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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진주 May 14. 2021

당신의 존재는 나에게 있어서



당신의 존재는 나에게 있어서 / 오진주




엄마는 나에게 있어

뭐랄까

어릴때부터 항상 어린아이 같은

존재였어요.

분명 어른인데 내가 지켜줘야 할 것 같은.

당신도 그걸 바랐었죠.


어릴 때 텔레비전을 보다가

엄마한테 꾸지람을 들었어요.

텔레비전 속

엄마에게 헌신적인 가난한 아이처럼

내게로 그렇게 할 수 있겠냐라는 질문에

나는 아무 답도 하지 않았거든요.

어련히 알아서 할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엄마는 28세에 결혼을 했고

낯선 지역 외딴 섬같은 곳에서

불안한 신혼을 시작했어요.

내게 그런 말을 한 것도

지금의 내 나이 즈음이었을 거에요.


입바른 답이라도 해줄 걸.

후회하고 있어요.

그 때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줄 걸.


황무지에서

작은 내 존재 내 편에게서

힘을 얻고 싶었던

당신의 마음을 이제야

이해가 가네요.


나는 벌써 그 즈음의 당신보다

나이가 많아 지려고 하고

그 즈음의 당신보다 더 어려요.

나와 닮은 아이의 인생을 책임지고

기를 생각은 한 톨 만큼도 없는 아이 어른.


당신의 존재는 이제 뭐랄까.

여전히 어린 아이 같은 존재에요.

늙고 나이 들었고 돌봄받기를 원하는

내가 계속 지켜 줘야 할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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