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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 람 Feb 19. 2024

봄이 오는 소리

2024 시즌오픈

2월 17일, 합알멤버 5명은 시즌오픈을 위한 정기모임으로 횡성자연휴양림에 모였다. 구정연휴가 지난 주말이지만 여전히 시외로 나가는 차량은 긴 줄을 잇고 있었다. 네비는 2시간이면 도착한다고 안내했지만, 현실은 3시간 남짓 걸렸다. 보통 때 같으면 친구와 함께 두런두런 얘기하며 가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길이었겠지만 가족모임으로 점심이 훌쩍 지나 홀로 출발하였다.

빈자리가 크다.



매달 정기모임을 갖지만 자주 볼 수록 이야깃거리가 넘친다. 밤새 이야기보따리를 풀고 난 아침에 걷는 산책길엔 맑은 햇살과 촉촉이 젖은 땅, 싱그러운 숲향기가 온몸 가득히 봄기운을 전해준다.

작은 개울가에는 이제 막 녹기시작한 눈이 더해져 졸졸졸 맑은 물소리 경쾌하게 울려 퍼진다. 나뭇가지마다 찌르르 쪽쪽 이름 모를 새들의 청량한 노랫소리 가득하고 얼었던 땅도 깊은숨을 몰아 쉬기 시작한다. 겨우내 겹겹이 쌓였던 짙은 갈색과 잿빛낙엽들 사이엔 어린 풀들이 서로 질세라 두 팔 흔들며 빼꼼히 얼굴을 내비치고 있다. 숲 곳곳에 물든 푸른 이끼들은 충분히 물에 적신 수채화붓으로 초록물감을 찍어 밑 칠하듯 퍼져있다.

만물이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봄을 알리고 있다.





자연은 자연의 언어로 때를 알린다. 그때에 맞춰 각각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내고 있다. 각각이 드러내는 생명에너지 가득한 음률은 거대한 오케스트라 같이 서로서로 환상적인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  


우리 삶도 그러하리라.


2024년 한 해를 자연과 더불어 할 멋진 여행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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