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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뗄라 Jun 28. 2020

#28 공연의 영상화에 대한 이모저모

#28 풀리지 않은 숙제, 기술과 공연

결국 퇴사한 무용과 출신 마케터, 이제는 자치구에서 문화예술교육을 담당하는 막내 사원, 그리고 내 마음대로 끄적이는 문화예술과 무용


몇 주전인가?

즐겁게 점심을 먹고 난 후에, 커피 한 잔씩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때였다.

때마침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언택트 시대의 예술과 기술> 참가자 모집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한 번 해볼까?'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결론은 실제 업무에 치여 접수도 못했다는 후문이,,)

그 중 공연의 영상화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 기록을 위해 끄적여 본다.


해당 글에 등장하는 인물은 H와 L 그리고 Y가 등장한다.

H는 관광을 전공하여 문화예술계에 몸을 담고 있다. 대학원까지 나올 정도로 열정적으로 공부한 인물로 파악된다.

L은 나다.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Y는 미술, 디자인을 전공하여 강사로도 활동하다 흘러 흘러 이렇게 행정을 하게 되었다.

아래의 글은 당시를 더듬더듬한 것으로 누가 정확히 이 말을 했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개개인의 의견은 얼추 맞을 것이다.


L : 요새 저는 공연의 영상화가 이대로 지속되고 좋은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것으로 판단되요.


Y : 아무래도 그러지 않을까 싶어요. 점차 영상을 공연이라 착각하고 대체하는 관객이 많아질 테니까요.


L : 사실 공연을 영상화한다는 것은 문제도 많이 내포하고 있잖아요. 예를 들어 저작권이라던지.


H : 음, 그쵸. 저작권은 근데 법쪽이라 어렵네요.


L : 맞아요. 다만 제일 큰 궁금증? 걱정은 공연을 영상으로 담아냈을 때, 공연이 가진 특수성을 잘 보여주지 않는다는 거죠. 일회성인 공연이 가진 특징이 있잖아요. 


Y : 음.. 전 조금 달라요. 다르다는 게 의견이 다르다는 게 아니라, 공연의 영상화는 그저 영상인 것이지요. 그게 공연은 아니라는 것이에요.


L : 기록으로서의 영상? 저도 기록의 의미로, 영상은 이해해요.


Y : 아니요, 그보다 이렇게 코로나19로 공연 영상을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한다던지, 예전 영상을 올려 공연이라고 하는 것이 좀 오류가 있다는 것이에요. 그건 장르가 영상이지, 공연이 아니라는 거죠.


H & L : 아, 그렇네요. 충분히 그렇게 설명할 수 있겠어요.


L : 새로운 장르가 아니라 그저 영상이라는 것이지요?


Y : 그렇죠. 단편적으로 촬영하고 송출하는 영상이 또 하나의 예술 장르가 된다던지, 공연이 될 수는 없죠.


L : 그렇게 보면 또 그런 것 같아요. 코로나19가 지속된다면 돌파구를 찾아야 할텐데,, 제 생각에는 영상(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있지만, 공연장의 안전성을 확보해서 어쨋든 공연의 특수성과 현장성을 그대로 살리는 것이 좋겠어요.


H : 얼마 전에 한 연극배우랑 이야기 했는데, 연극의 언어와 영상으로 담긴 연극의 언어가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는 같은 것으로 보지만, 알고 보면 그 안에서도 다른거죠. 관객이던, 실연하는 배우든. 그리고 덧붙여서 예술가들이 최종적으로 표현할 매체의 특수한 언어를 배우고 연구해야 할 시대가 온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L : 휴, 그러게요. 한 편으로는 예술가들의 부담이 더 가중되었다고 생각이 드네요.


Y : 엄밀히 보면 그렇죠. 그 특수한 언어를 누가 연구하고 지원하고 이끌어가냐가 관건인데..


H : 앞으로 예술도 참 많이 바뀌겠어요.


L : 그래도 저는 너무 기술적이지만 않을 뿐이에요. 기술과 예술은 같이 가지만, 또 때로는 따로 가줄 때 더 시너지가 나는 듯해요.


Y & H : 그렇죠.


우리의 대화는 이렇게 끝이 났다.

결론이 없이 숙제만 남겨졌지만, 한 번쯤 나의 글을 읽는 사람들도 함께 고민해보았으면 하는 지점들이 몇 군데 보였다. 앞으로 문화예술계가 어떻게 변화될 지, 참 무섭고도 기대된다.


- 2020년 7월을 앞둔 어느 날

* 필자의 개인적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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