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이 당신에게 이야기가 될 때
브런치에 마지막 글을 올린지 1년만에 찾아 왔어요. 그동안 꾸준히 글을 쓰고 있었지만 어떤 글을 올려야 할지 망설이다가 이렇게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글을 쓴다는 일은 퍽 외롭기에 함께하는 에세이 작가 동료 친구들과 함께 글쓰기 모임을 해왔어요. 그 결실이 세상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현재 텀블벅에서 독립출판물 펀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문학 장르 중 에세이는 좀 독특합니다. 가상의 이야기를 말하는 다른 문학 장르와 달리 실제의 사람과 일상을 소재로 삼으니까요. 글 속 현실과 독자의 거리가 더 가깝게 느껴지기에, 에세이는 널리 읽히며 사랑받는 장르입니다.
하지만 '쉽게 읽히는 글'이 '쉽게 쓰인 글'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에세이 작가들은 자신만의 경험이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하기 위해 적합한 단어와 문장을 떠올리려 고군분투하거든요. 게다가 무형의 생각을 글로 옮기는 에세이 쓰기는 혼자서 감당할 수 밖에 없는 막막함과 외로움의 연속입니다.
무엇보다 자기 삶을 드러내는 여성의 글쓰기는 많은 어려움에 부딪힙니다. 유려하지 못한 문장, 서툰 글 구성, 비문과 오타보다 무서운 벽이 그들을 가로 막습니다.
"이런 건 일기장에서 써야 할까?"
"사람들이 나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내 이야기를 세상에 드러내면서 내 욕구와 감정에 확신이 없을 때, 너무 사적인 이야기라며 글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말을 들을 때, 혼자 글을 쓰며 외로움이 주저 앉을 때. 글 쓰는 여성은 세상을 마주하며 느낀 감각을 부정하고 평가하는 말과 마주합니다. 이는 가까운 관계에서, 혹은 주변 사람들의 말을 내면화한 자신 안에서 들려옵니다.
이 책 <작가 스테이지 기록집: 나의 삶이 당신에게 이야기가 될 때>는 지난 2021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주간 '작가스테이지'의 온라인 행사로 진행된 내용을 글로 담았습니다. 자기 삶의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글 쓰는 여성들이 주저 앉는 상황, 그 어려움을 버티는 힘과 연대의 방식으로 넘어온 '쓰는 여성'들의 기록입니다.
출처: 텀블벅 홈페이지 프로젝트 계획 소개
글을 쓰고 세상에 내보일 때 부대끼는 내면에 대하여 - 사월날씨
페미니스트 여성의 무기 글쓰기 - 배윤민정
질의응답 : 사월날씨, 배윤민정
삶을 드러내는 글을 쓰면서 자기 자신을 지키기 - 마몬도
쓰는 동안 우리는 '이상한 여자들'의 계보 속에 있다 - 소은성
질의응답 : 마몬도, 소은성
마음을 두드리는 작은 이야기 - 이소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로 연결하는 보통의 마음 - 이다혜
질의응답: 이소, 이다혜
이번 기록집에서 작가와 심리학자의 정체성을 반반씩 담아 악플 속에서도 멘탈 지키는 법에 대해 이야기를 했어요. 동료들이 모두 갖고 있는 단독 저서는 아직 없는 상황이지만 좋은 기회로 작가로서 첫 발을 떼게 되었어요. 이 기록집에 쓸 수 있도록 자기소개도 수정해보았습니다.
심리학자이자 상담심리사. 상담센터에서 상담사로 근무하고 퇴근하면 자신의 취약함에 대해 글을 쓴다. '마음+온도'를 줄여서 마몬도라는 필명으로 글을 쓰며 자신과 타인의 마음을 돌본다. 심리상담을 수년이나 받았지만 정작 내 관계 문제는 어려워 짧은 결혼 생활 후 탈혼한 이야기를 에세이로 집필하고 있다. 인생에서 넘어져 본 사람의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
브런치에 올린 초반의 여러 개의 글을 올리고난 후 오랜 기간 글을 게시하는 데 주춤했던 이유는 수차례 받았던 악플때문이었어요. 악플 생각이 나더라도 계속해서 글을 써나가면서 내 삶에서 거리를 조절하는 일에 대해서 생각해본 결과물입니다. 그래서 브런치 작가로서 경험과 심리학적 지식이 녹아 들어져 있는데요. 상당히 체험적인 글로 브런치에서 악플을 받아본 작가로서의 경험과 심리학자로서 지향하는 멘탈을 관리하는 노하우를 담았습니다.
에세이 작가 동료들과 모임이 쭉 이어지면서 우리가 먼저 했던 이야기가 광장으로 나가고 글쓰기의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여성의 글쓰기에 용기를 주는 기록>이란 제목으로 펀딩하게 되었어요. 무엇보다 작가 동료들의 노련한 글과 함께 놓일 수 있어 기쁩니다.
꾸준히 더 많은 글로 인사할게요. 더 많고 다양한 이야기가 세상에 나와야 한다는 글을 내면서 작가로서 주춤하고 있지 않고자 하는 다짐으로 다음이 더 있을 거란 마음을 담아서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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