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녀석의 방학과 우리집 방문기
나에겐 두 살 터울 아래의 남동생이 있다. 하지만 동생은 벌써 5,3학년 딸과 아들이 있는 육아와 인생의 선배‘님’이다. 최근 초등학교의 긴 방학이 지속되어 선배님의 둘째가 우리집에 오고싶다고 지난 주 빙어낚시에서 헤어질 때 부터 나에게 약속을 걸어왔다. 물론 재이도 ’형아‘의 방문을 언제나 기다리고 있다. ‘형아=신문화’, 신문물이기 때문이다. 지난 해 부터 일년간 반복된 재이의 애창곡(리무진, 신호등, 불협화음...등)과 엉덩이 춤도 모두 형아에게 전수받은 것이다. 그런형아가 오랜만에 우리집에서 자고간다니...재이도 금요일 아침부터 ’형아 언제와?‘라고 100번정도 물어본다.
동생이..아니 선배님이 퇴근한 금요일저녁 늦은 시간에 ’형아‘가 집에 도착했다. 조금 늦은 시간이라 재이는 기다리다 잠이 든 시간이었다. 선배님과 인수인계를 마친뒤 그는 쿨하게 떠났다.
아침이 되자 재이가 내 방으로 눈을 비비며 들어온다. ‘와 형아다!’ 지난 주에 봤는데(사실 동생 집과 막혀야 한시간 거리라 자주 본다)그렇게 반가워한다. 평소 주말 같으면 내 배에 올라타서 놀아달라 할텐데 나는 잠시 투명인간이 된다(너무 좋아!). 자기 방으로 가서 레고를 만들고 이것저것 자랑을한다. 예를 들어 형아가 관심없는 포켓몬 카드나 가오레 5성 디스크라던지...
천천히 아침을 먹이고 옷을 입혀 나갈 준비를 한다. 꽤 간편한 것이 제익이는 혼자 알아서 잘하기 때문에 나는 여전히 한놈만 패면...아니 한 명만 케어를 하면된다. 우리 셋은 차를 타고 수영장으로 향한다. 가는 차에서 뒷자리에 앉아 뭐라고뭐라고 쫑알거린다. 수영장에 도착해서 옷을 갈아입고,입히고 수영을한다.
두시간여 물장난을 신나게 하고 배가고파 수영장근처 돈까스 클럽에 들렸다. 최근 식욕 폭발중인 10세는
메뉴를 두 개를 시켜달라고 한다. 혼자 잘 먹는다면 열개도 시켜주고싶다. 잘 먹는 모습이 너무 좋다. 내 아들은 여전히 겨우겨우 떠먹인다.
오후에는 타미야 팝업 행사가 있어 한시간 가량 차를 타고 이동한다. 평소라면 이동 간에 낮잠이라로 잘텐데 둘 다 전혀 잘 생각이 없어 유튜브를 허락한다. ‘이 때가 형아의 신문화가 전이되는 순간이다!’ 지난 명절에 재이가 아직도 ‘신호등’을 듣느냐며 신기해했던 형이다. 형에게 신문화를 잔뜩 전수받은 재이의 다음 플레이 리스트가 궁금하다.
한 시간을 달려 팝업 행사장에 도착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대충 구경만한 뒤 간식을 먹고, 근처 후배집에서 형아가 좋아하는 60계치킨의 ‘크크크 치킨’을
시켜먹고 집으로 귀가했다. 이제서야 둘 다 좀 눈을 붙인다. 사실 이 패턴이면 집네 도착하면 둘 가 에너지가 다시 충전되어 늦게 잘테만 나도 매우 피곤했다.
집에 도착해서 둘을 간단히 씻기고나니 역시나 충전을 한 둘은 한참 레고를 하고 야식을 먹고 잠이 들었다. 물론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