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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odler Mar 23. 2019

500번째 포스트 @ 인스타그램

40개월간 즐거움


어제까지 499개째 포스트를 여기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처음 올린 날짜를 보니 2015년 9월 16일.
3년하고 4개월이 지났다. 거의 이삼일에 한 번꼴로 포스트를 한 셈이다.


순수하게 쓰고 싶고 그리고 싶을 때 올렸는데, 햇수로 4년 동안 꾸준히 올린 셈이다.
최근엔 그 횟수가 무척 줄긴 했지만….




글씨나 그림을 따로 배워본 적은 없다.
어렸을 때부터 끄적거리는 걸 좋아했다.

처음 포스트를 올리기 며칠 전,
정말 속상한 일이 있었던 어느 날 저녁 퇴근 후에 책상에 앉아 속상한 일을 곱씹으며 글씨를 썼다.
욕이었다.
화를 돋웠던 그에 대한 욕을 시원하게 써재꼈다. 욕을 하고 그 느낌을 적고 또 욕하고…….
그러다 문득 내가 느꼈던 그 '화'의 대상에 욕으로 시작했던 글이 나에 대한 반성이 됐다.
내 생각대로 상대가 움직이지 않아 화를 냈던 거란 걸 깨달았다. 내 마음이 급했던 거고 그가 결정할지 말지를 곱씹을 시간에 대한 권리를 내가 무시했던 거더라.
화를 내고 욕할 상황이 아니었다.

글을 적는다는 것은 생각을 곱씹고 내 감정을 정리하는 과정이었다.
그 느낌이 좋았다.

며칠 뒤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고객에게 선물로 전한 글씨 액자가 인스타그램 포스트의 시작이었다.
책상 위에 놓여있던 붓펜과 지우개로 만든 낙관(?)으로 마무리했던.

그때부터 떠오르는 생각, 빠져있는 생각, 영화 얘기, 드라마 속 대사처럼 하고 싶은 얘기나 옮기고 싶은 얘기를 소소한 그림과 글씨로 옮긴 지 40개월이다. 그렇게 499개의 포스트가 만들어졌다. 물론 술주정도.



물론 여전히 난 까다롭고 '화'도 많다.
하지만 우연히 찾은 취미 덕분에 지난 3년여가 행복했고 내 영혼도 건강해졌다.

앞으로도 계속 쓰고 그려 보고 싶다.

500개라는 숫자를 앞두고 써본다.




참! 그간 빨간 바탕에 하얀 하트를 눌러주신 팔로워분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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