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가 없는 인생
난 기다림의 순간들이 싫다.
입사전에는 입사 입사후엔 퇴사
월급날이 되면 다음 월급 날
휴일이면 또 다음 휴일이 오기까지
여름이 오면 더워서 힘들고 겨울이 오면 추워서 힘들다. 아는 분이 그랬다. 여름은 만물이 활발히 살아 숨쉬는 계절이라 좋고, 겨울은 고요하고 차분해서 좋다고.
좋아하던 책을 읽는 순간 마저도 책을 읽는 현재를 즐기지 못하고 완독만을 생각하게 되니 지쳐버렸다.
현재가 없는 인생.
이런 삶의 태도가 시시포스의 형벌과 같은 인생을 만드는게 아닐까.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시시포스의 형벌은 끝이 없지만, 기다림과 인생에는 끝이 있다. 나의 인생에도 분명 끝은 존재한다.
그 끝을 기다리는 이 순간 역시 지리멸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