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 일기
2023년 2월 24일, 나는 망원동으로 이사를 왔다. 내가 이사 온 곳은 '무지개그린빌라'. 처음 들었을 때는 촌스러웠는데 생각할수록 매력 있는 이름이다. 자연에서도 자연스러운 빛깔인 '무지개'와 '그린(초록)'을 합친 이름이지만, 다르게 읽으면 '무지개를 그린' 장소가 되어버린다.
무지개그린빌라는 붉음과 견고함을 어느 정도 내려놓은 오래된 벽돌로 이루어져 있다.
내가 사는 호실은 3층이지만 신기하게도 501호로 표기되어 있다. 반지하부터 101호, 1층이 201호, 2층이 301호. 401호는 없다. 옛날에는 4는 죽을 사의 한자와 같은 발음이어서 부정적인 의미의 4층을 표시하지 않았다고 한다. 무지개 그린빌라는 90년도에 지어진 공동주택이다. 그래서 나는 501호에 산다.
501호 위에는 옥상이 있다. 옥상을 올라가면 빨랫줄이 여기저기 엮여있다. 전 세입자가 말하기를, 아랫집 사람들이 종종 빨래를 널러 올라온다고 한다. 옥상에서는 주변을 포함한 멀리 있는 주택들까지도 보인다. 주택이 다들 고만고만한 높이로 살아가고 있어서 하늘이 낮게 깔려있다. 햇살을 일찍 맞이할 수 있어서 좋다.
망원동을 걷다 보면 길가나 주택 근처에 자전거를 많이 볼 수 있다. 길에서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앞에 바구니가 달려있고 뒤에 좌석이 붙어있는 그런 자전거 말이다. 어르신, 주부, 청년들이 다들 그런 자전거를 타고 시장에서 장을 본 뒤, 자전거 앞 바구니에 담고 돌아가나 보다. 게임 속에 나오는 마을 같다. 예전 닌텐도로 포켓몬스터를 할 때 본 자전거도로가 많은 마을. 여기는 그러면 망원마을이다.
나는 곧바로 당근으로 자전거를 알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