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지 못하는 남자, 떠나가지 못하는 여자
'연애 읽어주는 여자'는 매주 월요일에 연재되는 연애 상담 블로그로, 전 세계 다양한 국가에서 온 친구들의 실제 연애를 바탕으로한 고민상담 공간입니다. 비록 우리에게는 생소한 문화적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다양한 연애문화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Q. 뉴욕에 거주하는 직장인 여성 J 입니다. 남자, 여자 각각 1명의 룸메이트와 함께 지내던 중 남자 룸메이트와 눈이 맞아버렸습니다. 한 곳에서 지내며 둘 만의 시간을 가지기도 하고 제 남자 룸메이트(이하 M) 역시 저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M이 한 달 정도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M이 여행지에서 데이팅 앱을 통해 현지를 여행하던 다른 여자를 만나게 되었다고 했고 그렇게 저희 사이는 정리가 되가는 듯 했습니다. 저는 M을 잊을 수 없었지만 희망이 없는 이 관계를 끊어내려고 노력하고 지냈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로부터 약 일주일, M에게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M은 제가 그립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M이 돌아오자마자 저희는 다시 불 같은 연애를 시작했고, 점점 M에 대한 마음을 키워갔습니다. M과 함께 퇴근 후 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던 날이었습니다. M보다 먼저 퇴근한 저는 집에서 M을 기다리며 평소와 같이 끊임없이 연락을 주고 받고 있었습니다. 함께 장을 보러 가자는 얘기를 하는 등 저와 M의 계획에는 문제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M이 갑자기 집에 여행지에서 만난 그 여자를 데리고 오겠다고 제게 말했습니다. 우연히도 그 여자 역시 뉴욕에 살고 있었고, 끝난 줄 알았던 M과 그 여자의 사이는 아직 진행 중이었습니다. M은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저 역시 M과 제 관계가 끝났다는 걸 알지만,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듭니다. 이 관계, 어떻게 끊어야 할까요?
A. 끝났다고 생각하면 다시 돌아오는 헤어지지 못하는 남자, 그리고 그런 남자와 마주치기 싫지만 이 집을 떠나갈 수 없는 여자 - 시작하지 않았다면 가장 좋았겠지만, 이미 시작된 이 연애를 보며 든 가장 첫 번째 생각은 '지금 당장 살 곳을 찾아 나가라'입니다. M과의 물리적인 분리 없이는 당신의 정신건강도, 다음연애도 불가합니다. 전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높은, 그리고 월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뉴욕에서 당장 살 곳을 찾아 나가는 게 쉽지만은 않다는 건 저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당장 새 집을 찾아 나갈 수 없다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잠깐 신세를 지며 지내다가 독립을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가족들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이 또한 고려하는 걸 추천합니다.
M이 J님을 생각해서 앞으로는 여자를 집에 데리고 오지 않을까요? J와의 관계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여자를 데리고 온다면,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M과의 관계에 대한 미련과 희망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계속 연애상대를 집에 데려오는 M을 보고만 있으라고 하면 고문이겠죠. 새 렌트를 구하는 게 현실적으로는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당신의 정신건강은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보다 훨씬 소중합니다. 또한, 기억하세요. 헤어지지 못하는 이 남자, 당신에게도 언젠가는 다시 돌아올 겁니다. 부디 '떠나가지 못하는 여자'가 되지 말고 훌훌 떠나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