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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은석 변호사 Feb 16. 2020

쉬어가는 글

브런치 매거진의 제목은 로스쿨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강의라고 지었지만, 연재하는 내용의 대부분은 사실 로스쿨에서 배우는 내용도 아니고, 사법시험 공부를 통해 알게 되는 내용도 아니다.

오히려 여기 연재 글에 담은 내용들에 관심을 가질수록 변호사가 되는 길은 요원해진다.


변호사시험이든 사법시험이든 응시자를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이기 때문에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하지 않으면 붙을 수 없다. 예를 들어 1+1=2는 그냥 정해진 약속이 아니라 수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한다. 변호사시험이나 사법시험은 2라는 답을 얼마나 빨리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는가를 보는 시험이다.

반면, 이 연재 글에서 담으려고 노력하는 내용은 1+1은 왜 2가 되는지에 대한 증명이다. 이런 증명을 앎으로써 1+2=3이 됨을 알 수 있다. 변호사시험이나 사법시험에 1+2 문제는 나오지 않는다. 대신 여러 형태로 응용된 1+1 문제가 나올 뿐이다.

시험에 빨리 붙는 사람은 1+1이 여러 형태로 변형된 문제를 푸는데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다.


변호사시험이나 사법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법학을 학문적으로 접근해서는 "절대" 안 된다. 세무사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회계원리를 학문적으로 이해하거나,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기계 공학을 연구할 필요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여기의 연재 글은 로스쿨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지 않았지만 또는 가지기 전이지만, 법학이 무엇을 연구하는지, 리걸 마인드는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쓰고 있다. 연재 글을 통해 로스쿨에서 배우거나 사법시험 준비를 위해 무엇을 공부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말자.


그냥 이 글을 통해서 법학이 전화번호부 책처럼 검색하면 좌르륵 나오는 사전류의 지식이 아니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 하지만, 글의 내용이나 수준, 설명이 법학을 접해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적당한지 솔직히 감이 오진 않는다. 피드백이 있으면 감사히 반영할 생각이다.

아마도 이 연재 글들을 읽고 나서 "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하려고 해요."라는 식의 말을 하지 않는 정도면 만족해야 할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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