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참새방앗간 Feb 14. 2023

팀원과 면담을 하다가 팀장이 울어버렸다

팀은 같이 가는 것

연초 인사평가와 함께 개인 면담을 하다가 울어버렸다. 냉정하다고 생각했던 필자의 다른 모습을 본 것 같다.

결과적으로 운 사유는 고생한 것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이 겹쳤다.


"작년에는 이랬지... 22년에는 좋은 평가를 받아서 기쁘다"라고 말하는 와중에 울음이 터졌다.


21년은 신입 4인방과 함께 고군분투한 해였다. 많은 퇴사도 있었고 매출과 이익 모두 좋지 못한 팀이었다. 회사의 궂은 일을 맡아서 했고, 제안도 다른 팀의 2배 이상을 하였다. 고생한 것에 대한 미안함, 믿고 따라준 것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좋은 평가를 받아 기뻤다. 모두 미래에 대한 걱정도 있었고, 팀에 대한 불안함도 있었을 것이다. 


22년 팀 매출은 목표 대비 97% 이익은 144%를 달성하여 높은 팀평가 등급을 받았다. 수많은 도전과 실패가 밑거름이 되었고 성장한 팀원들과 함께 만들어낸 쾌거였다. '내 새끼'라는 말이 왜 이렇게도 다가오는 것일까? 필자도 팀장으로서 성숙해지고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면담을 하면서 느낀 바는 결국 서로의 대한 믿음, 신뢰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개인플레이가 아닌 '팀'으로서의 함께 공동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필자는 성격이 좋은 팀장, 상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집도 많이 부리며, 그들과 단편적 표현적 이유인 나이 때문이라도, 그들이 선을 긋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을 어떻게든 사회에 나갈 때 좋은 인재로서 대우받고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진심이다. 항상 마음속에 깊이 생각하고 있다. 설사 조건이 안 맞아서, 대우를 해주지 못해 이별을 하게 되더라도, '나'라는 둥지를 떠날 때 좋은 인재로 대접받고 잘 되길 바란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기획과 운영에 있어 퀄리티를 높여야 하고 하나라도 더 가르쳐야 한다는 무한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 완벽한 사람이 아니기에... 변명을 하고 싶지 않기에... 왜 그들은 '나'를 따를까? 안정성 때문에? 돈 때문에? 좋은 팀장이어서? 배울 게 있어서? 주변동료가 좋아서?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다.


지금 팀원은 10명이며, 4인방 통칭 '그 세대'가 지금 주임이 되어 팀의 주축으로, 선배로 활동하고 있다. 23년에도 같이 갈지는 모르겠지만 그들과 함께 더욱 잘되고 싶다. 그리고 그들에게도 보상을 받게 하고 싶다. 어필을 아무리 한다한들 회사의 입장상과 경계선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주임들이 힘듦을 토로한다. 필자도 치사할 때도 그들도 눈치 볼 때도, 어떤 때는 어영부영 넘어갈 때도, 쉬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인간으로서 '나'만 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일까? '나'는 추후에 사업을 해서도, '대표'가 되어서도 이 생각을 바뀌지 않을 것인가? 이미지 하나 없이 단순히 글을 쓰는 이 심정은 매우 복잡하다.


정말 그들이 모두 잘되길 바란다. 더 좋은 대우를 받길 바란다. 필자의 고생과 힘듦을 겪지 않길 바란다. 필자를 언젠가 떠날 때 박수를 쳐줘야 한다. 필자를 욕할 것도 있다. 하지만 원망은 하면 안 된다. 그들은 필자에게 도움을 주었고, 감사해야 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무리해서라도, 팀원들에게 더 많은 매출과 이익에 대한 압박을 주는 것도, 윗선에게 어필하는 것을 알아주길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묵묵히 10년 뒤에 20년 뒤에 한번쯤 문득 생각났을 때 왜 '백종도'라는 사람은 그렇게 행동하고 말해야만 했는지, 왜 그렇게 요구했는지 생각 한번 해보고 기억해 주는 그 순간이 있다면, 일부의 이해를 한다면 너무 기쁘지 아니한가?

매거진의 이전글 팀장님은 광고를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