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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다 Jun 24. 2020

살아가는게 나를 죄인으로 만드네

잠이 오지 않는 밤 우두커니 허공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자면 많은 생각이 떠오르고 지워지기를 반복한다.


생각에 지쳐 앙상한 팔다리를 모아 붙이고 고개를 푹 숙이면 영락없는 죄인의 모습이 된다.


생각을 하고 있는 순간 비로소 나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생각하기에 존재하는게 아니라 생각하는 순간만이 나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는 것.


인간이 태어나 살아가는데엔 필경 이유가 있다지만, 지나친 인간 중심적 사고다. 인간은 태어나져서 살아간다. 삶과 자신의 존재의 본질적 이유는 본인이 찾을뿐이다.


잠이 오지 않는 밤, 내가 살아있는 이유를 생각해본다. 생각하고 있기에 살아있다. 생각하기 위해 살아있다.


검은 하늘을 바늘구멍으로 들여다보면 수많은 별이 존재한다고 한다. 내 존재를 바늘 구멍으로 들여다보면 무엇이 보일까?


첫 글에 나는 망망대해에 홀로 떠있다고 표현했다. 이젠 아니다. 망망대해일지라도 발 닿을 육지는 존재한다. 생각을 타고 흐르면 알 수 있는 결론이다.


존재를 타고 흘러 내 삶이 부유하고 있는 지점은 망망대해가 아니다. 알수없는 공허다.


살아가는건 생각하는 것. 생각의 끝은 죄인의 모습을 한 나.

살아가는게 나를 죄인으로 만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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