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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oe Dec 27. 2023

나의 비건 이야기

나의 #비건 또는 #연애 이야기.


내 하나밖에 없는 동생, 내 소중한 가족 뭉치. 태어난지 두 달 정도 되었을 때 우리 가족에게 온 뭉치는 22년이라는 긴 시간, 그녀의 견생을 우리와 함께하고 2022년 우리 곁을 떠났다. 뭉치가 우리 곁을 떠난 후 뭉치를 그리워하며 그 마음을 동물에 대한 마음으로 키워갔고, 그런 마음으로 강아지 임시보호와 베지테리언을 시도했었다. 10회가 넘는 임시보호를 성실히 해가며 데리고 있던 모든 강아지를 입양시켰지만, 베지테리언은 불과 6개월만에 끝이났다.


베지테리언을 실행하던 당시에 나는 주방이 작아 외식을 많이 하기로 유명한 홍콩에서 홀로 지내며 전혀 요리를 하지 않았고, 영양에 대한 별다른 지식이 없이 외식으로 탄수화물에 의존하며 생활했다. 베지테리언을 실천하는 6개월 동안 항상 배가 고팠고, 동물성 식품을 볼 때마다 먹고 싶은 욕구를 참아야 했으며, 결과적으로는 살이 찌고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 베지테리언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베지테리언을 포기하며 약간의 죄책감은 느꼈지만 빠르게 다시 일반 식이로 넘어왔고, 죄책감도 빠르게 사라졌다. 


그러던 중, 현재의 남자친구를 알게 되었다. 처음 만나던 때, 자기 자신을 윤리적 비건 (Ethical vegan)이라고 소개하던 그 사람의 말을 100% 이해하지 못했다. 비건 레스토랑에서 첫 데이트를 하던 날, 비건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았고 이번에는 베지테리언이 아닌 완전 비건에 도전하고 싶었다. 이 사람과 관계 없이 다시 한 번 내 신념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이 사람을 처음 만났던 그 날 이후로 혼자 있을 때에도 동물성 식품을 피하며 내 스스로를 시험해보게 되었고, 이 사람과 함께 비건 레스토랑에 가면서 비건식에 익숙해져가고 있었다. 하지만 내 스스로를 비건이라고 칭할만큼의 자신감이 없었다. 


얼마 전, 동물들이 도축되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항상 동물을 좋아한다고 말해왔지만 도축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다. 그 날 이후로 도축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참을 수 없었고, 단순히 식품 뿐만이 아닌 내가 소비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내 스스로를 비건이라고 말하고 싶다. 체중 증가에 대한 두려움, 비건 요리에 대한 막막함 등 아직 불확실한 것들이 많지만 오늘부로 내 인생을 비건으로 살아가려고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 영상들을 보고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먹는 동물성 식품 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았으면 한다.


* 돼지 도축장: https://www.youtube.com/watch?v=q-PV8xV-lZ8


* 칠면조 도축장: https://www.youtube.com/watch?v=RaJcbHCR2C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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