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일 – 2026년 2월 8일 주간
여러 가지 이유로 최근 들어 가장 적게 뛴 한주였다. 그래도 매일 10km 이상 뛰는 루틴을 지킨 것만으로도 자족할 만한 한주였다고 생각한다. 아침에 야외에서 10km, 오후에 트레드밀에서 5km를 5분대 초반 페이스로 템포런을 뛰기도 했다. 남은 겨울에는 페이스 신경 쓰지 않고 조깅 페이스로 뛰는 것에 주력하려고 한다. 일요일에는 오랜만에 남산 북측 순환로 둘레길을 두 바퀴 뛰었다. 진작에 다시 올 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주부터는 일요일마다 올 생각이다.
2월 4일 수요일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 입춘이었다. 이번 주는 입춘이 있었던 주간이었지만 무척 추웠고, 특히 달리는 이들이 기다리는 주말에 추웠다. 하지만 2월 중순까지의 예보를 보면 이번 주말을 지나면 지긋지긋했던 혹한도 한 풀을 꺾일 것 같다. 드디어 봄으로 접어든 것이다. 절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잘 모르지만 나한테 절기에 대해 가르쳐 준 것은 윤대녕이었다. 윤대녕에] 작품에 절기가 등장하는 것은 흔한 풍경이지만 내가 기억하는 가장 친절한 설명은 <피에로들의 집>에 나와 있는 아래의 단락이다.
아주아주 오랜 옛날이 되겠네요. 기원전이니까. 그때부터 사람들은 농사를 짓기
위해 날씨와 계절의 변화 추이를 지켜보며 그 순환 주기를 체크했어요.
조정에서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입는 옷의 색깔과, 먹는 음식의 재료와,
듣는 음악의 종류까지도 가려서 조절했죠. 고아나 과부를 구휼하고 죄인을
방면하거나 처형하는 일도 엄격하게 계절의 주기 변화에 따랐고요. 그런데 일년을 기준으로 할 때, 해와 달의 순기는 해마다 약간씩 차이가 나요.
달이 지구를 공전하는 시간과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는 시간과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는 시간에 근소한 차이가 발생하는 거죠.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십오 도 간격으로 시간을 나눈 것이 바로 절기예요. 먼저 일 년을
사계절로 나누고 각 계절별로 여섯 개의 절기를 짜맞추었죠. 춘분, 하지, 추분,
동지는 각 계절의 중심이 되고, 동지와 춘분 사이의 입춘, 춘분과 하지 사이의 입하, 하지와 추분 사이의 입추, 추분과 동지 사이의 입동은 각 계절의 시작을 알리게
되고요. 대충 이해가 되나요(89쪽)?
입춘은 봄을 알리는 절기인 것이다. 한여름인 8월에 뛰기 시작했고, 유독 겨울을 힘들어하는 나로서는 이번 겨울이 유독 힘들었다. 1월이 되기 전까지는 여름이 추워진 만큼 겨울은 덜 추울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으나 이런 기대는 여지 없이 무너졌고, 겨울은 겨울일 뿐이었다. 입춘이 지났고 예보도 좋아지고 있으니 다음 주부터는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뛸 수 있기를 기대할 뿐이다.
야외에서 달리는 일의 기쁨과 슬픔 혹은 숙명은 계절을 온몸으로 느끼며 그것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야외에서 달리는 건 그날의 조도, 온도, 미세먼지에 다 영향을 받는 일이고, 그러한 자연의 조건은 계절보다 좀 더 촘촘히 배치되어있는 절기와도 무관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일조량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내가 겨울이 되면 가장 기다리는 절기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춘분이다. 겨우내 밤이 길었던 계절에서 햇빛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우수(2월 19일), 경칩(3월 6일)이 지나가면 춘분(3월 22일)이다. 이 절기들이 지나가면 더 달리기 좋은 날들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