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64
‘비록 죽음을 피하지 못하여도’
죽음은 마치 저녁 어둠이
빠진 곳 없이 모든 곳에 스며들듯
안개가 공간을 채우듯 다가온다
생명은 태어나면서부터
동시에 그 숙명을 타고난다
한 손에는 새생명의 기쁨을
한 손에는 죽음의 예약을 쥐고
아무도 예외일수 없는 그 죽음앞에
하루 하루 안개를 무릅쓰고
일상이라는 등불을 들고 나간다
희망 최선 순종이라는 빛을 밝히며
비록 죽음을 피하지 못하여도
죽음도 가릴 수 없고 막지 못하는
사랑과 열정과 기쁨이라는
찬란한 빛을 내면서
순간이 영원을 넘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떠오른다
순간이 없이 영원이 있을까?
죽음보다 더 아름다운 삶이 없다면
신도 세상도 생명도 죽음도
모두 의미가 없을거다
사진일기64 - 비록 죽음을 피하지 못하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