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내면에도 소인격체가 있어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어요.
앞으로 시리즈 글을 올릴 예정입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보셨나요?
2024년 7월 1일 기준 한국에서 563만명이 관람했더라고요.
어마어마하죠?
2015년 7월 9일에 개봉했던 인사이드 아웃의 한국 관객수 497만명을 초과했고 인사이드 아웃 2의 인기가 7월에도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봐요.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어쩜 이런 영화가 다 있지? 심리학자가 썼나?' 싶을 정도로 놀라웠어요.
실제 상담에서 내담자 분들과 영화 이야기로 자신의 심리를 이해하기 쉽고요.
오늘은 인사이드 아웃2에서 나온 캐릭터에 대해 얘기해보려 합니다.
첫째, 우리는 누구나 내면에 다양한 인격(캐릭터)을 가집니다.
청소년이 된 에일리의 뇌에는 전반적인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죠.
'나'라는 정체성을 위해 여러 인격들이 더 생겨납니다.
영화 1에서 나온 기쁨이, 슬픔이, 버럭이, 소심이, 까칠이 외에 영화 2에서 나온 불안이, 부럽이, 따분이, 당황이 역할이 늘어났는데요.
이 글에서 감정을 하나의 인격, 캐릭터로 봐주시면 됩니다.
둘째, 다양한 인격(캐릭터)이 있는 건 자연스럽고 나에게 도움이 됩니다.
영화 2에서는 불안의 주도적인 역할이 극적으로 잘 드러나는데요.
라일리를 새로운 환경에 적응시키려는 불안이의 의도는 좋지만 극단적으로 치달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펼쳐집니다.
라일리의 친구들이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하자 라일리는 혼자 고등학교 생활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불안이 밀려옵니다. 라일리가 고등학교에 진학해 혼자되지 않도록 불안이는 엄청나게 많은 역할을 합니다.
예상할 수 있는 온갖 시나리오의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결과를 예상합니다.
우리는 긴장할 때 고장났다, 뚝딱인다 표현을 쓰는데요.
불안할수록 건강하고 긍정적인 해결책보다는 빠르고 쉬워보이는 방법을 찾게 됩니다.
불안이 치솟는 과각성 상태가 되면 다른 인격들은 마치 아예 없는 것처럼 불안이 전 시스템을 지배해 시야가 좁아집니다. 그 상태로 말과 행동을 할 때는 많은 대안이 없이 딱 하나의 해결방법밖에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자신이 하키를 잘해야만 코치와 선배에게 인정받을 거고 좋아할 거라는 비합리적인 신념이 생기고 그에 맞춰 행동하게 됩니다.
만약이라는 경우의 수에 대비해 내가 경기를 잘 하면, 득점을 많이 하면 사람들이 날 좋아해주고 팀원으로 끼워줄 거라는 생각밖에 할 수 없습니다. 불안이 시스템 전반을 차지하고 말 그대로 패닉 상태가 오자 다른 캐릭터들이 협력해 불안이를 진정시킵니다.
비합리적인 생각을 합리적인 생각으로 바꾸고 실수를 해도 괜찮다고 말합니다.
또한 경기에서 점수를 내지 못해도 고등학교에서 혼자 있게 되어도 라일리라는 사람 자체가 소중하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셋째, 하나의 시스템 속에서 인격(캐릭터)들이 서로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기쁨이, 불안이, 슬픔이, 까칠이, 소심이, 버럭이, 부럽이, 따분이, 당황이가 서로 관계를 맺고 있어요. 두 편으로 나뉘어 다투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자 라일리를 위해 엄청 애쓰고 있지요.
영화 중반부터 불안이 폭주하자 당황이가 슬픔이를 돕는 장면이 나옵니다.
불안을 제외하고 나머지 캐릭터가 힘을 합쳐 라일리를 진정시키는 데 집중하고요.
이처럼 우리 내면 시스템 안에서는 모든 인격체(캐릭터)가 서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내면에는 어떤 캐릭터가 존재하나요?
한 번 떠올려 보시고 이 캐릭터들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을지 궁금함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겉보기에는 같은 편인 아이들이 있고 갈등하고 있을 수도 있어요.
이 모든 건 나를 보호하는 내면 시스템 안에서 협력하고 있거든요.
인사이드 아웃2에 나오는 심리학 이야기꺼리가 많아 앞으로 나눠볼게요.
다음 글은 우리 내면의 '보호시스템'에 관한 글입니다.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