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하반기 탐구클럽
2025 가을, 탐구클럽은 다시 한 번 책 한 권을 천천히 읽어내려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상반기에 이어 '고전문학'과 '필사'를 테마로 5주간의 고전문학 탐구 여정이 열렸는데요. 30명의 선생님들께서 이 여정에 함께해주셨습니다.
1~4주차는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고전 문학을 읽고 필사하며 나에게 던져지는 질문들을 마주했고, 마지막 5주차는 한 달간의 독서 경험을 회고록으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익숙함에 교실의 긴장감이 풀리고, 업무는 바빠지고, 찬바람에 어쩐지 움츠러드는 늦가을. 이럴 때일수록 나를 위한 휴식을 마련하고 마음을 돌보는 시간이 중요하지요. 학기말로 달려가며 분주해지는 가운데서도 고전 한 권을 들고 나만의 속도로 읽어나간 시간은, 쉼과 충전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30명의 참가자 중 완주하신 두 분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우리의 영원한 고전 《어린왕자》, 그리고 문학의 거장 괴테를 향한 끈질긴 애정을 엿볼 수 있는 《괴테와의 대화》. 두 권의 책이 각 선생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읽어보세요! 그리고 올해가 가기 전, 선생님께서도 선생님의 마음을 울릴 고전 한 권을 읽어보시는 건 어떠세요?
이번 주는 제가 가장 기다렸던,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 있는 어린 왕자와 여우와의 만남을 필사하게 되었어요. 여러 문장이 마음에 깊은 울림으로 남았고, 그 중 한 문장을 공유합니다. 이미 너무 유명해서 모두가 알고 계실 것 같네요.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한 존재가 되는 거야. 나한테 너라는 존재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 되는 거고, 너한테 나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여우가 되는 거니까."
문득 이 문장을 읽으면서, 저는 우리 반 아이들이 떠올랐어요. 학교에는 수많은 아이들이 있지만 그 중 가장 눈길이 가고 애정이 가는 건 우리 반 아이들이고, 저는 그만큼 이 아이들에게 길들여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 아이들도 수많은 선생님 중 하나인 저에게 길들여져 있겠죠? 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얼마나 소중하고 기적같은 일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필사하면서 적은 문장을 다시 한 번 읽어보았는데 필사한 모든 문장들에 저마다의 울림이 있었어요. 어떤 문장을 골라야 할까 고민하다가 이 문장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목표로 데려갈 발걸음을 내딛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네. 모든 발걸음이 바로 목표가 되고 또 발걸음 그 자체로 간주되어야 하는 걸세.
독일 문학의 거장으로 우뚝 선 괴테의 신념이 깃든 말이어서 울림이 깊었습니다. 언젠가 되겠지, 오늘은 피곤하니까 등으로 합리화하며 전력을 다하지 못했던 지나간 일들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이 모든 노력은 나의 목표로 향하는 길이라는 것을 상기하며 좀더 마음을 다해 매 순간 임하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어요. 다음주에도 계속해서 이 책을 읽으며 만나게 될 내용도 기다려집니다. 꾸준히 적겠습니다.
책 속에서 나와 학생들의 관계를 돌아보기도 하고, 교사로서 걸어온 발자취를 떠올려보기도 하고, 오롯한 개인으로서 꿈과 욕망,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고전이라는 오래된 거울 앞에 선 선생님들은 각자의 모습을 발견하고, 각자의 질문을 품고 돌아갔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선생님은 어떤 고전이 궁금하신가요? 2026년 탐구클럽에서, 그 책과 함께 새로운 질문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