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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제니 Jul 11. 2018

굿바이 인스타그램!

나를 '진짜' 사랑하기 프로젝트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에서


인스타그램이라는 세계는 우리 세대의 필수적인 혁명 - 하루의 밥 세끼처럼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숨겨진 맛집들의 무료 가이드, 좋아하는 연예인들의 일상 정보, 자주 보지 못하거나 멀리 있는 친구를 이어주는 연결고리 - 이 모두 다 인스타그램이 우리에게 주는 고마운 선물들이다.


나는 2013년 도에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5년 전 사진들을 훑어보니 꾸밈없는 나의 솔직한 모습에 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나름 나만의 색깔을 준다고 사진에 꽃무늬 장식으로 꾸며놓은 사진이 제일 눈에 띄었다. 그 사진은 나와 제일 친한 4명의 친구들과 놀러 갔을 때 찍은 사진이고 그때 그 순간이 너무 좋아서 올린 게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런데 어느샌가부터 나만의 이야기를 쓰는 것보다, 인스타그램의 트렌드라는 파도에 휩쓸려 허우적 되고 있었다. 인스타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보다 더 멋지고, 화려하고, 특별해 보이는 타인의 삶을 자꾸 내 것과 비교하고 경쟁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대책 없이 낮아지는 자존감은 일상화되었다. 설령 그렇게만 보인다는 것, 그들의 삶의 짧은 한순간 일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말이다. 


작년 까지만 해도, 나는 이 부정적인 감정들을 대처하기는커녕, 더욱더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 사회 속의 하나의 익명으로만 존재하는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을 SNS를 통해 증명하고, 반추하고 싶은 욕망이 점점 더 커졌다.

여행을 가면 그 장소의 문화와 역사를 담아가기 전에, '어느 각도에서 찍어야 남들이 보기에 멋진 사진을 남기고 갈까?'라는 생각을 먼저 하고, 사진을 올렸다가 반응이 시큰둥하면 내리거나, 다시 편집해서 올리기를 반복했다. 

포토앨범을 보면 똑같은 배경으로 몇 십개의 사진들이 있다. 일본에 가서 2017년도의 첫 개화를 반기는 대신 카메라를 향해 포즈만 취한 자신이 안타까웠다.  

그렇게 인스타그램은 내게 더 이상 즐거움이 아닌 공허함과 소외감만 주는 극한 노동이 되었던 것이었다. 나는 타인에게 증명하느라, 인정받으려고 하다가 불행해진 것이었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깜빡 잊은 채 목적지 없는 쳇바퀴 안을 정신없이 돌고 있었다.


다행히도 작년 6월, 나는 대학원 시험공부 준비를 하느라 자연스레 인스타그램을 멀리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었다. 지긋지긋한 팔로워 수, '좋아요'에서 벗어나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어플을 아예 내 핸드폰에서 지워버렸다. 그 순간 내 가슴속에 응어리진 무거운 불안함이 눈 녹듯이 녹아내렸다. 


1년 후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나만의 행복을 위해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25살이다. 인스타그램으로부터 해방된 나는 나만의 속도에 걸어가는 법을 배우고 실천하고 있다. 최근에 창업 조사와 그리고 맛집 탐방 목적을 위해 다시 인스타그램을 설치했지만 이제는 최대 5분 이상의 사용시간 안 넘기도록 시간제한을 만들었다. 나 자신을 아끼기 때문에 다시는 타인과 비교하며 비참해지는 늪에 빠질 걱정은 안 해도된다.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으며 내가 좋아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얻었고, 그리고 지금 나에게 주어진 오늘, 오늘의 24시간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는 정말로 일상에 감사할게 많다. 아침에 일어나서 먹는 따듯한 빵 한 조각, 밤새 우리를 시원하게 지켜주는 선풍기, 그리고 부모님의 식지 않는 사랑 - 전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작은 행복들을 하나하나 바라보니까 살고 있는 환경에 만족하고 감사하게 되었고, 하는 일에 더 많은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동기부여가 생겼다. '나는 이렇게 가진 게 많은데 못 할 게 뭐가 있지?'라고 대담하게, 그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열정을 가지고 새로운 일에 도전을 하며 (나는 법대 준비를 하면서 창업을 위한 공부를 시작했다), 자연스레 자신에 대해 더 깊이 알아가고 소중히 여기게 되었다. 오늘은 나 자신이 나의 제일 열정적인 팔로워이다.


독자들도 소셜미디어의 압박감에서 하루만이라도 벗어나서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물론 인스타그램에 의존하는 정도는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요즘 정신없이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사회에서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쯤은 '숨 쉬어'가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고 생각하다. 어느 시대보다 빨라지고 많아진 소통, 그 소통이 우리 자신의 의미와 실체를 잃어가게 하고 있지 않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인스타그램을 여는 대신 명상을 해도 좋고, 책 몇 페이지를 읽어도 좋다. 내 주변을 관찰하며, 스스로 사색하고 질문을 던지는 힘을 다시 길러보자. 답이 당장 안 보이더라도 그 질문 자체가 나의 본질, 또한 나만의 가치들을 찾아나가는 데의 소중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그럼 차차 가까이 있었지만 인지하지 못했던 고맙고 행복한 것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면서, 평소 느껴보지 못했던 마음의 평화가 찾아올 것이다.


Namaste

                                                    당신을 있는 그대로 존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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