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포순이 캐릭터가 조금 바뀐 걸로 알고 있는데요. 치마 대신 바지로 갈아입고, 포돌이처럼 귀를 드러내고 속눈썹도 지웠잖아요. 포순이의 변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저는 포순이의 변신에 반갑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전의 포순이 캐릭터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어요. 포순이는 여자 경찰관의 상징이라기보단 코스프레 같았거든요.
포순이가 치마를 입었잖아요. 그런데 경찰 근무복은 셔츠에 바지로 구성되어 있거든요. 정복 하의로는 바지 말고 치마도 있기는 하지만, 저는 여태 정복 치마를 한 번도 입어본 적이 없어요. 입교식이며 졸업식, 신고식, 승진 임용식을 비롯해서 단 한 번도요.
포순이는 근무복 셔츠에 정복 치마를 입고서 얼마나 불편했겠어요. 규정 위반이기도 하다구요*.
* 경찰복제에 관한 규칙 제14조 제1항 제2호 및 별표2
포순이의 귀도 말이에요. 포돌이랑 달랐죠. 포순이와 포돌이의 신체적 특징에는 각각 의미가 있거든요. 큰 눈으로 전국을 살피고, 큰 머리를 써서 선진경찰이 되고, 두 팔 벌려 불의와 불법에 맞서고...
그런데 큰 귀로는 국민의 목소리를 빠짐없이 들으라고 해 놓고, 포돌이한테만 있단 말이에요. (포순아, 머리카락 좀 걷어봐.)
이제 포순이가 바지 입고 귀를 내놓은 걸 보니 정말 반갑네요. 잘됐어요. 정말 있을법한 여자 경찰관의 모습이에요. 긴 머리를 도무지 못 견디는 단발병에 걸린 저, 근무복 셔츠에 바지를 입는 저랑 닮았어요. 짧은 속눈썹은, 일단 서둘러 출근한 오늘의 제 모습이랑 겹치긴 하지만...
그러고 보니 어쩐지 포순이 배가 이전보다 통통해진 듯한데... 혹시나 변신한 포순이의 모델이 실존 인물이었던 건 아니겠지... 는 바로... 요즘 부쩍 살찐 나...?
포순이한테 바지를 입게 한 일로 경찰청이 젠더 갈등에 기름을 끼얹었다던 분이 있거든요. 저는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포순이가 여자 경찰관의 복제와 관련한 규정을 준수해 바지를 입었다고 해서, 걱정하시는대로 '치마 입은 여성들 모두 여성차별주의자로 낙인찍히는 세상'이 과연 올까요? 궤변입니다." 애당초 근무복에는 왜 치마가 필요없는지, 왜 규정되어 있지 않은지 생각해보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