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가장 어려워
글쓰기는 뭔가요? 어떻게 하는거죠? 초등학생 때부터 글짓기, 독후감은 말할 것도 없고 고등학생 때 '독서' '국어' 과목은 너무 힘들었다. 국어가 싫어서, 차라리 수학과학이 더 좋아서 이과에 갔다면 말 다했지. 그런데 난 왜 브런치프로젝트를 도전하게 되었을까?
초등학교 1학년인 큰 아이는 어린아이답게 하고 싶은 것이 참 많은 아이이다. 많은 것을 하고 싶어 하지만 나중에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물으면 단연 첫 번째로 나오는 대답은 '작가'이다.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 줄 때는 항상 제목을 읽어주고 글작가, 그림작가도 알려주라고 들었다. 그래서 항상 책을 읽어주며 실천했고, 아이에게 "나중에 Rachel의 책이 나오면 어떨까? 여기에 글/그림 Rachel 하고 딱 적혀있는 책이 세상에 생기는 거지. 그리고 Rachel이 아이를 낳게 된다면 읽어주는 거야."라고 종종 이야기해 주었다.(Rachel은 이제 막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아이가 고른 본인의 영어이름이다.) 그러니 언젠가부터 아이는 '작가'가 되겠다고 한다. 한 술 더 떠 동생에게는 그림작가를 하라고 하고 자기는 글작가를 하겠단다.
나는 이제 때가 묻을 대로 묻은, 세상 풍파에 너무 찌든 어른이라,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가 매우 부끄러운 엄마라 그런가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쓰고 그리는 큰 아이를 보고 있자면 한없이 신기하고 나를 안 닮아서 좋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초등 그런 거' 전문가 이은경선생님을 인스타에서 보고 많은 관심이 생겼다. 아이 초등입학을 앞둔 엄마들의 (내맘대로)필독서 '공부머리 독서법'을 시작으로 은경샘의 '초등 매일 독서의 힘'도 읽고 독서에 빠져드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 그런데 정작 읽지 않는 엄마가 옆에 있다. 스마트폰 보지 말고 책을 읽자는 다짐은 근무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잠시만 쉬었다가' 라며 침대에 눕는다. 거기에는 계속 인스타그램 릴스나 유튜브 쇼츠에 한없이 빠져드는 아줌마만 남았다. 이러면 안 되지! 내가 정신을 차려야지! 한심한 엄마로 보이고 싶지 않다. 아무것도 안 하면서 아이에게만 하라고 닦달하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다. 아이와 함께 읽고 쓰는 엄마로 살아가고 싶었다.
내 소개, 쓰고 싶은 글의 내용과 목차, 앞으로의 계획, 퇴고연습 등등 매주 강의를 듣고 글을 써보면서 내가 이렇게 글쓰기 재주가 없나 매주 좌절 중이다. 집에서 쓰레기 만드는 재주는 대단한데 초고 쓰레기 하나 만들기는 왜 이렇게 어려운지. 찰지게 쓰는 동기 작가들의 글을 볼 때마다 손가락은 구부러 들고 마음이 움츠러든다. 나 이거 계속해도 되는 거야? 누가 내 글을 읽기나 할까? 너무 재미없어.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깜빡이는 커서를 보며 글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럴 때는 은경선생님처럼!
아무리 재주를 타고난 사람이라도 글 쓰는 법은 하루 아침에 익힐 수 없다
-장 자크 루소(프랑스 사상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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