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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onghyeon LIM Dec 16. 2023

한국음식의 발전을 위하여

런던에서 한 요리사가

나는 요리사이다. 프랑스 파리와 서울에서 일하였고 지금은 영국 런던에 있는 한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다. 프랑스 음식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지만 입맛은 아주 한국적이어서 매일 한 끼는 한식을 해 먹거나 한식당에 가서 한국 음식을 먹는다.


프랑스 음식은 일찍부터 사람들에게 고급 음식으로 인정받아 세계 어딜 가나 그 중심에 유명한 프랑스 레스토랑이 있다. 나는 한식을 먹으면서 영국 사람들이 한국 음식을 좋아해 주고 또 자랑스럽게 여겨준다면 한국인으로서 얼마나 뿌듯할까 생각을 했다. 세계 어디에서든 질 좋은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나라 음식을 사람들이 더 많이 좋아해 준다면 외국에 더 많은 한식당들이 생겨날 것이고, 수요가 많아지면 한국 식재료를 조금 더 다양하게 구할 수 있을 텐데.  


이렇게 나는 타지 영국에서 우리나라 음식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한국인으로서, 식문화를 전공하고 요리를 하는 사람으로서 한국 음식을 어떻게 하면 영국 사람들이 좋아할 것인가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나는 삼겹살을 좋아한다. 불판에 구운 고소한 삼겹살과 달달 짭짤한 쌈장, 매콤 상큼 쌉싸름한 파채의 조합은 밤바다의 불꽃놀이 같은 행복이다. 가끔 피카딜리 서커스 근처 한식당에 가서 삼겹살을 먹고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가곤 한다. 이 가끔의 한식당 나들이가 나에게는 큰 위안이다. 입안에서 벌어지는 불꽃놀이를 실컷 즐기고 나면 타지 생활의 피로를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다.


이렇게 맛있는 한식을 먹고 행복함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음식을 먹고 난 후에 속이 편안하면 모든 게 좋으련만. 맵고 짜게 음식을 먹고 난 후에는 속이 더부룩하거나 자꾸만 달달한 음료수나 물이 당긴다. 게다가 양치를 해도 남는 마늘이나 파의 채취 때문에 한식을 먹은 후에 개운한 뒷맛을 남기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이런 날엔 맛있게 먹은 음식에 대한 후회가 잠깐 머릿속을 스친다. 먹고 난 후에 발생하는 좋지 않은 결과로 인해 한식이 평가된다면 이 문제에 답할 자신이 아직 나는 없다.  


우리나라 음식은 매콤함이 특색이고 나도 이런 한식을완전히 뜯어고치자 말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먹고 속이 불편한 음식으로는 세계화는 내버려 두고 우리의 속이 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계속 이렇게 자극적인 한식을 만든다면 한국 음식의 이미지는사람들에게 배 아픔으로 기억될 수도 있다.

너무 맵거나 짜서 먹은 후에 후회가 밀려오는 상황을 만들기보다 간이나 조리법을 정비한다면 한식이 더욱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프랑스에는 소스의 개념이 있다. 맛의 주축이 되는 양념을 한쪽에 따로 담아 주재료를 찍어먹게 하는 방식으로 음식을 먹게 한다. 간을 줄일 수 없다면 찍어 먹게하는 방법도 괜찮겠다. 이렇게 된다면 국에 물을 많이 쓰지 않게 될 것이고 그 많은 물의 간을 맞추기 위해 많은 양념을 하지 않아도 되지 않겠는가.


한식도 조금씩 인지도를 쌓으며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의 식문화에 한식이 깊이 자리하려면 조금의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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