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샤 사건을 보며
전기자전거에 매달린 채 2시간 이상을 달리다 결국 하늘나라로 떠난 파샤. 사건을 보며 인간은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는지, 한 생명을 죽음으로 이끈 50대 남성 A 씨라는 사람은 왜 스스로 악이 되어야만 했는지, 안타까움과 분노의 마음이 섞여 일었다.
나의 반려견 포레도 한때는 학대당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냥 철사가 입에 묶인 채 거리를 떠돌다 발견되었기에 얼마나 오래, 얼마나 가혹한 학대를 당했을지 누구도 알지 못하지만 이런 사건을 볼 때마다 포레의 과거에 대한 물음표도 매번 추가된다.
누가? 왜? 얼마나 오래? 어떻게?... 등등.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고 또 하다 보면 언제나 닿는 도착지에는 같은 답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누가 어떤 이유로 얼마나 오래 어떤 방식으로 학대를 했던지에 관계없이, 악은 악일 뿐 부차적인 것은 들을 필요가 없다. 굳이기 우리가 물어봄에, 악이 핑계나 본인만의 이유 같은 것들을 내뱉게 하여 청중이 단 1%라도 '그럴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면 그 과정은 필히 배제되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그가 내뱉는 모든 단어들은 결국 "나는 악이오." 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법정에서 온갖 이유를 다 갖다 붙이며 형을 줄여주는 것들_예를 들면 초범이므로 감형, 심신 미약의 사유로 감형 등등_또한 배재되어야 하지 않을까. 악은 악일 뿐, 부차적인 이유가 죄에 대한 사면이 된다면 세상을 혼란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세상이 이러한 모습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번 파샤 사건은 국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사건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아직 진행 중이므로 50대 남성 A 씨가 어떤 형을 받게 될지, 과연 국민들의 바람대로 최고형이 내려질지, 파샤의 죽음이 법 개정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나 또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부디 이번 사건이 다른 과거 대다수의 사건들처럼 잊히지 않길, 모두의 관심이 계속해서 지속될 수 있길 바란다. 그리고 이 세상이 지속될 수 있는 힘은 악이 아닌 선에 있다는 것을 이번 사건이 다시 한번 모두를 일깨워주었길, 그리하여 파샤의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았길 바란다.
우리 안에는 선과 악이 공존하지. 하지만 선을 택할 줄 알아야 해, 항상.
https://www.instagram.com/mori_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