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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영 Jan 30. 2024

29. 초보상담자로 첫 발을 내딛다

청소년상담 청소년비행 성찰일지8

 “사람은 용서받지 못할 것을 용서받았을 때 근본적 변화가 일어난다.”(틸리히) 어느덧 정신분석 상담이론, 행동주의 상담이론, 인지주의 상담이론, 인간중심 상담이론 을 넘어 드디어 사례연구의 시간이 쓱 다가왔다. 비록 실제 사례는 아니었지만 나름 진 지하게 받아들이며 두 그룹으로 나뉘어 30분간 줌 소회의실에서 열띤 나눔을 가졌다. 경 청과 공감, 무조건적 수용의 자세 등 배운대로 조금이나마 사례자에게 스며드는 것 같았 다. 출생부터 환영받지 못한 대안학교 고2 남학생 내담자는 학교폭력, 금품갈취, 흡연, 본 드 등의 문제로 상담을 의뢰한 케이스다. 막노동하는 폭력적 아버지, 교회집사지만 이혼 의지를 가진 회피성향의 어머니,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이지만 학교생활을 잘하는 중3 여 동생이 가족이다. 관심과 격려와 지지를 받았더라면 내담자도 얼마든지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점심조차 먹기 어려운 경우도 더러 있었다 고 한다. “내가 상담자라면 어떻게 할까?” 순간적으로 여태껏 배운 이론들이 어지럽게 내 머 릿속에서 엉키고 있었다. 환경이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끼친다는 행동주의적 입장, 아니 다. 어렸을때가 중요하다는 정신분석적 입장, 생각하기에 달렸다는 인지치료적 입장, 자 기실현경향성을 가진 인간을 중시하는 인간중심주의적 입장이 서로 자기 이론을 쓰라고  보이지않는 아우성을 치는 것만 같았다. 첫쨰, 상담현장에서는 항상 현실적인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현재 사례의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할 문제는 학교폭력이다. 총체적으로 청소년상담의 문제는 가 족의 문제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둘째, 상담자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최우선이다. 죄가 아니라 죄의 영향성을 피 해자를 보는 회복적 관점으로 바라보라. 왜냐하면 처벌을 해도 계속 반복되는 응보적 관 점의 한계를 자주 보기 때문이다. 비행청소년의 내면의 욕구는 ‘소외감’이다. 공격적  방식을 쓰는 비행청소년의 심리적 기제는 무엇인가? 인간중심적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셋째, 원인과 관점에 따라 상담 개입전략을 쓰라. 여러 가지 이론을 다양하게 통합하 여 상담한다. 상담적 접근이 다양할 수 밖에 없다. 상담자가 이해해서 적절하게 쓰는 기 법이 ‘통합적 기법’이다. 생사학 전공자로서 심리학, 철학, 종교학 등의 ‘융합적 관 점’으로 접근한다면 다양한 시각이 열릴 것이다. 시도해보라. 청소년비행을 통합적으로  바라본 Weiner는 사회적, 성격적, 신경증적, 정신병적 기질적 비행으로 분류하여 접근한 다. 생물학적특성, 심리적 특성으로 인한 비행은 통찰이 어렵다. 규칙을 지키면 내담자에 게 어떤 보상이 생기는 지를 이해하는 것이 좀 더 접근하는 방법이다. 넷째, 시급한 주제를 먼저 상담목표로 다루어야 한다. 합의된 상담목표를 내담자의 동 의와 함께 끝없이 상담목표를 정하라, 임상적목표는 내담자와 회기마다 다루고 싶은 주 제를 꺼내고 다루면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쉽다. 내담자의 참여가 상담의 효과가  나타난다. 상담목표, 상담진행과정, 굳건한 신뢰관계가 필요하다. 목표가 합의되지 않을  때 상담자는 임상적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상담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전환해서 상담이 적용되는 것이다. 다섯쨰, 내담자의 사례를 볼 때 ‘거꾸로 보기’를 할 필요가 있다. 상담자가 내담자 를 인간적으로 대하기 시작할 때, 내담자의 단점을 장점으로 볼 수 있다면, 부정성을 긍 정성으로 볼 수 있다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할 것이다. 내담자의 형평성도 다르게 보면 자기방어일 수 있다. 규칙에 어긋났다는 면에서 문제 로 본다. 내담자의 가정상황을 보면 살기위해서 금품갈취하고 부조리한 세상에 살기위해  본드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하라. 상담자로서 나는 아직 한참 멀었다. 하지만 짧은 순간 사례자에게 ‘동일시’가 일어 남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살짝 흥분되고 설레였다. 사람은 ‘변화가능한’‘대체불가한  유일무이한’ 존재다. 특히 비행청소년의 드라마틱한 변화를 원한다면 ‘용서할만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용서해주어야할 ’존재이다. 그것이 청소년 상담의 시작이 아닐까 싶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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