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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이오 Jul 27. 2018

#3. 금산공원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가득한 액막이 숲.

금산공원 이야기 신성-숲

마을의 화재를 막기 위해 심은 액막이 숲, 그 숲이 품은 마을 제단의 분위기가 어우러져 신비로운 기운이 가득하다. 


납읍리를 지키는 금산공원


금산공원은 입구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널찍한 나무계단이 안내하는 탐방로 양쪽으로 울창하게 우거진 난대림(暖帶林)이 하늘을 온통 가리고 있어 한여름에도 서늘하다. 

60여 종의 난대성 식물이 자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곳은 제주시 서부지구에서 유일하게 평지에 남아있는 상록수(常綠樹)림이다. 원시적 식생을 연구하는 학술자원으로서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1670년경 주변에 자연마을이 형성될 무렵까지만 해도 이곳은 숲이 아니었다고 한다. 풍수지리적으로 마을에서 볼 때 한림(翰林)의 금악봉(今岳峰)이 화체(火體)로 보여 시야를 막지 않으면 화(火)의 재해를 면키 어렵겠다고 해서 당시 마을 사람들이 일부러 나무를 심고, 방목(放牧), 벌목(伐木) 등을 엄금했다는 것. 그래서 오랫동안 이곳의 이름은 금한다는 뜻이 담긴 ‘금산(禁山)’이었다. 그렇게 나무를 보호하며 수백 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수많은 수목이 자라 어느덧 경관이 수려한 숲이 되었고, 마을에서는 이름도 비단 금자로 고쳐 ‘금산(錦山)’이라 부르게 되었다. 

숲이 내뿜는 청명한 기운에, 마을의 안녕을 염원하는 기운까지 보태졌으니 금산에 서려있는 기운이 심상치 않았던 게다. 그 기운은 금산공원 안에 자리한 마을 제단에 이르면 절정을 이룬다. 마을을 지켜주는 금산공원이 마을 사람들을 지켜주는 제단을 품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 해마다 치러지는 납읍리 마을제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제주도 마을제는 여성들이 주관하는 무속 마을제와 남성들이 주관하는 포제 곧 유교식 마을제가 있다. 납읍리 마을제는 포제로 치러진다. 제의 대상은 3 신위, 곧 마을의 수호신인 토신(土神), 객신(客神)으로 인물재해지신(人物災害之神)인 포신(酺神), 서양에서 들어온 마마(홍역) 신인 서신(西神)이다. 

포제단에서 옆쪽 나무 데크 길 아래쪽에는 쉬어갈 수 있는 평상이 마련되어있다. 포제단을 나서면 더 깊은 숲길이 이어진다. 갈수록 울창함을 더해가는 숲의 안쪽은 대낮에도 상당히 어두워 신비로움을 느끼게 한다. 산책로는 구불구불 오르락내리락 이어져 지루할 틈이 없다.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금산공원의 기운은 바쁜 일상 속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휴화산처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마음에 평온한 숲을 선사해줄 것이다. 


-곽지해수욕장

-어도오름

-애월 해안도로

-굼둘애기물

-애월읍 하가리 연화지

-올레 15코스


-신성한 숲이므로 나무를 함부로 훼손해서는 안된다.

-낙엽이 많기 때문에 산불에 주의한다.


난의도 : ★☆☆☆☆

코스길이 : 400m

소요시간 : 약 30분


입구 ⇒ 포제단 ⇒ 쉼터 ⇒ 입구

- 승용차이용시

공항로→일주서로(13.09km) → 자운당에서 '하가' 방면으로 좌회전 → 신엄1길(2.24km 후 3시 방향 우회전) → 애상로→중산간서로(1.22km 후 '어음' 방면으로 좌회전) → 납읍남로(433m 후 좌회전)

→ 납읍로2길(220m) → 납읍난대림지역 


- 버스 및 도보이용시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읍면순환(제주-한림)(제주,신창,고산)승차 → 납읍리 정류장 하차


- 입장료 : 무료

- 입장 시간 : 연중개방 

- 제주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 1457

- 상세문의 : 064-728-8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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