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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자가 경고하는 후쿠시마 오염수 속 삼중수소의 진실

오염수 속 삼중수소, 전부 바다에 방류된다


일본 정부는 전 세계 많은 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의 강한 반대와 우려를 무시한 채 올해 여름부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강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도쿄전력 또한 다핵종제거설비인 ALPS를 통해 처리한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후쿠시마 앞바다에 방류하는 기존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ALPS 처리 과정에서 삼중수소와 탄소14는 걸러지지 않기에 특별한 조치 없이 전부 방류될 예정입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방류되는 삼중수소의 양이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그린피스는 삼중수소의 유해성을 계속 주장해 왔습니다. 삼중수소는 생물체 내에서 흡수되기 쉬운 성질이 있어 유기적으로 결합해 유전적 변형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지속적인 연구와 조사를 통해 이를 밝히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문헌 분석을 중심으로 삼중수소의 생물학적 영향을 연구한 미국의 저명한 생물학자를 만나 과학적인 근거를 확보했습니다.

티머시 무쏘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생물과학 교수가 2023년 4월 27일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그린피스 기자회견에서 발표하고 있다 ⓒ Greenpeace



티머시 무쏘 박사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생물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지난 20여 년간 초르노빌과 후쿠시마에서 방사능에 노출된 생물들의 DNA 영향 연구를 해왔습니다. 한국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는데요, WTO 후쿠시마 수산물 분쟁 과정에서 한국 측 자문을 맡았었으며, 제네바에서 열린 WTO 소송에 감정인(Expert Witness)으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무쏘 박사는 이번 연구를 위해 70만 건이 넘는 삼중수소 논문를 조사했으며, 그중 250건이 넘는 논문이 삼중수소의 생물학적 영향에 대해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섭취하면 다른 방사성 핵종보다 2~6배 위험한 삼중수소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의도적으로 삼중수소의 외부 피폭에 집중하여 소통하고 있습니다. 삼중수소는 베타선을 방출하는 핵종으로 외부 피폭 시 인체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이 점을 이용하여 삼중수소를 약한 방사성 핵종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삼중수소의 내부 피폭 위험성입니다. 삼중수소가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우리 몸속에 들어오게 되면 다른 방사성 핵종보다 세포에 더 큰 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고에너지의 감마선 핵종은 투과력이 강해 DNA나 세포를 통과하며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만, 삼중수소는 투과력이 약한 저에너지로 몸을 통과하지 않고 세포 내에서 머무르며 마치 공이 튕겨 다니듯 세포에 연쇄적인 손상을 일으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습니다. 생물 유전자 등에 손상을 미치는 정도를 보여주는 생물학적 효과비(이하 RBE)를 살펴보면 삼중수소의 RBE는 주로 2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세슘, 스트론튬, 탄소14 보다 약 2배에서 최대 6배까지 더 위험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011년 5월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후쿠시마 인근 바닷물을 채취해 방사능 오염 정도를 측정하고 있다



유기적 결합 삼중수소의 반감기는 삼중수소 대비 최대 50배 이상 증가


도쿄전력은 삼중수소 물을 마셨을 때 인체에서 빠져나가는 물리적 반감기는 약 10일이라며, 삼중수소가 다른 방사성 물질에 비해 인체 영향이 낮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삼중수소는 물의 형태만 띠는 것이 아닙니다. 삼중수소가 바다에 있는 생물체인 플랑크톤, 어패류 등을 통해 섭취되면 체내 유기화합물과 결합하게 됩니다. 유기결합 된 삼중수소(이하 유기결합 삼중수소 또는 OBT)의 반감기는 최대 500~600일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체외로 빠져나가지 못한 삼중수소는 OBT형태로 몸속에 남아 축적되며, 해당 생물체가 성장함에 따라 그 농도는 더 높아집니다. 즉, 유기결합 삼중수소는 체내에 남아 증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먹이사슬을 통해 상위 개체에 영향을 끼칩니다. 처음에는 삼중수소가 측정하지 못할 정도로 낮은 수치일지라도, 먹이사슬 가장 높은 단계에 도달했을 땐 독성이 있는 위험한 수준까지 삼중수소의 농도가 축적되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무쏘 박사는 DDT 사례를 통해 유기결합 삼중수소의 위험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제는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 DDT는 모기를 박멸하기 위해 사용됐었지만, 먹이사슬 상위 포식자인 조류 및 맹금류 개체 수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생체 축적과 먹이사슬 단계를 거치면서 DDT의 농도가 높아져 나타난 결과였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저선량, 저준위의 삼중수소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홍합의 먹이사슬 연구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식물성 플랑크톤 세포에 축적된 유기결합 삼중수소는 플랑크톤의 먹이사슬 상위 개체인 홍합으로 옮겨져 삼중수소의 생물 축적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유기결합 삼중수소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지만, DDT처럼 처음에는 유해성이 명확하지 않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영향이 확인되는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삼중수소, 유전자 손상으로 세대 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 확인


무쏘 박사는 전체 삼중수소 연구 중 약 130건의 논문들에서 삼중수소가 유전자 손상을 일으킨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DNA 손상은 유전자 손상 및 변형을 일으켜 세대 간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또한 암과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인구 감소와 같은 결과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생식 능력에 대한 영향에 대한 연구는 약 37건에 달했습니다.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삼중수소는 정자의 운동능력과 난자의 수정능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이는 가임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불임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해양 생태계 관점에서 보면 물고기 등 어류의 생식 능력이 저하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도쿄전력의 보여주기 식 삼중수소 영향 평가 실험


도쿄전력은 삼중수소를 방류하기 전 생물학적 영향성을 보여주기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는 생물학적 영향 평가를 측정하기 위한 설계로 볼 수 없다고 무쏘 박사는 지적했습니다.
무쏘 박사는 도쿄전력의 삼중수소 영향 평가 실험은 삼중수소의 영향성이 없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한 실험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실험 샘플 수는 3개 종 밖에 되지 않기에 더 포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도쿄전력은 대규모 생태학적 조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후쿠시마 바다 인근에 있는 수백종의 생물체를 대상으로 DNA 조사를 진행해야 하며, 현대 기술과 민감도가 높은 기법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무쏘 박사는 동일한 방법을 통해 초르노빌에서 야생 개를 대상으로 방사능의 유전적 영향에 대한 연구를 했으며, 후쿠시마와 같이 해양 생태계 및 주변국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대한 곳에서도 동일한 방법으로 실험을 진행해 정확한 생물학적 영향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앞바다에 오염수 방류 시설인 해저터널 상부의 기둥 4개가 작게 보인다(사진 중앙). 해저터널은 해수면 보다 약 1km 아래 설치되어 있다


그린피스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에서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삼중수소의 위험성을 과학적 근거를 통해 증명했습니다. 기자회견을 통해 삼중수소의 생물학적 영향성을 공론화하여 오염수 해양 방류를 막기 위한 제동을 걸었지만, 일본 정부는 방류 계획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이제는 한국 정부의 강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그린피스는 시민 여러분의 서명과 반대의견을 한국 정부에 직접 전달하고, 한국 정부의 국제법적 대응을 요구할 것입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시민 여러분들의 서명 하나 하나가 모여 정부를 압박하는 힘이 됩니다. 지금 그린피스와 함께 오염수 방류를 막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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