압박을 해줌으로서 페레이라 혹은 래쉬포드가 보다 왼쪽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포그바는 압박을 꾸준히 가져가진 않았습니다.
즉 이 때도 탄코는 노마크로 편히 있었고, 이를 부랴부랴 루크 쇼가 전진해서 압박을 가하는데, 이미 마운트와 페드로도 합류하는 상황이죠. 유독 왼쪽 센터백인 매과이어가 루크 쇼 뒤를 커버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 이유 또한, 맨유가 전체적으로 우측과 중앙에 압박이 몰리면서 탄코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고, 이를 커버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가 루크 쇼 였기 때문에 그가 계속 빨려들어가는 장면이 연출된 것입니다.
이렇듯 탄코를 통한 빌드업에 맨유는 루크쇼가 빨려 들어갈 수 밖에 없었는데, 이를 커버하는 맥토미니도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마운트는 끊임없이 영리한 움직임을 가져가며 맥토미니를 흔들었고, 맥토미니는 마운트의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맥토미니는 이 경기에서 중원에 활력을 불어 넣는 모습처럼 보였으나, 수비적인 기여에 있어선 아쉬움을 많이 보였습니다. 물론 상대 10번인 마운트가 너무나도 좋은 오프 더 볼과 연계를 보여주긴 했으나, 맥토미니는 공간도 선수도 통제하지 못하며 맨유의 좌측 수비에서 허점을 지속적으로 연출했죠.
해당 장면은 유나이티드가 첼시의 방향 전환에서 얼마나 허무하게 수적 우위를 내주는지를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공이 맨유 기준으로 우측에 있었기에, 왼쪽 전방 수비를 맡는 래쉬포드가 중원으로 들어오는 것은 이상한 장면이 아니지만, 이후 선택에 있어 탄코에게 너무 편히 공이 전달되게 하죠. 움짤의 마지막 부근에서 보실 수 있듯이, 마운트는 맥토미니를 따돌리고 루크 쇼에게 전력질주를 합니다.
즉 또 다시 루크쇼 vs 마운트 & 페드로 의 구도가 나오게 되죠. 이렇게 첼시는 자신들의 우측에서 지속적으로 수적 우위를 점하며 공략했으나, 맨유는 좌측 수비에 대한 커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맥토미니는 마운트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고, 래쉬포드는 탄코 혹은 페드로에 대한 1차 저지를 해주지 못했죠.
루크 쇼는 매과이어와 함께 첼시의 우측 라인에 부딪쳤고 이런 장면이 반복되면서 루크 쇼가 못해서 왼쪽이 흔들린듯한 프레임이 만들어졌습니다. 루크 쇼의 폼도 좋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왼쪽에 위치한 선수들의 수비 커버 자체가 좋지 못했고, 마운트를 필두로 본인들의 우측을 공략한 첼시가 날카로웠다고 볼 수 있겠네요.
제가 선정한 이 경기 최고의 장면입니다. 아래 움짤의 시작 장면인데요. 조르지뉴를 기점으로 우측을 공략하는 시점에서 맨유가 수적우위를 가져갔습니다. 마샬을 제외하더라도 맨유는 [페레이라- 맥토미니-매과이어-루크 쇼- 래쉬포드] 5명의 선수가 위치했고, 첼시는 기점인 조르지뉴를 포함하여 4명의 선수가 위치했죠. 절대 맨유가 불리한 수 싸움은 아니지만, 이 장면에서 맥토미니와 래시포드의 포지셔닝 그리고 마운트의 슈퍼 플레이를 볼 수 있습니다.
맥토미니와 매과이어 사이에 있는 노란색 신발이 마운트입니다. 마운트는 이 위치에서 매과이어를 우측으로 끼고 사선으로 뛰며 순간적으로 매과이어와 맥토미니를 홀로 묶어냅니다. 이 타이밍에 페드로는 루크 쇼를 가로막으면서 탄코에게 우측에 프리한 공간을 만들어주죠. 이 때 래쉬포드는 현 상황을 전혀파악하고 있지 못합니다.
자신이 커버해줘야할 탄코가 프리한 찬스를 맞이하는 시점, 페드로가 헤딩으로 볼을 돌려놓는 순간에도 그 자리에 있죠. 더욱 소름 돋는 부분은 마운트가 이렇게 순간적으로 매과이어의 시선을 끌은 것에서 끝나지 않고 컷백을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순간 쇄도했다는 사실입니다. 린델로프가 한 발 빠르게 마운트를 막아섰기에 마운트에게 슛팅을 허락하진 않았으나, 이 장면은 마운트가 얼마나 뛰어난 재능인지를 한 눈에 확인시켜준 이 경기 최고의 장면이었습니다.
맨유 입장에선 왼쪽 수비를 맡아줄 선수들의 수비 협업 능력이 현저히 부족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겠죠.
래쉬포드가 전방에 위치했을 때, 마샬과 수비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만약 래쉬가 전방에 강한 압박을 가했고, 이로 인해 앞으로 나아간 상황이라면 마샬이 빠르게 내려와야합니다. 그러나, 마샬도 어중간한 포지셔닝을 했고, 첼시에겐 꽤 큰 공간이 열립니다. 또 다시 탄코-페드로-마운트로 이어지는 플레이가 시작되죠.
루크 쇼가 페드로를 압박하다가 순간 탄코에게 전환하였고, 이 때 마운트의 움직임에 맥토미니와 매과이어가 빨려들면서 맨유의 왼쪽으로 무게가 쏠립니다. 순간적으로 아브라함이 맨유의 3선과 포백 라인 사이의 빈틈으로 이동해주면서 탄코의 패스를 받아주고, 페드로는 아브라함과 마운트의 움직임으로 열린 공간으로 쇄도하죠.
이후에 마운트는 충분히 상대의 시선을 빼앗은 후, 우측 하프스페이스 공간을 점유하며 바클리의 결정적인 패스를 받아냅니다. 물론 마지막 컷백이 좋지 않아 허무하게 찬스를 놓쳤지만, 첼시의 5~6명의 선수에 맨유의 2선 3선 포백 라인 모든 선수가 뒤 흔들리는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장면 또한 그 시발점은 왼쪽 최초 저지선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부분 때문이라 볼 수 있으며, 이는 솔샤르의 스위칭 전술이 지닌 양날의 검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제 눈에 보였다면, 프로의 세계에선 당연히 보였겠죠. 솔샤르는 만약 스위칭 전술을 고집할 것이라면, 적어도 왼쪽 최초 저지선을 루크 쇼의 전진이 아닌 10번으로 기용된 페레이라 혹은 린가드가 맡거나 아니면 왼쪽 볼란치로 기용되는 맥토미니가 좌측을 커버하는 형태를 구사하여 [4-4-2] 블럭을 최초 수비 대형으로 갖출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오랜만에 움짤을 첨부하다보니, 글이 꽤 오래걸렸습니다. 사실 이런 컨셉이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었는데 막상 쓰다보니 맘에 안들어서 지우고 새로 쓰기를 한 3차례 반복했네요. 그렇다보니 꽤 리뷰 칼럼이 늦어졌습니다.
이 점 양해를 구하며, 오늘도 읽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